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조돈형
작품명 : 궁귀검신
출판사 : 청어람
간단하게 감상란을 적어 봅니다.
(읽어보시고 이런 흙속의 진주는 다른 분들도 읽어야 한다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공감 댓글 좀 부탁드려요.)
1. 악당이 악당같지 않고 멋들어 집니다.
2. 먼치킨 이지만 시련이 있고 비극이 있습니다.
3. 궁이란 소재와 절대삼검 극적인 장면을 잘 쓰셨습니다.
4. 감정이입이 잘 되고 중간에 끊고 딴 일 하려하면 아른거립니다.
오랫만에 예전의 무협 뭐가 볼만한게 있을까 하다가 궁귀검신을 다시 잡았습니다. 처음 책을 잡았을 때만해도 그냥 주인공이 동방사람이고 궁으로 약올리며 절대삼검으로 까부시는 먼치킨적인 후련함을 다시 떠 올려 보려고 생각했었는데.
읽다 보니
이거 참 잘 써진 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공전의 히트를 친 작품도 아니고 (인기있긴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책은 아니지만 참 잘 썼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1. 악당(패천궁)이 악당 같지 않다.
일반적으로 가볍게 쓰여진 책들을 보면 다구리는 기본이고 사파나 마교, 세외 무림인 들은 작가가 주인공을 통해 죽여야 할 놈들이기 때문에 온갖 사악한 짓은 다 하고 다니고 마공이 판을 치는데
이 책의 악당(패천궁)? 정파의 맞수 쪽의 인물들을 보면 "영웅의 기상"이 느껴집니다.
간단하게 말 하면
대규모 전투 씬에서 전쟁의 승리가 아닌 수장과 수장급 부수장과 부수장급의 일기토 같은 전투가 이뤄집니다.
"내가 남궁세가의 누구니라 누가 날 상대하겠는가" 하면
"패천궁의 어느어느 당주 아무개라고 하오 내 당신의 검을 받아 ~~~" 이런거 있지 않습니가^^
사나이 간의 생사를 건 싸움이 자존심이 있고 멋이 있고 패기가 있습니다.
또한 남궁세가를 패퇴시키고 신솔들만 남은 과정에서 패천궁의 무사들의 수장은 그냥 떠나자하고 군사급의 두뇌는 그냥 놔두면 안 된다하고
"그럼 치졸하게 저항하지 않는 자들을 죽이잔 건가?" 하니
"인명은 두되 상징인 건물은 부셔야 한다"고하고
발악하는 한 낭굼식솔을 보며 "다수의 생명을 위해 물러나라"고 하고 그 식솔은 절규합니다.
많은 소설들에서 주인공이나 지배자들이 "나는 정복이나 지배가 아닌 무림의 최강자로서 군림하고자 한다." 하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이 책에 나오는 패천궁의 영웅들은 정말 하나 하나가 정파의 인물들 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멋들어 집니다.
2. 먼치긴적이지만 해피하지만은 않습니다.
주인공이 참 강합니다. 혼자서 100~200명 정도는 찝쪄먹죠. 궁이라는 특성상 원거리 장기전으로 1인으로 상대할 수 없는 다수의 독객, 패천궁 특수부대 들을 혼자 찜쪄먹습니다. 일인의 절대자는 절대삼검이란 걸로 찜쪄먹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인공도 소속이 없는 동방인이기에 세력이 없고 왕따 같은 존재로 돌아 다닙니다. 오해 속에 갖은 고문도 당하고 단짝을 잃어버리기도 하지요.
희극과 비극을 섞어 놓으면서 글을 진행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것인데. 이 글 속에선 (제 주관적인 판단으로 봤을 때) 적절하게 비극들이 잘 들어가 있습니다.
주인공의 단짝의 죽음이라던지 친구들이 불구가 되기도 하고 가슴이 찟어지는 기분으로 싸워야 할 때도 있고 물러나야 할 때도 있습니다. 잼있어요 ^^
3. 궁이란 소재와 절대삼검
이건 짧게 말 할 께요. 일단 주인공이 무적은 아닙니다. 궁이란 독특한 소재를 걸어 놓아서 여러 사람 돕고 숨어서 활약하거나 주인공만이 가능한 말도 안 되는 멋들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맨날 활질만 하면 식상해 질 것을 고려해 절대삼검이라는 가히 사기적인 검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서 위기의 극복이나 절대강자의 모습을 보여줘서 주인공이 활만 몰래 쏘는 찌질이가 아닌 일반적인 무협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의 활약 또한 보여 줍니다.
4. 감정이입이 잘 되고 아른거립니다.
이건 제가 글 제주가 짧아서 뭐라 말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 역시 결론이야. 신부 구하러가다 여기 저기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무림과 꼬여서 무림인이 되고 친구 따라 강남간다고 친구들이나 인연 때메 이넘 저넘 쳐죽이다 보니 결국 영웅되고 신부 구해서 고향으로 돌아간다.
어찌 보면 결론도 내용도 뻔한 그냥 무협입니다.
만약 정파의 친구와 무당신선이니 검선이니 의형제 맺고 사파를 쳐 죽이고 쳐 죽이고 쳐 죽이고 / 또는 소중한 사람을 사파가 죽이거나 가문의 원수라 해서 극단적으로 정파 쪽으로 묶어 버렸다면 식상한 정사대치 구도속의 영웅담이 되고 말았겠지만... 그러나
읽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주인공을 정파나 패천궁 쪽으로 확실하게 소속감을 만들어 버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파 쪽에 왠수가 하나 생깁니다.
그로 인해 생사대적이 없으므로 그 상황 상황에 따라 주인공의 결정이 어느 쪽으로 (싸울것인가, 누구편이 될까, 죽일것인가) 나느냐가 계속 궁금해집니다.
(주인공이 좀 바보 같고 우유부단해 보이기는 함 / 근데 그래야 이 글의 정파 VS 패천궁 그리고 그 사이에 낀 주인공이란 3자 구도가 완성될 수 있기에 불가피한 것이라 봅니다)
또한 위에 말씀드린 비극적인 요소들과 패천궁의 여인과의 로맨스로 인해서 마치 영웅문의 주지약과 조민 (그 정도 수준도 입장도 아니지만) 사이에서 장무기가 헤메는 것 처럼 애매한 상황이 업치락 뒤치락합니다.
독자가 몰입을 하게 됩니다.
"아 멈청아 글루 가지마"
"야 싸워야지 왜 속아 이런젠장"
"그냥 결혼이고 뭐고 가라"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단점이라면...........
1. 글이 살짝 구무협에 가깝다 보니 설명이 좀 많고 무겁습니다.
2. 주인공이 등신 같이 보일 수 있습니다. (순딩이 난 싸우기 싫어요)
3. 글쎄요 뭔가가 또 있겠죠.
재미없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보기에는 제가 못 느낀 따른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요.
어쨋든
저 역시 궁귀검신 보다 훨신 더 잼있게 보고 여러번 보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책들이 많이 있지만 주인공이 상대하는 대응마 쪽의 인물들이 이 처럼 멋들어 지게 쓴 글은 기억속에 몇 없습니다.
혹시라도
멍청한 악당들에 질리신 분이 있으시다면
인성이 말살된 강시같은 악당들에 질리신 분이시라면
주인공의 고난과 눈물이 보고 싶으신 분이시라면
동방의 우월감을 책으로 대리 만족을 느끼고 싶으신 분이시라면
내용이 어찌 될지 생각할 수 있는 글을 보길 원하시는 분이시라면
이 글을 읽고 그래 저런 글이라면 식상하지 않겠군 하고 생각하시는 분이시라면
한번 읽어 보시길 추천하는 마음으로 감상글을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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