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금호(탱알)
작품명 : 페이크 히어로
출판사 : 뿔
보통 머리속에 번개가 친다는 말을 합니다. 뭔가 충격적인 일을 받았거나 감동을 받았을때 획기적인 생각이 떠올랐을 때 쓰는 말인데 지금 제가 그 상태입니다. 페이크 히어로 지금 다 읽은 건 아니고 1권만 읽었습니다. 그런데도 감상을 쓰고 싶어서 손이 근질거려서 지금 자판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페이크 히어로란 작명은 좀 그렇지만 책을 펼치면 손에서 책을 놓기가 힘들겁니다. 침을 꼴딱꼴딱 삼키고 몰입해서 책을 봤습니다. 올해 들어서 가장 큰 충격을 준 책을 꼽으라면 이 책을 꼽고 싶습니다.
전작인 프린스메이커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망설임없이 이 책을 집었습니다. 역시 작가는 여러 말 하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글로 말하는 것이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이제 그만 뜸을 들이고 줄거리를 조금 풀어놔야 하는데 이번 감상은 줄거리를 말하기가 좀 그렇습니다. 줄거리가 영 궁금하시면 출판사란의 광고를 보시길 권하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정말 정밀시계의 톱니바퀴 같이 아귀가 꽉꽉들여차 있습니다.
제가 크게 기쁜 나머지 이야기를 조금 설명한다는 것이 풀어놓다가 그 재미를 떨어뜨릴지도 몰라서 줄거리를 올리기가 겁이 납니다. 2권까지 다 읽은 것도 아닌데 1권만 다 읽었는데도 이렇게 큰 충격을 줄지는 몰랐습니다.
작가가 이야기를 짜내는데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 보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작가라면 아마 이 작가의 담배 재털이에는 담배 꽁초가 수북히 쌓여 있을 듯 합니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계속 고치고 수정한 듯한 느낌이 정말 많이 듭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탄탄한 이야기를 짜내기는 힘들었을 테니 말입니다. 전형적인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제목이지만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이야기로 독자를 인도합니다.
1권을 다 읽고 전민희님의 세월의 돌이 생각이 났습니다. 세월의 돌을 전 처음에 거들떠 보니 않았습니다. 초반부가 이상하단 느낌이 들어서 한 몇 장 읽어 보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러다가 할일이 없는데 룸메이트가 세월의 돌을 빌려온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나 때울까 하고 보았는데 그 몰입감이란...
그런 몰입감을 이번에 받았습니다. 자립성있고 영리하며 지조 있는 주인공과 이야기를 블록 쌓아 올리듯 차곡 차곡 쌓아논 구성. 그리고 뒤를 이어 오는 반전은 머리에 번개를 치게 합니다.
폐휴지꺼리도 되지 않는 책을 읽으면 머리속에 안개가 낀 듯 합니다. 정보가 아닌 쓰레기로 뇌를 채운 듯 불쾌하죠. 이 책은 번개가 치는듯 합니다. 후반의 반전에서 그리고 여태까지 쌓아 놓은 떡밥에서 인물의 실제적인 모습을 보았을 때 등 전율을 일으키는 요소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기세를 이어간다면 그리고 완결까지 이 기세를 이어 간다면 이영도나 전민희 같은 작가가 될 수 있다고도 봅니다. 구성이나 인물의 개성,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재미! 모든 게 충족되니 말입니다.
제목에서 이상해서 그리고 작가의 이름이 생소해서 보기를 꺼려 했다면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장르소설을 꾸준히 읽어온 독자라면 앞으로 즐거우면서도 괴로울듯 합니다. 즐거움은 이 금호란 작가를 알게되었고 책을 읽는 동안 즐겁기 때문이고 괴로움은 이 작가의 다음 권이 언제 나오느냐하고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과한 칭찬을 하였지만 자신의 취향에 안 맞을 지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 포탈을 엽니다.
Commen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