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금시조
작품명 : 혈관음
출판사 : 연일출판사
먼저 감상글과 상관없이 사설을 씁니다.
중국 무협에서 시작해 한국 무협까지 꽤 많은 책을 읽어왔습니다.
무협얘기 하는데서 별로 빠지고 싶은 생각도 없구요.
예전에는 닥치지 않고 봤으며, 일단 읽기 시작하면 끝을 봤지만,
요즘은 시간도 없기도 하고, 책을 고르게 되더군요.
그래서, 제가 책을 선택하는 첫째 기준이 작가입니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기본적인 만족도는 지켜주니까요.
근데 그게 전부입니다. 근 1,2년 사이에 읽은 책 중에서 "이거다" 라는 느낌의 책을
만나기 힘들더군요. 꽤나 유명하신 분들이고 초기 몇 작품은 정말 재밌게 봐 더 큰
기대끝에 후속작을 보게 되면, 그저 그런 정도였구요. 그 사이에 혜성처럼 나타나신
분들의 데뷔작을 보더라도 떠들썩하던 반응만큼이 아니더라구요.
결국, 몇 권 읽다 덮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였어요.
제가 변한 건지, 글이 변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조금은 감정이입을 하면서 읽는 스타일인데, 첫째, 감정 과잉 싫어하고, 둘째,
허무 맹랑 싫어합니다.(기본적인 스토리 배경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
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과정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이 플롯이요,
둘째가 캐릭터입니다.
예전, 장경, 진산, 좌백님, 고명윤 님 등의 글을 읽을 때, 느끼던 긴장감...
너무 궁금해, 그냥 뒷페이지로 넘어가서 슬쩍 뒷 이야기 알고 싶어 손이 부들부들 거
리던 그 느낌. 정말 느껴본지 오래입니다. 물론, 기대작들은 있지만요.
그러다, 예전의 꺼져버려 불씨만 좀 남아 있던 잿 속에서 조금씩 타오르는 느낌을 받
았습니다. 바로 금시조님의 <혈관음>이구요. 지금 연재 중이신 <북궁남가>나 <광
신광세>, <절대무적> 등은 더욱 기대작입니다만....
제가 완결전까지는 왠만해서는 안 읽는데 결국 읽기 시작해 지금은 후회하고 있습니
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스토리, 현기를 품은 듯한 촌철살
인의 글귀들, 평범한 소재인 복수극이 기본 라인이면서도, 눈물 질질 짜지 않습니
다. 슬픔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안으로 삭이기에 더욱 와 닿는 감정들.....
너무 짜여진 느낌이라, 조금은 3자의 느낌에서 냉정히 바라보게 만드는 점도 있긴 합
니다만, 요즘 많은 글들이 장편 추세로 넘어가다 보면 당연히 보이는 글의 느슨함은
전혀 없습니다.
금시조님의 예전 작품들 생각도 나고... 다른 평범한 무협과는 다른 뭔가 독특한 맛
을 느끼고 싶으신 분이라면, 한편의 잘 짜여진 영화를 보고 싶으시다면, 일독을 권합
니다. 한 가지 단점은, 오탈자가 좀 있더라구요. 특히 엉뚱한 캐릭터의 이름이 불쑥
튀어나올 때, 당황스럽습니다.
한 가지 더, 읽다가 생각한 것은 금시조님 작품들 속 얘기들의 연대기를 구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예전 작품들 찾아낼려면 엄청 힘들겠지만...^^;;;
금시조님, 4권은 언제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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