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한림
작품명 : 소요장강기
출판사 :
(편의상 존칭은 생략합니다)
무협이란 장르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는 각 개인에게 달린 것이지만 강산이 변한다는 시간을 넘어서 또 한참을
지나서도 내가 여기에 미련을 가지는 까닭은 단순히 즐거움을 탐해서는 아니다.
단순한 유흥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이를 대체할 거리가 존재하고 또 넘치는
까닭이다.
무협이란 장르가 나에게 다가오는 가장 크나큰 매력은 人在江湖라는 네 글자로
요약된다.
강호에 있는 사람만큼 그들의 인생만큼 강렬하게 영혼을 끌어당기는 것은 드물다.
또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일이 그만큼이나 드물기 때문에 아직도 무협을 좋아
하는지 모른다.이렇게 가끔 회상할 수 있는 그리움이 남는 소설을 기다려야하기
에 말이다.
중국지도를 한번 펼쳐보고 이 소설의 지명을 따라가보면 유구한 장강의 흐름
을 따라가는 사람들의 행적이 고스란히 보인다.
남송대를 배경으로 한 당대 인물과 풍경이 제대로 살아있다는 의미다.
간혹 운치를 더하는 한시의 적절한 사용과 불가와 도가 사상의 인용은
김용 소설의 장점을 보는듯하지만 옴니버스식 사건 전개와 냉소적이며 현실적인
주인공은 고룡의 소설을 연상하게한다.
그럼에도 확실히 이 소설은 이른바 와룡생풍의 정통무협과 가장 가까운 풍격
을 유지하고 있다.
와룡생 무협의 느슨한 전개를 고룡의 현란한 변환으로 치환시키고 여기에
김용의 역사성을 더했다고 보면 적절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소요장강기란 제목은 사실 이 소설의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장강을 따라 벌어지는 일련의 행보가 바람처럼 자유로이 펼쳐지는가 싶으나
결국에는 정(情)이란 그물에 걸려 애달픈 여운만이 남는데 어찌 이를
소요(逍遙)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천하제일기녀라는 왕소연도 천하제일고수라는 신녀궁주 무산신녀도
천하의 기남인 주인공 연우림도 정이란 이름하에 헤매는 어리석은
이들인 것을 말이다.
마지막 장은 天長地久대신 江長海久였다.
장강이 영원하고 바다가 마르지 않는한(江長海久) 이 한은 끊이지 않을것이다.
무산신녀가 마지막에 하는 말처럼
"천애(天涯)는 마음속에있대요.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곳 말이에요.
우리는 끝없는 길을 가야 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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