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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위상
작성
10.06.29 16:34
조회
922

작신사건에 대한 것은 이미 많은 글들이 있으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금번 사건과 관련하여 수많은 쟁점이 있겠지만 저는 단 하나의 쟁점만을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 출판사, 작가, 독자의 입장의 차이

여담입니다만 우리 나라 정치인들을 보면 별로 만족스럽지 못한 면이 많습니다. 학식을 떠나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을 펼치고 법안을 입안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이런 상황에 의아함을 느끼며 그들을 비난합니다.

"XX대학교 나오고 XX고시도 합격한 놈들이 저것 밖에 안되나?"

"외국유학까지 다녀온 놈들이 그렇게도 멍청한짓만 하나?"

상징적인 표현이지만 비슷한 비난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정치인과 시민의 기본 입장이 틀린점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시점차이입니다.

원론적으로 정치인은 시민의 뜻을 정책에 반영하여야 하지만

현대 정당정치는 일단 선출되면 시민의 뜻보다는 정당의 뜻을

우선하는 경우가 많게 됩니다. 재선을 하려면 시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것 또한 원론적인 이야기입니다. 이론과 실제는 언제나 간극이 있으니까요.

제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현실은 원리원칙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못난 정치인들을 비호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잘못된 정책은 비난하고 잘못된 입법안은 철폐를 주장해야합니다.

하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정치인을 비판만 한다면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선거에 투표율을 높히고 민심이 정치에 반영되지 않으면 정당정치하에서도 그들의 위치가 공고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줘야 합니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헤비업로더 작신의 문제를 두고 문피즌들은 독자로서의 입장만을 피력하며 스스로의 의무는 다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작신을 뭐라고 표현하던 그는 불법을 저지른 자입니다. 금강님 이하 한문협과 출판사나 작가측이 공조하여 고소를 하고 증거를 찾고자 하는 노력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겠죠. 작가든 독자든 문피즌으로서 이분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주는 것이 문피즌으로서 스스로를 지키는 길임을 별다르게 설명까지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문피즌의 수준이 그 정도 이상은 될거라고 믿습니다.

이번 사건을 두고 문피즌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걱정이 됩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출판사와 작가들이 해줬으면 하는것을 너무 강조하는 것이 아닌지? 말입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출판사가 출판사의 역할을 제대로 해라 혹은 작가들이 양질의 작품으로 죽어가는 장르문학계를 스스로 구해라 등등의 지나친 독자만의 입장에서의 요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한 모두가 장르소설을 서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었다면 오늘의 문제가 생겼을까요? 스캔본이 범람하고 도서대여점이 판쳐도 책이란 것은 사서 보는 것이지라는 확고한 독자층이 많았다면 오늘의 문제가 생겼을까요? 정말 지독하게 고집스럽게 이렇게 주장한다면 모든 것은 독자의 책임이 아닐까요?

장르소설은 사서 볼만한 것이 드물다라는 말도 얼마든지 반박할 수 있습니다. 서점을 통해 유통된다면 출판사가 팔리지도 않을 책을 찍어낼까요? 흔히 양판소라는 것이 도서대여점과 그곳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해보신겁니까?

누구에게나 자신의 입장이 있습니다.

한국 장르문학계의 전부라고도 말할 수 있는 문피즌이 금번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기전에 큰 산의 모습을 한번쯤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스스로는 정직하지 못하면서 타인에게만 정직할 것을 강요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저 역시 털면 먼지가 나기에 이래라 저래라 얘기하기가 부끄럽습니다. 때문에 한발 물러서서 잘잘못을 꼬집기 전에 스스로에 대한 반성으로 이렇게 한탄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은연중에 독자로서의 문피즌을 탓하는 것처럼 느끼셨을지 모르지만 문피즌은 독자가 만들어 가는 공간이 아니겠습니까? 주인에게 주인의 자세를 얘기하는 것은 비난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이라고 생각합니다.

* 검사는 공소제기권이 있습니다. 불법을 감지하여 수사를 시작하고 재판에 회부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걸어나니는 정부기관이죠. 얼마전에 친구에게 돈을 빌린 공무원을 뇌물수수로 검찰이 수사를 했다가 무죄판결이 났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제발 잘나신 검사님들이 쓸데없는 수사대신에 우리나라 장르문학계를 굽어살펴주셨으면 합니다. 세계에서 책쓰면서 헤비업로더까지 잡으러 다니는 작가분들이 있는 곳은 대한민국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68 스마일즈
    작성일
    10.06.29 17:15
    No. 1

    허허.. 문피아 사람들에게 너무 큰걸 바라시는듯.

    작신잡기 캠페인 이후로 스캔본 업로드가 줄었다는 말에 "그나마 다행이구나"하고 생각하고 있을뿐입니다.
    작신 죽일놈 이라고 외치기에는 이래저래 불법적으로 접한 컨텐츠들이 없는 게 아닌 더러운 몸인지라 그저 조용히 세태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바랄뿐이죠.
    이런식으로 세상(?)이 깨끗해지면, 그 세상에 사는 사람들 또한 따라서 깨끗해지리라 생각해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幻首
    작성일
    10.06.29 17:40
    No. 2

    독자의 잘못이 없다 탓할 수 없지만, 소비자에게 문제가 있었도 책임을 묻기 힘든게 시장인데.... 오묘한 시장..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71 나렌
    작성일
    10.06.29 18:49
    No. 3

    소비자(=독자)는 대가를 지불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입장으로 불만이나 건의를 표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책임이 없지는 않지만 출판사나 작가에게 요구하는게 그르다고도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일환o
    작성일
    10.06.29 19:03
    No. 4

    흐음 정도를 이야기 하는것은 누구나 할수있지요.. 물론 그 정도를 말하시는것을 또 비판하기도 힘들겠지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몇년전부터 항상올라오던이야기군요.. 대여점때문에 양판소가 생기고 그래서 블라블라 으음.. 맞는이야기긴한데... 아 그냥 그렇다구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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