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배명훈
작품명 : 타워
출판사 : 오멜라스
이 소설은 연작소설입니다.
빈스토크(콩대)라는 600층 이상의 층을 가진 탑으로 세워진 도시국가를 배경으로 하는 6개의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이 소설은 무척 한국적인 SF입니다..한국적인 소재를 써서 그렇다는게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뉴스에서, 친구들과 술먹고 이야기 나눌때나, 또는 자신이 직접 겪는 그런 사회적 이야기들, 진부해서 클리셰처럼 보이는 그 이야기들을 색다르게 SF라는 창을 통해 보여줍니다..
1화는 권력과 그에 빌붙는 연구자들의 희화화된 이야기입니다. 권력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의 이야기죠...미묘한 권력의 세계에서 현금같은 건 뇌물이 되니, 은근한 마음의 짐을 매기는 그런 물건, 고급술(양주)같은 물건이 권력의 화폐로 쓰인다는 상상이 참 기발하더군요... 그 유통 흐름을 권력장으로 현상화하여 권력의 중심이 어디인지 파악해 보니..참 기묘한 곳으로 술이 흘러들어가는데..
2화는 털어서 먼지안나는 사람 없다...사회비판적인 작가였던 사람도...그 사람의 변화에 실망을 느낀 편집자도..먼지 안나는 사람이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
3화는 비정규직 파일럿에 대한 훈훈한 이야기...저는 그보다 미국이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벌인 전쟁의 민영화가 더 생각났지만.. '사실 우리는 모르는 일입니다.'
4화, 엘리베이터와 수백층의 바닥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3차원 공간에서 동원예비군 훈련 계획을 짜야 한다면?. 고시원에서 얼어죽을 뻔하다 시험에 붙어 '수평주의자'에서 '수직주의자'로 신분이 급상승한 주인공의 사람이야기.
5화는 해탈한 코끼리와 시위대 이야기..명박산성과 최루탄 섞은 물대포도 우정출연.
6화, 이런 이야기가 있죠...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기 전까지 절대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침몰하는 배에서 가장 먼저 도망가는 생물이 뭘까요? 저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가장 늦게 타워에서 도망치겠지만 말입니다..
이 밖에도 여러편이 단편이 섞여 있습니다..최종적인 감상은 약간 알쏭달쏭. 분명 재미있습니다만. 희화화된 개그 코드가 섞여있는데도 웃을 수 없더군요. 왜냐하면 저 웃긴 이야기가 사실이니까..최루탄 섞은 물대포도, 코끼리로 시위대를 진압하려는 미친놈들도, 평생 소원인 집마련 위해 그냥 전재산 써서 집을 사셨다는 어머니 얘기도...참 기묘한 방법으로 챙길거 다 챙기는 연구소장도..사실 소설을 볼 필요없이 TV만 켜면 9시에 볼수있는 이야기들이죠....그렇지만 배명훈의 기발한 상상력이 이런 '한국적인' 소재들을 SF소설을 바꾸는 과정은 참 볼만합니다..
제가 배명훈이라는 작가의 소설을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예비군 로봇 이라는 단편입니다. 추천해요~
http://mirror.pe.kr/zboard/zboard.php?id=baemh&no=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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