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님의 글을 읽기는 처음이었습니다.
(특별히 그 분의 글을 싫어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한참만에야 다시 무협에 손을 대서...)
첫 느낌은 우선 상당한 필력이 있으시다는 것과 실전 무예를 중시하신다는 것 그리고 듣던데로 인명, 지명, 소재 등에 고증을 통해 사실성을 중시하신다는 것 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이 글을 가볍게 대할 수 만은 없게 만들었습니다.
무협에서 가장 적게 다루어진 문파, 제가 알기로는 적어도 주연급으로 등장한 적이 한번도 없는 문파인 해남파를 주소재로 다루고 있으며, 소설의 전권이 해남도에서 일어나는 일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앙? 그러면 무슨 재미로 읽냐고요?
그런데 설봉님은 이 좁은 무대 가운데에도 상당히 흡입력있고 복잡하기도 한 스토리를 펼쳐내고 있습니다. 관부와 한인 해남파와 해남도 원주민인 여족 사이의 대립, 해남파 하의 12(?)家 사이의 권력 대립과 무공 승부, 중앙 관부에 대한 반란 세력과 해남도와의 연계, 해남장문 배출家 내부의 권력다툼, 여족의 피를 반을 이어받은 해남문파의 주인공과 그의 한인 가족과의 애증 그리고 그의 여족 친구들....
비록 넓은 중원에서 다양한 세력들의 대립 속에서 성장하는 주인공을 만나볼 수는 없지만, 코믹과는 거리가 멀더라도, 해남도라는 국지에서 이루어지는 위와 같은 스토리만으로도 설봉님은 흡입력 있는 작품을 완성해내고 있습니다. 3권까지의 긴장감과 흥미가 4권에서 약해지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습니다.
얼마전에 읽었던 장경 님의 '천산검로'와 느낌이 비슷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남해삼십육권' 이 더 나았다고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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