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이서림
작성
09.03.29 17:00
조회
534

오늘 혼자 밥을 먹으려다 보니 심심해서 책을 한 권 뽑아봤습니다.

'소설 영웅문 제2부 - 영웅의 별'

바로 김영사에서 나온 "신조협려"의 국내판 제목...ㅋㅋ

제가 무협지를 처음 접한 것은 20년쯤 전인 중학생 2학년 시절이었습니다. 나름 그 전까지만 해도 공부 잘하고, 참으로 성실한 소년(?)이었는데...아뿔싸!

어느 토요일이었습니다.

같은 반 친구 한 녀석이 묵직해 보이는 종이봉투를 내밀더군요. 안을 들여다보니 아저씨 얼굴이 그려진 두툼한 책이 6권 들어있습니다.

"재미있어. 빌려줄께. 한 번 읽어 봐."

얼마나 재미있길래...하도 궁금해서 수업 시간에 1권을 꺼내 몰래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적응도 안 되고 재미없더군요.

저는 그 날까지 정통역사소설과 진짜 문학책은 읽었어도 장르문학이란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친구가 준 책을 보니 역사물 같기도 한데, 왜 이렇게 쓸 때 없이 자잘한 싸움 장면이 많을까?

"야, 재미없어."

이러며 책을 돌려주려는 저에게 그 친구가 다시 말했습니다.

"날 믿고, 3권 중간까지만 읽어봐. 그러면 재미있어. 3권까지 읽었는데 재미없으면 라면 사줄께."

읽기 시작했습니다. 라면 얻어먹으려고...

초반이 지루한데 까짓거 재미가 있으면 얼마나 있겠냐. 참으로 만만하게 생각하고 주말 내 읽기 시작했지요.

3권 중반까지는 정말 느리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말한 3권 중반을 넘어가기 시작하니 도저히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더군요. 잠도 안 자고 밤을 새가며 읽었습니다.

그 책이 바로 김영사에서 나온 "소설 영웅문 제1주-몽고의 별" 입니다. 친구가 장담한 3권 중반 부분의 내용은 바로 '곽정이 주백통과 만나고, 쌍수호박을 통해 강룡십팔장과 구음진경 무공을 펼치는 부분'이었습니다.

결국 그 날 이후 저는 무협지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오늘 꺼내 본 '신조협려'를 비롯한 김용의 소설들은 제가 20대 때 사모은 것입니다. 한때, 절판이 되어 교보나 예스24에서 구할 수 없기에 동대문 헌책방을 몇 달 드나들며 모은 기억이 납니다.

오랜 만에 김용 소설들을 꺼내다보니 이런 옛 추억이 떠오르네요. ^^ 다른 분들은 처음 어떻게 장르소설을 접하시고 빠져들게 되셨는지 궁금해지네요.


Comment ' 16

  • 작성자
    Lv.3 재림사심
    작성일
    09.03.29 17:04
    No. 1

    전 중학교때 반지의 제왕을 친구가 빌려줬더랬죠.. 증말 잠오던 소설이었는데.. ㅋ 읽다보니 어느새.. 그리고 곧 이어서 바람의 마도사를 봤지요.
    그 무렵 책대여점이 하나둘 생기고 미친듯이 보기 시작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훔바바
    작성일
    09.03.29 17:05
    No. 2

    신조협려 저도 본 기억이..
    그렇지만 주로 국내작가들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무협은 ;;;
    은희경의 새의선물을 읽고 전율하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이 "나"를 분리해서 바라보는 나와 그 일을 당하는 나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자기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놓고 볼 수 있다면 사람은 참 많이 메마르겠지만 그만큼 실수가 적어질겁니다.
    감정적대응이 아니면 크게 실수할일이 드문게 세상살이일테니까요.
    그 바라보는 나와 직접겪는나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이분이 저를 아시나 했었습니다 -_-;;;
    그때부터 은희경작가의 골수팬이 되었지요.

    본문과...참 동떨어진 댓글을 잘도 다는군요 -_-;;;
    텨텨텨~~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이서림
    작성일
    09.03.29 17:08
    No. 3

    ㄴ 재림사심 님// 바람의 마도사와 퇴마록...전 군대에서 휴가 나올 때 미친 듯 읽다 들었다는...ㅋㅋㅋ 90년대 중후반이 정말 전성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ㄴ 훔바바 님// 새의 선물로 은희경 님 팬이 된 분들이 은근히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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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풍심
    작성일
    09.03.29 17:22
    No. 4

    제가 20여년전 초등학교 5학년일때 친척형 집에 놀라가서 같이 잘려고 누웠다가 친척형의 이야기에 푸~욱 빠져들었죠. 제대로 된 짬뽕 무협 이야기였는데 영웅문에 관한 내용이 많았죠. 이야기로 들으니 무척 재미있더라고요. 집에 돌아와서는 그것을 잊고 있다가 우연히 학교앞 문방구에 꽂힌 영웅문1권을 보는 순간 마력적인 힘에 이끌려 집어들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이나 세계문학만 접하던 시절이라 어쩌면 새로운 것을 원했는지도 모르죠. 고려원에서 나온 영감탱이가 그려진 3천원짜리 책이었죠. 목가촌의 비사는 좋았으나 그 다음 부터 어지럽더군요. 구처기와 강남칠괴가 싸우는 장면은 전혀 재미도 없었구요. 만일 이전에 두꺼운 세로줄 삼국지 6권짜리를 읽지 않았다면 손에서 놨을 겁니다. 그러다 곽정이 등장하면서 강남육괴도 익숙해지고 그때부터 재미있더군요. 그러다 푸~욱 빠진거죠. 당시에는 대여점이 없었고 만화방에서 빌려주는 곳이 있기는 했었는데 제가 갈때마다 없어서 용돈을 모아서 다 사서봤죠. 김용선생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어서 다른 작품이 있는지 몰랐다가 중3때 우연히 아 만리성(소오강호)을 접하고 다시 무협에 빠져들고 그 이후 고등학교때에는 무협소설을 참 많이 모았습니다. 그 당시에 짜가 김용의 작품도 많았는데 아직 제목도 기억나네요. 강호무정이라고 수준이하의 작품까지 소장했죠. 그 외에도 만았는데 장백어쩌고 하는 것이 그나마 짜가 김용의 작품중에서는 좀 나았다고 기억납니다. 그러다 김용선생의 작품을 다 보고 나서 더 이상 볼것이 없자 양우생의 명황성, 승천문같은 것도 사서 봤는데 대도무문이라는 우리나라 정치 풍자 무협소설도 사서 보다가 이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그때부터 착실히 대여점을 이용했고 소장하고싶은 작품은 단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 뭐라고 하실분도 많으실텐데 저는 그랬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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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6 isso
    작성일
    09.03.29 17:28
    No. 5

    ㅎㅎ.. 판타지는 세월의 돌이 처음이었고 무협은 녹정기가 처음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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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4 무의식
    작성일
    09.03.29 17:38
    No. 6

    전 의천도룡기를 보다가 처음 등장한 양과가 주인공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곧 은거. 다시 등장한 장군보를 보고 이녀석이 주인공이구나 했는데 시간이 훌쩍 지나 장취산이 등장하고 이어서 사손의 등장. 아, 장취산이 주인공이구나 하고 1권을 다 읽고 2권을 읽었는데 그 장취산이 죽더군요. 결국 주인공은 그의 아들인 장무기.
    주인공이 2권에 등장하다니 당시의 저에겐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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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이서림
    작성일
    09.03.29 17:46
    No. 7

    ㄴ 풍심 님 // 진짜 짜가들 판을 쳤었지요..ㅋㅋㅋ 특히 대여점 초반에 정말 많았던 듯 합니다

    ㄴ 시월 님 // 저는 김용 작품들 중 녹정기가 마지막..^^

    ㄴ 무의식 님 // 저도 그랬습니다. 순식간에 세월을 뛰어넘어 완전히 다른 주인공을 등장시키는데... 결과적으로는 처음 시작한 이야기와 연결되는 결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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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홍삼
    작성일
    09.03.29 19:19
    No. 8

    인터넷소설 → 판타지소설 → 무협소설 → 세계문학이나 현대소설

    순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처음 인터넷소설을 접한게 6학년때이고 그후 일년간 미친듯이 읽어대다가 인터넷에서 인터넷소설추천을 하는 글들을 읽다보니 소드퀸 이란 소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소드퀸을 보게되고 처음에는 이게 뭐임? 이란 감정을 가지고 봤었는데 점점 보이는 신세계(?) 에 의하여 인터넷소설과 인연을 과감히 끊어버리고 다시 일년간 판타지 소설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후, 하루에 대여섯권씩 읽어대느라 더이상 읽을 판타지가 없어져 무협에까지 손을 뻗히고 다시 일년동안 죽을 듯이 읽었고 그후에는 정말, 너무, 어떻게 읽을거리가 없어 세계문학과 현대소설마저 접하게 되었죠.

    *내가 여기서 말하는 인터넷소설 → -_-,^ㅇ^ 따위의 이모티콘이 난잡하게 들어간 초등학생들이 좋아하는 연애소설(?)

    어, 쓰다보니 전혀 상관없는 대답이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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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Mazar
    작성일
    09.03.29 21:13
    No. 9

    저도 처음으로 본 게 영웅문 이네요
    그다음으로 읽은 것이 녹정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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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 헤루메쑤
    작성일
    09.03.29 21:55
    No. 10

    영웅문 1,2,3부 18권 전부 소장중이지요. 정확히 고1겨울방학이었고...이후 김용 소설은 전부 사모았습니다. 천룡팔부,녹정기,청향비...다 소장중입니다 -_-; 영웅문 1부는 거의 10번을 읽었어요. 한때는 대충 페이지와 대사를 외우기도 했습니다 -0- 벌써 20년 전이군요 그게...추억이 새록새록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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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4 무의식
    작성일
    09.03.29 22:44
    No. 11

    전 만화책으로 소장중. 소오강호.사조영웅전.신조협려.의천도룡기.녹정기.천룡팔부 등등. 개인적으로는 그림체의 경우 녹정기가 가장 맘에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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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4 neocosmo..
    작성일
    09.03.30 00:56
    No. 12

    1/2/3부... 저도 소장중 +_+! 정말 재미있죠
    또한... 여기서는..
    내공이 몇갑자니.. 하는게 없어서 좋아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jin마스터
    작성일
    09.03.30 04:05
    No. 13

    ㅋ 저는 띄엄 띄엄 있는데../
    보고싶어도 딱히 볼데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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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虛虛實實
    작성일
    09.03.30 08:58
    No. 14

    저는 무협 입문이 금강님의 책이었습니다. 영웅독보행이라고... 할머니댁에 사촌형이 보는지 있더라고요. 어른들 고스톱치는데 할일도 없고, 컴터앞에서는 밀려났고 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정말 ㅎㄷㄷ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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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5 來人寶友
    작성일
    09.03.30 10:33
    No. 15

    전 22년쯤 됬군요... 서효원님의 글로 기억되고요.

    아버님이 무협지를 즐겨보시는 터라.(그당시는 짤없이 무협지였습니다)
    아버님이 빌려오셨던걸 아버님 출근후에 낮에 봤었습니다. 모올래~

    그 당시 녹정기도 세로로 나왔었죠.
    천중행님 글하고..

    영웅문은 그후 4년정도 흘러서 중1때 봤군요.
    친구넘에게 빌려서 봤는데 중간중간 한권씩 비는책을 주말에 서점에 가서 서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하루는 10시간정도 서서 읽고는 목아파서 끙끙 된기억도 나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유리멘탈
    작성일
    09.03.30 18:02
    No. 16

    아~ 헤루메쑤님 남자분이신가?
    대게 영웅문은 1,2부 좋아하는 건 남자/ 3부 좋아하는건 여자
    로 분류되더군요. <-전혀 상관없는 댓글이네요
    저도 영웅문이 스타트였죠. 고등학교때... 책 빌려준 친구를 타박하면서(책의 종이질이 안좋네~ 넘 두껍네~ 수업시간에 감춰읽기 힘드네... 등등)

    그러다... 나중엔 먼저 읽고 책 넘겨주던 친구를 빨리 안 읽는다고 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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