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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검무 저자분께 회답.

작성자
Lv.68 ptype
작성
03.12.10 13:22
조회
948

  오랜만에 만나는 긴 호흡의 글에 새로운 내용, 참신한 전개의 훌륭한 글입니다.

  가장 우선적인 것은, 재미있습니다. 장르에 어울리는 재미지요. 장르 소설에서 재미를 빼면 단팥 없는 찐빵이니까요.

  

  기실, 이 글은 작가님께 개인적인 메일로 보내려고 했으나, 자꾸 메일이 가지 않거나 오류가 난다는 메시지가 떠서 이렇게 공개적인 곳에 올리게 됐습니다.

  작가님의 글 중에 왜 출판 권유가 없을 까? 하는 의문에 대한 대답을 할 요량이라서요.

  저는 이 글을 읽으며, 석공님의 ‘청룡장’이 생각났습니다. 당시, 하이텔에서의 절대적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인기와 구독열에도 불구하고 책으로 출간된 청룡장은 실패를 맛보았습니다. 그 원인에 대해 수많은 논이 있었지만, 가장 확실한 답을 내주신 분은 금강님이셨습니다.

  “가르치려드는 글을 읽을 이는 없다.”

  이 한 문장으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청룡장은 새로운 무학에 대한 접근과 일대일 대결의 무협세계에 체계적인 집단적 전투의 개념을 도입한 글이었습니다. 그 새로움에 취해서 수많은 독자를 만들어 냈으나, 일부 열혈 독자들과 그 문장 안에 담긴 뜻을 이해할 수 있는 연령대에서만 구매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럼, 금강님의 저 문장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현재, 무협의 대세는 과거 40대에서 10대 혹은 20대 초반으로 옮겨졌습니다. 이것은 대여점 문화가 생성되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팔리는 작품은 낮은 연령대에서 통하는 작품이라는 뜻입니다.

  하면, 청룡장의 문제는 무엇이었는가? 설명이 길었습니다. 단순히 길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설명이 내용에 녹아있는 것이 아니라 읽는 독자를 가르치려는 수준이었습니다. 거기에 그 설명된 부분을 읽지 않고 넘어가도 뒷 부분을 읽고 이해하는데 별 무리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작가님이 설정하신 세계관과 인물들의 성정, 하고자 하신 이야기를 전부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 독자층이 원하는 것, 재미라는 측면에서 글의 내용을 파악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읽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 길어지면, 독자들은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인터넷에서 읽는 것만으로 만족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인터넷 연재를 그만두고 책으로만 냈을 때 과연 구독율이(사지 않는 것이 워낙 일반화 되어있어 구매율이 아닌 구독율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쓰면서도 기분이 나쁘군요.) 인터넷 수준을 유지하느냐는 물음에 아니라는 답변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출판에 관여하는, 직접 출판하시는 분은 아니지만, 거의 비슷한 일을 하시는 분을 몇 분 아는데, 청룡장이 자비 출판을 한다고 했을 때, 그분들의 대답은 한결같이 비관론이었습니다. 현 독자들의 세태를 전혀 읽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제, 고독한 검무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처음 언급했듯이 호흡이 긴, 진정한 장대한 스케일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긴 여정과 그 여정에 어울리는 인간들의 부딪힘과 어울림을 잘 표현하였고 진짜 배달민족, 예맥족을 주연으로 한 최초의 소설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읽는 이를 감동시키는 놀라는 글입니다. - 그 동안 몇몇 한족이 등장하는 글이 있었습니다만, 과연 말만 한족이지 중국 한족과 차이점을 구별하기 어려웠던 글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

  거기에 현재까지 알려진 정사를 기준으로 세외까지 넓어진 영역에서 경제와 역사를 아우르는 글 솜씨는 가히 일품이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글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런 글이 출판계에서 고개를 가로젓는 이유는 앞서 청룡장의 예에서 든 설명에 대한 문제, 더군다나 이 글에서는 화자(작가) 본인이 직접 이야기에 끼어드는 형식이라 글을 읽으면서도 신기해 하는 경우입니다.

  아직 글이 끝난 것이 아니기에 무어라 확정지어 말을 하기는 어려우나, 글의 개연성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바로 육극마와 현무단에 대한 언급입니다.

  둘의 드러난 능력으로, 불가능은 없어 보입니다. 세상에, 날아오는 화살을 역전시켜 돌려보내다니요!

  환술을 넘어 공간을 역전시키는 능력을 보이고 바로 그 능력을 습득해서 상대를 죽이는 광경.

  아직, 왕천양의 능력이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다고 해도, 이 정도 능력이면, 육극마는 예전에 중국의 황제를 죽였을 것이고, 현무단은 구태의연하게 지리한 싸움이 아닌 간단한 암살로 모든 것을 끝마쳤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거기에, 현무단의 이념, 물질문명을 아래로 보는 사상이 불쑥 불쑥 튀어나올 때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것이, 행동하는 것이 현무단의 이념인가 하는 생각에 글의 전개를 가로막습니다.

  이상 설명한 두가지 아쉬운 점은 또한 장점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설명은 저와 같은 독자에게는 그야말로 감로수라 표현할 정도의 재미를 줍니다.

  작가님의 설명을 들으며 글을 읽는다고 상상해보십시오!

  돈을 주고도 얻기 힘든 기회가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않고, 이 부분이 계속 걸린다면, 작가분과 편집자분께서 상의하셔서 많이 드러내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는 아직 이야기가 전개 중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작가분께서 개연성 미비라는 부분을 글에 알맞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글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즉, 의문점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독자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것이지요.

  이제, 프린터로 뽑아서 읽는 것도 힘듭니다. 비용은 둘째 치고, 장수가 매우 많아지다보니 보관에 대한 문제가 생겨납니다. 이미 제 방을 넘어 서제까지 들어간 저의 소설들은 이제 놓을 장소가 애매해지고 있거든요.

  하루라도 빨리 책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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