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한백림
작품명 : 천잠비룡포
출판사 : 청어람
(경고) 이 글은 천잠비룡포 내용에 대한 미리니름(네타, 스포일러)를 엄청나게 담고 있음은 물론, 향후 천잠비룡포의 스토리에 대한 추론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추론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만.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한 것이라 어느정도 신빙성은 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충분히 앞으로 나올 천잠비룡포의 내용에 대한 미리니름이 될 수 있는 바, 천잠비룡포를 비롯한 한백무림서의 골수 팬이 아니시라면 읽지 않으시는게 좋다고 생각되어집니다. 골수 팬이시더라도 일말의 미리니름도 듣고싶지 않으시다면 역시나 읽지 않으시는게 좋다고 생각됩니다.
이 글을 쓴 목적은 어디까지나 한백무림서의 골수 팬여러분과 정보를 교환하고 제 추론에 대한 팬분들의 생각을 알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에서 비롯된 글이니, 원치않으시면 바로 뒤로 가기를 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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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백림 작가님의 천잠비룡포 9권이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감상이야, 최고다!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정말 최고였죠.
하지만 천잠비룡포 9권에서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져있었던 수많은 정보들이 비로소 드러나면서 보다 구체적으로 한백무림서의 세계가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서 단순한 감상보다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면서 이야기 하는게 보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1. 살문의 해산 그리고 살문의 생존자들. 살문의 유업 그리고 소연신.
협제 소연신.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는 명 건국시기를 전후(추측한 시기입니다)로 하여 살문을 폐합니다. 그로 인해서 살문의 생존자들은 뿔뿔히 흩어지죠.
살문 해산의 직접적인 원인은 역시 팔황과의 싸움이었겠지만 현재의 소연신의 성정이나 향후 행보를 보았을 때, 자신의 일은 끝났다! 라고 생각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팔황은 어둠속으로 숨어들었고 사패는 회복불능의 상처를 입은채로 역시 역사 저편으로 사라져갔으니까요. 게다가 살문의 태생적 한계에 비추어 봤을 때, 원의 치세가 끝난 시점에서(폐문시기를 명건국시기로 본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반원 의협의 기치를 내세웠던 살문의 존재 자체의 의미가 거의 없어졌을 것이고.... 결국 소연신은 살문을 해산하고 풍진강호의 중심에서 사라지는 선택을 했겠지요.
이러한 해산 후에 드디어 9권에서 본격적으로 살문의 유업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나게 됩니다. 의협의 기치를 내걸었던 살문의 재건이 바로 그것입니다. '살문이 없다면 의협의 살수들도 존재하지 않는다.' 태자후의 입을 빌려서 이야기한 살문의 태상호법 태양풍의 말은 이러한 살문의 생존자들의 염원을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살문 생존자들의 염원에 대해서 소연신의 반응은 대충 이러합니다. 스스로 살문을 폐한 것과 은거하며 유유자적한 삶을 보냈던 것들, 그리고 '협제는 나 하나로 족하다.'는 소연신의 말은 운룡에게 살문의 은원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발언이었죠. 이는 운룡에게 협제신기가 아닌 광극진기를 전한 이유중 하나라고도 생각됩니다. 이러한 것들을 미루어볼 때, 소연신은 살문 재건을 최소한 원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향후 소연신의 이러한 반응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가 매우 궁금해지는군요.
하지만 어쩌면 소연신은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단운룡이 처음 문파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그것은 분명히 살문과 어떠한 식으로든 관계가 될 것이고 결국 그것은 그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살문의 유업'이 단운룡에게 이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죠. 아니 오히려 소연신은 그것을 운룡은 만난 그 순간부터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운명처럼 말이죠. 그가 협제신기 대신 광극을 전한 것은 그러한 운명에 대한 작은 반항이었을지도 모르겠군요.
물론 '살문의 유업'이 단순히 문파 재건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매우 당연하게도 '유업'이라는 단어를 단순히 문파재건을 뜻하는 단어로 작가님께서 쓰시지는 않으셨겠죠. 하지만 그 첫걸음이 문파의 재건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겠군요.
마지막으로 살문의 생존자들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하겠습니다. 살문제일살수 검도천신마 공야천성. 제일살수라면 살문 내에서도 최고의 고수를 말하는 것입니다. 무지막지한 강자겠지요. 무엇보다도 이름에서 간지가 철철 넘쳐흐르지 않습니까? 또한 태자후의 숙부 태양풍. 이분께서는 무려 살문태상호법이시지요. 최소 천룡회 우호법 오극헌에 필적하겠지요. 본격적으로 사패의 생존자들이 거론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하나같이 초절정고수들 뿐이군요. 게다가 이들은 오극헌과는 달리 운룡을 통해서 강호에 관여하려 하고 있습니다. 신마맹이라는 먼치킨 집합소을 상대하기 위한 작가님의 안배라고 보여집니다. 향후 이들이 어떤 식으로 천잠비룡포에 등장할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막야흔과 엽단평의 성장에 매우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p.s 한가지 재밌는 사실 - 질답란을 복습하다 발견한건데, 작가님이 신마맹의 수많은 가면들이 다 나올 수는 없다고 하시면서 몇몇은 사패와의 싸움에서 파괴되었다는지 하는 식의 설정들을 넣어서 등장을 제한하려한다고 하셨는데 이번에 아예 9권에서 살문 생존자중 1인인 적룡극신 맹무선을 통해서 천룡팔부중에서 흑나찰 가면을 날려버리셨습니다. 지못미.
2. 신마맹과 단심맹, 성혈교와 이진명
한창 이야기되었던 이군명=이랑진군 이야기는 이군명의 형인 이진명의 등장으로 종식되었다고 보여집니다. '이진명=이랑진군'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이진명=신마맹도'는 확신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진명은 이군명에게 말합니다. '네 안의 진정한 자신을 깨워라!'라고 말이지요. 이것은 그가 신마맹도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진명의 이야기로 미루어 볼 때 이군명은 아직 가면을 쓰지 못한자, 절대로 이랑진군이 될 수는 없습니다.
자 그럼 여기서 단심맹과 성혈교 이야기를 잠시 해야되겠군요. 귀주가 성혈교의 1차적인 근거지였다는 것은 마검에서도 이미 확인된바. 신마맹도인 것이 확실한 이진명이 거래하는 귀주의 교(敎)라면 역시나 성혈교뿐이겠지요. 근데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진명이 머무르던 객잔의 이름이 홍심(紅心)객잔이라는 점입니다. 홍심, 붉은 마음. 보자마자 단심맹 휘하의 객잔이라는 확신이 들더군요. 이처럼 신마맹과 단심맹, 성혈교는 팔황중에서도 서로 꽤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객잔이름 때문만으로 나온 이야기가 아닙니다. 단심맹과 신마맹의 긴밀한 관계는 이미 질풍검에서 꽤나 밝혀진바 있지요. 작가님의 질답란 답변을 보아도 단심맹, 성혈교, 신마맹은 당금의 황실에 대해서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하셨고, 이는 이 셋의 지향점이 어느 정도 같음을 의미합니다. 같은 팔황이면서 지향하는 바가 같다?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공동의 목표를 추구할 수 있겠지요. 이미 단심맹과 신마맹은 군산혈사를 주도하면서 그것을 보여줬습니다.
아 그리고 한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이씨세가의 급성장에는 분명히 팔황이 연계됐다고 보입니다. 매우 당연한 이야기겠지요.
3. 황실과 운룡의 충돌. 그리고 단심맹
위와 같이 단심맹과 신마맹의 관계를 보면서 한가지 문득 스쳐갔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질답란, 후린님의 질문이었는데, 6권쯤이면 슬슬 단심맹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냐?는 요지의 글이었습니다. 작가님 답변은 '물론 나온다. 게다가 단심맹의 농간으로 인하여 무시무시한 집단을 적으로 돌려버리게된다.'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자 그럼 여기서 무시무시한 집단은 누구를 뜻함일까요? 단서는 8권의 제27장 태산편의 서두에 있었습니다 '비룡제의 혈통 문제가 수면 위에 떠오르고, 운남의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니, 의협비룡회는 단순히 주의해야할 신흥문파가 아닌, 제국의 안위와 직결되는 위험 문파로 자리 잡게 된다. 황실과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아가자 비룡제는 결국...'. 대충 이러한 내용입니다. 예, 그렇습니다. 저는 그 무시무시한 집단을 황실로 봅니다.
위와 같은 추리의 근거는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역시나 위의 작가님 답변과 8권 태산편 서두입니다. 일단 무시무시한 집단이라는 작가님의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백무림서 중에서 무시무시한 집단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강력한 집단이라고 한다면 구파와 오대세가, 팔황, 그리고 황실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구파중에서는 점창과 해남 청성정도, 오대세가중에서는 당문정도가 후보입니다만 당문은 소연신과의 관계에 비추어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남는 것은 구파 셋과 황실뿐인데 작가님의 스토리 진행경향을 볼 때에는 황실일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이때것 거의 등장이 없었던 위의 3파가 단운용과 부딫힌다? 거의 가능성이 없죠. 천잠비룡포가 중반부에 접어든 지금 이 시점에서 금의위 동창과 얽히고 설킨 인연을 지니고 있는 단운룡의 상황과 8권 태산편 서두가 이미 황실과의 충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구파는 다음 근거에서 가능성이 더 낮아집니다.
두번째, 단심맹 그 자체의 성격 때문입니다. 귀계와 음모는 단심맹의 전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다가 신마맹의 가장 큰 적이 되버린 단운룡과 단심맹의 가장 큰 적인 황실이 서로 충돌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계략은 없겠지요. 이는 구파가 제외되는 이유기도 합니다. 네 개의 후보중에서 단심맹이 이이제이의 수를 쓴다면 아직까지는 잠재적인 적이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는 구파보다는 가장 큰 적인 황실과 부딫히게 하는게 가장 좋겠지요. 게다가 단운룡은 이미 황실과의 트러블이 좀 있습니다. 양무의건이 그것이지요. 운룡의 혈통도 문제될 소지를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라면 단심맹은 직접적으로 개입할 필요 없이 단지 일을 조금 더 키운 다음 살짝 비틀기만 하면 됩니다. 목표하는 결과는 의협비룡회와 황실의 극단적인 충돌! 1의 힘으로 100, 1000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이러한 이유에서 운룡과 황실의 충돌은 예정되어있고 이는 단심맹의 농간도 작용할 것라는 것이 제 추론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더 추론하자면 바로 이때 운룡과 진천이 만날 것입니다. 속전속결, 꼬일 때로 꼬여버린 황실과의 관계를 정리하는데에는 황실대무림정책의 핵심인 진천과 직접 담판을 짓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일테니까요.
9권을 읽으면서 제가 캐치한 부분은 대략 이정도입니다. 지금 보니.... 별로 대단치도 않은 이야기를 주욱 늘어놓기만 한 것 같아서 꽤나 부끄럽군요. 서두에 썼던 경고가 무색해보입니다. 자 어찌됐든, 다른 독자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이상, 블러노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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