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장영훈
작품명 : 절대군림
출판사 : 청어람
절대군림 13권에서 구파일방의 장문인들은 음모를 꾸미고 자신을 죽이려한 천아진의 손을 잡고 주인공인 적이건의 외가인 마교와 적이건의 가족을 모두 죽이려 합니다. 하지만 적이건은 구파일방을 이해하고 용서하지요.
보통 무협소설에서 정파의 태두인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가 음모를 꾸미고 사악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80년대 주류인 구무협에선 보통 아무리 사악하더라도 구파일방, 오대세가는 주인공의 복수로 멸문당하지 않고 용서받는 경우가 보통이죠. 현재 무협소설도 대부분 구파일방,오대세가에 의해 주인공이 엄청난 괴로움을 당해도 주인공이 구파일방, 오대세가를 복수로 멸문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걸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명성이 있으면 용서받는다는 겁니다.
녹림의 산채나 흑도의 방파, 사파, 마도는 완전히 멸문시키거나 박살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왜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는 아무리 잘못해도 몇명 죽이거나 중상을 입히고는 복수를 끝내고 용서받을 수 있을까? 권왕이라는 소설에서는 구파일방의 작태가 인륜을 저버린 악마같은 행태인데도 용서받습니다.
그건 작가분들이 주인공을 살인마로 만들지 않으려는 생각도 있겠지만 명문정파로 이름이 있으면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현실에서 정치인들이 아무리 잘못해도 변명 몇마디만 지껄이면 용서받는 것처럼 명성이 있으면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솔직히 구파일방의 작태를 보면 사패와 다를바 하나 없습니다. 하지만 사패는 박살내서 흡수하고 오히려 자신의 가족을 죽이려한 구파일방은 적이건에게 용서받지요. 이 차이는 무엇입니까? 구파일방이 천아진에게 협박받아서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은 변명이 안돼죠. 어차피 토사구팽이 될것을 알면서도 당장 위기를 모면하려는 얄팍한 생각으로 마교를 공격하는데 솔직히 적이건이 박살낸 사패보다 어떤 나은 점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무협소설에서 이런 것을 볼때마다 명성만 있으면 무조건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속성이 씁쓸합니다. 그래서 무협소설에서 나오는 무림인들이 명성에 목을매는 걸까요?
Commen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