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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가끔씩은 생각합니다.

작성자
Personacon 데이토스
작성
10.06.29 11:15
조회
696

어느 날 제게, 한 꼬마가 다가와서 '형, 이 세상에서 가장 쎈 건 뭐야. 괴물이지?' 라고 묻는 다면, 전 주저도 없이 말할 겁니다.

  "틀렸어. 이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생명체는 인간이야."

  어릴 때 텔레비전을 보며 궁금한 것은 많았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을 말하자면 다음과 같지요. 텔레비전을 보던 저는 갑자기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 시선을 텔레비전으로 돌리며 해당 장면을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옆에서 같이 보고 있는 어머니께 말을 했습니다.

  "엄마. 저거 뭐하는 거야?"

  "글쎄다. 소를 장례식하는 거래. 돈이 아깝다."

  "장례식이 뭐야?"

  "사람이 죽으면 하늘나라로 편히 가게 해주는 거야."

  "그렇구나. 근데 왜 돈이 아까워?"

  "동물이잖아. 소가 사람도 아닌데. 저렇게까지 해줘야하나 생각이 들어서. 이 세상에는 저런 동물이 아니더라도 아픈 사람은 많거든."

  나는 의문이 들었지요. 꼬꼬마였던 저에게는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동물보다 아픈 사람은 많았다는 것도 이해가 안되었지만, 동물이잖아 라는 단어가 유난히 의아했지요.

  어머니의 말씀을 들어보면, 그 투는 사람을 동물이라는 선상에서 제외해놓고 생각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의아함이 꽤나 길었기 때문이었을까.

  다른 질문은 다시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생각에 잠겼지요.

  생각해보면 인간은 동물이라는 큰 범주에서 생각하면 맞는 말입니다. 다만, 다른 동물과 차이가 있다면 자신을 생각을 표현할 수 있고 인간의 신체구조상 근육의 힘은 호랑이 같은 고양이류(맹수지만 고양이과에 속합니다.)나, 사자. 곰 같은 동물과 비교하면 현저히 쳐지고 육제적으로 따지면 저 3종의 동물보다 먹이 사슬에서 가장 꼴찌에 속합니다.

  지금까지 인간이 먹이 사슬의 최상위에 군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생각하는 힘. 지능이라는 것이 동물 중에 가장 크게 발달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죠.

  지금도 생각해보면 가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긴 합니다.

  "인간? 동물이 맞긴 하지. 하지만 우리는 지능이 있어. 그렇기 때문에 동물인 동시에 동물이 아니야. 더 우월한 고등 생물이지."

  다시금 돌아가서, 제가 꼬꼬마였던 당시에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을 생각해보면 정말 궁금했던 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가축에 불과한 동물을 저렇게 장례해 줘야 해? 이해가 안가' 라는 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같은 인간을 장례 해주는 것은 일상에 평범하게 보았기 때문이라 면역이 되어서 일까. 아니면 같은 고등 생물이기 때문에 화려한 장례는 인간만 가능하다는 것일까. 같은 동물인데 사람은 되고 소는 왜 저런 돈이 많이 드는 장레는 안 되는 건데?

  라는 의문이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그도 그렇 것이 어머니 뿐이 아닌 주변인들도 대부분 쯧쯧하고 혀를 차며 '저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야. 한낱 가축에 불과한 소를 저렇게 하나. 돈 아깝다.' 라고 하는 반응이었기 때문이죠.

  시간이 들어도 지워지지 않은 생각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인간과 소의 다른 점은 지능이 있어서 이성적으로 생각이 가능하고, 뼈대와 근육이 다를 뿐인데. 같은 동물인데 왜 소는 장례가 안돼.'

  그렇지만, 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에 들면서 조금식 생각이 바뀌고 있다고 할까. 같은 동물이지만, 동일 선상에서 놓고 보면 안돼 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일까. 곰곰히 생각을 해본 결과는 동물이라는 점에서는 똑같지만, 같은 위치에 올려놓으면 소는 인간과 동격의 존재라는 것 때문일까요. 마치 판타지의 드래곤의 심정을 알 것 같았습니다.

  드래곤의 심정. 격차. 자존심. 이해가 가더랍니다.

  최근에는 은비사건의 통해 이런 말도 있었더라죠.

  "웃기다. 사람이 참 가식적이다. 고양이는 안되고, 소나 돼지는 죽여도 뭐라 하지 않으면서."

  그에 대항하는.

  "저건 주인이 있는 것이고, 키우기 위해 기르는 거랑, 먹기 위해 기르는 게 똑같냐?"

  저기서 저는 또 고민에 들었습니다. 원래 사자나 호랑이처럼, 인간도 살기 위해서 가축을 먹었지만, 현재는 생존이 아닌, 보다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서기 때문에 원래 목적에서 변질됐고...

  고민을 많이 해봤지만, 답은 가까이 있더군요, 내심 허무했습니다. 아니, 사실 고민 할 가치도 없었습니다.

  소나 돼지를 왜 죽이냐고요? 간단해요. 먹기위해서.

  인간이 잔인하지 않냐고요?  동물도 잔인해요. 단지 인간이 더  잔인할 뿐 말이죠.

  인간은 왜 강할까?

  단순히 지능이 높기 때문에?

  늘 생각을 해보았지만, 그럴때마다 나오는 답은 동일 했습니다. 욕심이 있기 때문에 강합니다.  우리가 인생을 편히 살기 위해 공부하는 성적 욕심. 운동을 잘하고 싶은 욕심. 노래를 잘하고 싶은 욕심. 옷을 잘 입고 싶은 욕심.

  좋은 쪽으로의 욕심도 있지만, 몇 몇 욕심은 그 내면에는 안타까운 일이 있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명품 악어지갑. 최고급 물범 가죽. 모피코트. 원숭이 술. 등.

  어릴 적에 봤던, 어떤 인터뷰에서 나온 말이 있습니다.

  "이거 명품 뱀지갑 인가요?"

  "네. 고급스럽고 멋있죠?"

  "확실히 그렇네요. 그런데 이 뱀지갑을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을 것 같아요?"

  다음 대답이 저에게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딴 거 알 게 뭐에요. 중요한 건 진짜 이게 명품이라는 것이죠."

  그딴 거 알게 뭐에요...

  그딴 거 알게 뭐에요..

  그딴 거 알게 뭐에요.

  사실 소비자가 그런 것 일일이 알 필요까지는 없지만, 내심 답답했습니다. 저 지갑 하나를 위해 얼마나 보기 힘든 뱀종이 회생되었을까.

  단지 옷을 위해 회생되는 동물들.

  자기 쾌감을 위해 동물을 때리는 사람.

  자기 성적 쾌락을 위해 어린 소녀를 성폭행하는 사람.

  

  과연, 위치가 바뀌면 뭐라고 할까요.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을 겪게 했냐고 하늘을 원망 할 지.

  

  전에 이런 일이 있었죠. 어떤 사람이 죽었고, 가해자가 경찰에 잡혔고. 경찰이 때리니까. 가해자가 한 말.

  "아프잖아요. 왜 때려요!"

  

  어이없던 게 자기는 저렇게 아프면서 자기가 때린 피해자는 안 아플 거라고 생각 했는 지.

  p.s: 대표적인 게 인터넷 악플이더군요. 막상 까는 위치일 때는 남들까니까 나도 깐다는 심정이지만. 자기가 당하는 위치 일때는 니네가 뭔데 날 까는 거야! 라고 하더군요,

  p.s 2: 인간이 강하면 강한 만큼, 내면도, 정신도 많이 강해졌으면 좋겠다 싶더군요.


Comment ' 1

  • 작성자
    Lv.1 흑태자.
    작성일
    10.06.29 13:05
    No. 1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사회.
    생명을 생명으로 대하지 않는 세상의 풍조.
    덕분에 요즘은 뉴스만 틀면 금방 우울해집니다.
    물질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고 있지만 인간의 정신이 지닌 깊이는 날로 얕아져만 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여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동서고금의 옛 성현들, 혹은 우리네 조상들의 현기 어리고 통찰력 있는 말씀들과 가르침들이 오늘날엔 많이 퇴색된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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