왠만한 무협소설에는 구파 일방이라던지, 기연들, 미녀들, 천하 제일의 무공들, 천하에서 내노라하는 사람들과의 인연 등등의 요소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것은 말그대로 요소일 뿐, 그 글 자체가 아닙니다. 그 요소들을 어떻게 썼느냐에 따라서 다른 글이 되는 것입니다. 아예 요소마저 다르게 쓴다면 그것을 무협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무협에는 당연히 나와야 하는 요소인 것입니다.
요리에 빗대어 생각해보면, 세상에는 수많은 요리들이 있는데, 그 중에는 같은 재료를 사용하는 요리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같은 재료를 사용했다고 같은 요리입니까? 소고기와 야채가 들어갔다고 다 같은 맛이던가요? 스테이크와 소고기 무국에서 소고기의 맛이 서로 그렇고 그렇던가요? 빵과 라면의 면발은 같은 밀가루를 사용했는데 그 맛도 서로 같던가요? 아닙니다. 요리방법에 따라서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다른 맛이 납니다.
소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요소를 쓰더라도 어떻게 소설속에 부여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내용과 재미가 달라집니다. 요리에서 요리사가 소설에선 작가인 것이지요.
또 하나 빗대어 보자면,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너와 저사람은 똑같이 눈코입이 있고 팔 다리가 있으므로 너와 저사람은 같은 녀석이다"라고 주장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소설들이 다 그렇고 그렇다는 말이 바로 위의 말과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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