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장경
작품명 : 마군자
출판사 : 로크미디어
존칭은 생략합니다. 이해를...
예전의 일이다.
손우, 늑유온, 위무일, 명강량, 심연호...
강호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전설로 남아 있는 이들과 논검으로 소일하며 산중에서 은인자적 할 때였다.
벽호라는 하오문의 개잡종 같은 놈이 같이 놀기를 자꾸 청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이라곤 술과 여자뿐, 하는 짓거리가 뒷골목의 파락호보다 못한 놈 이었다.
검선을 꿈꾸며 이슬과 벽곡단 만을 고집하던 내게 그놈의 행동거지가 곱게 보일 리 없었다.
해서 은연중에 그놈을 경원시 했고(아! 그놈의 뒷배가 만만치 않아 대놓고 타박할 수는 없었다. 거대한 고래나 뭐래나!) 요즘말로 왕따를 시켰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천산왕 소호와 성인학 사형제들과 교분을 맺게 되었고, 그들과 어울리며 천산과 지리산을 오가던 중 나는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연등가의 파락호 벽호 놈이 그 긴 이름만큼 대단하고 시대를 앞서가던 놈이었음을.
천하제일신군만마제일마왕운외고독인! 장천상천하유아독존만사형통사자벽호
또는 조변석개작심삼일변화무쌍신주제일환마! 벽호
http://www.gomurim.com/bbs/zboard.php?id=mu3&page=1&sn1=&divpage=1&sn=on&ss=on&sc=off&keyword=서태수&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863
요즘들어 술이 많이 늘었다. 뿐이랴! 덤으로 계집질도 많이 늘었다.
벽호 놈과 더불어 논검을 할라치면... 그놈 처박혀 있는 곳이 빤하니... 연등가!
그렇다고 그놈의 진가를 안 이상 찾지 않을 도리가 없으니...
아! 역시 검선의 길은 멀고 험하니 그 유혹도 만만치 않음에야... 인고의 세월이랴!
그 와중에 놀라운 소문을 듣게 되었으니.
상고시대, 강호사를 통틀어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칠 수 있는 유일한 인물, 무적신화의 주인공 대초인 전왕, 그 전왕의 후예가 나타났다는 소문이었다.
입이 달고 몸이 달았다. 검선의 길은 요원하고 아득하기만 한데, 만나는 인사들이라고는 주먹질 몇 번이면 무적이 된다는 놈이나, 목수 질 좀 한다는 놈이었으니... 그나마 오동나무를 이름으로 써는 그 단목인가 원목인가 하는 놈은 대단했다. 그 놈은 나의 검을 소일하게 할 수 있는 놈이었음을 인정한다. 음, 생각하니 소림사에서 왔다던 그 중놈도 한가락 했고, 종남파의 비쩍 마른 꺽다리 젊은 장문 놈도 한 수 했지.
어쨌든 어제 드디어 그놈을 만났다.
적무혁!
말이 필요치 않았다. 그놈과 대면하는 순간 내안에 그놈이 이미 들어와 있었다.
대초인 전왕의 후예답게 그놈은 역시 대단했다.
벽호를 빼다 박은 듯 한 행동거지가 그랬고 늑유온이 보여주던 종사의 기질을 갈무리한 모습이 그랬다.
심지어 심연호가 말하던 몽검후를 연상케 하기도 했다.
정신상태가 온전해 보이지 않아 걱정이지만 어쨌든 이놈 덕에 검선으로 가는 길에 서광이 보인다. 더해서 당분간 강호가 지루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놈과 함께라면 강호가 활기차지 않을까 싶다.
우리시대 최고의 무협작가 장경!
그가 신작을 들고 부상했다.
이름하야 ‘마군자‘
그의 심해 속의 수압 같은 무거운 글을 기대했던 독자들에게는 약간의 실망감을 안겨 드릴지도 모르나 이 글 마군자는 무거운 글이 아니다. 가벼운 글이다.
장경의 이전 글과 비교하면 가장 가벼운 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장경이라는 이름 앞에서 가벼운 글, 무거운 글을 구별하는 것은 더 이상 무의미한 일이 아닐까 싶다.
왜? 장경이니까. 그렇다. 장경이다.
가벼운 글, 무거운 글을 떠나서 그의 글에는 언제나 진정성이 담겨 있다.
“젊은 신무협 작가에게선 찾아 볼 수 없는 심후한 무협의 세계“
이것만으로 족하지 않을까?
ps. 구별이 무의미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나 역시 여전히 장경의 암왕이나 빙하탄 같은 글을 보고 싶다는 욕심을 버릴 수 없다.
그 누가 있어 무협소설에 삶의 무게감을 실어 낼 수 있을까?
또 한편으로는 마군자 같은 유쾌하고 해학적인 장경만의 글을 보고 싶다는 욕심 역시 저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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