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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실The Chamber을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7.12.27 20:59
조회
824

제목 : 가스실The Chamber, 1994

저자 : 존 그리샴John Grisham

역자 : 정영목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4.12.21.

  “로맨스가 없다는데 과연 재미있을려나?”

  이번 작품 ‘가스실’을 읽기 전. 이 작품의 작은 정보를 접하고 했던 혼잣말입니다. 저도 초보라지만 소설이라는 것을 쓰는 사람으로서, 남녀 간의 로맨스가 없으면 재미가 없다고 어떤 분에게 말을 들은 적이 있었던 지라. 한참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존 그리샴의 이번 작품에 내심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거 다 읽고 나니 역시나 남녀 간의 로맨스가 없었던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 ‘하트인 아틀란티스Hearts in Atlantis’보다는 조금 못했지만 찡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타임 투 킬Time to kill’에 이어, 정의의 이름 앞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의 이야기. ‘타임 투 킬’보다도 더욱 섬세하고 날카롭게 인간의 선택에 의한 죽음을 다룬 작품. 그럼 존 그리샴의 다섯 번째 작품 ‘가스실’을 읽어보겠습니다.

  아 그전에 샘 케이홀―이하 샘―이라는 노인의 나이가 예순인지 일흔인지 헷갈리는군요. 어차피 사형이 연기되거나 풀려나도 자연적으로도 살날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는 내용만 머릿속을 떠돕니다.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몇 십 년 전. 인종차별에 대해 시끄러웠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시대에 급진적인 유태인 변호사가 있습니다. 어떤 집단은 그 유태인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 그의 사무소를 폭발시키기 위한 계획을 짜게 됩니다. 하지만 의도한 방향으로 시나리오가 전개되지 않게 되고, 결과는 예상치 못한 살인에 이르기까지 합니다. 바로 그 사무실에 놀러갔던 두 명의 아이가 폭발 속에서 죽어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폭발 현장 근처에서 체포되는 샘. 몇 차례의 제판 속에서 자유를 찾기도 했지만, 결국 자유를 잃은 체 사형수 감방에서 10년 가까이 죽음을 기다리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4주라는 삶의 시간이 약속 되게 되는데…….

  한편 자신을 애덤 홀이라고 소개하는 변호사 청년이 등장합니다. 그는 자신을 샘의 손자라고 주장하며, 전 변호사가 포기한 샘을 자신이 살려보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노령의 나이이며 죽음을 앞둔 체 비극적 세월을 하나 둘씩 정리해나가는 샘과 갓 사회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비극적인 가족사를 알아가고자 하는 손자 애덤의 만남과 함께. 그렇지 않아도 짧게만 느껴지는 약속된 4주라는 죽음의 시간이 숨 막히게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을 읽다보면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한 '인종차별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는 것 같습니다. 비극적이며 암울했던 시대 속에서 그 악몽의 흔적 마냥 남아있는 현대의 인종차별까지 살펴볼 수 있는 작품. 그리고 그 역사를 대변하는 한 사람의 처벌에 대한 이야기. KKK단을 기준으로 말해지는 인종차별과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가족들의 이야기. 결국 가해자 또한 피해자가 되어버리는 이 이야기는 미래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품은 체 시대의 비극을 말하는 듯 했습니다.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가 있습니다. 어차피 풀려나도 살날이 얼마 남지 않는 노령의 나이. 공범자가 있어 잘만하면 사형이 연기되며 자유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공범자를 비밀에 붙이고, 그 이전부터 있었던 여러 사건으로 인해 마음 아파하며, 그것을 자신의 죽음으로서 모든 것을 변상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비극적이지만 자신들의 가족사를 되찾으려는 손자를 보며 그는 밝은 미래를 예견합니다.

  글쎄요. 사람은 죽음 앞에서 초연해짐과 동시에 아무리 악한이라도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접한 것 같습니다. 비록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었으며, 그의 가족들마저 그를 버렸지만, 이 작품에서는 진정으로 자신을 뉘우쳐 가는 한 사람이 나옵니다. 결과요? 미리 발설하면 손자 애덤의 필사적인 노력이 재미가 없어질 것 같으니 힌트만 드리지요. '타임 투 킬'과는 다른 판정이 나온다 랄까요?

  그리고 마지막 부분. 결국 손자마저 죽음의 그림자가 덮치는 듯한 장면이 있어서, 미스터리 서스펜스가 되는 것은 아닐지 에매 모호한 부분이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죽음 앞에서 강인했던 한 사람이 나약하게 변해 가는 모습과 자신은 당신의 손자라면서 사라지기 직전의 불똥 같은 희망이라도 잡으려 노력하는 손자 애덤의 모습에 가슴이 찡했습니다.

  하아. 인간이 인간을 심판한다라. 하나의 큰 사건은 그 한사람의 인생을 평생에 걸쳐 정의 해버리고, 그 한사람은 변해버린 자신을 보면서도 결국……. 슬픕니다. 현실이 마냥 무섭게만 느껴집니다. 사형제도. 과연 이건 얼마나 굉장한 것일까요? 사형을 부르짖는 자들. 그자들은 죽음을 앞둔 사형수의 심정을 알기는 하는 것일까요?

  오랜만에 선택되어지는 삶과 죽음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Ps. 이 작품 또한 ‘챔버The Chamber’라는 제목으로 영상화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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