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문피아에서 연재 될때도 읽었지만 다시 읽으니 색다른 감흥이 옵니다.
평범속에 비범함도 좋아하지만 비범함 속에 평범함도 또다른 맛이 있죠. 묵향이 차원이동하는 참신함이나 비뢰도의 자가당착도 그러하고-비록 뒤로갈수록 초반의 맛은 잃었지만-월야환담에서 뱀파이어를 사냥당하고 사냥하는 역발상도 그 비범함에 감탄했었습니다.
이야기를 보면 몇가지 색다른 점이 특히나 눈에 띕니다.
무림을 좌지우지 하는 구파일방도 없고, 뿌리깊은 무림세가도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주인공이 몸담은 거대문파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죠. 그곳에서 문주라는 권력을 향해 각 세력의 각축장이 벌어집니다.
또, 가정을 가진 주인공이라는 점이죠.
주인공의 나이가 중년에 가깝다는 점이나 월급과 노후를 걱정하고 돈에 옹색하다는것은 모두 가정을 가졌다는 점으로 귀결되더군요.
무력이나 내공이라는 힘에 취하거나 복수와 같은 대의명분, 협등등
기존에 핵심이 되던 강한 남자의 모습이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가진 중년이라는 이웃으로 탈바꿈합니다.
특히나 애딸린 여자와 재혼이라는 설정은 일탈을 넘어 파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 였습니다.
전 무법자를 읽으며 시마과장이나 못말리는 낚시광같은 만화를 떠올렸습니다. 직장인의 일탈을 꿈꾸는 내용이기 떄문이죠.
무법자도 똑같은 맥락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무협의 탈만 썼느냐라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할 수있습니다. 저러한 여러장치들이 일탈을 꿈꾸며 파괴적인 요소를 만들어 내지만, 문주라는 자리에 대해서 드러나는 욕망이나 권력에 대한 탐닉등을 무협의 세계가 가지는 가치관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죠..
오랜만에 다시본 무법자..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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