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치와 평온과 쾌락 Luxe, Calme & Volupte, 1987, 2001
저자 : 장 자크 상뻬
역자 : 이원희
출판 : 열린책들
작성 : 201007.06.
“우훗!”
-즉흥 감상-
장 자크 상뻬 이어달리기‘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초승달이 하늘에 걸린 밤. 뒷마당의 조그만 풀장에서 조명과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의 색소폰 연주를 배경삼아 참방거리는 여인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이야기의 흐름이 없는 일상 속 단상의 나열로, 아아. 그저 느긋한 즐거움이 하나 가득 넘쳐나고 있었는데…….
에. 제목이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그림은 어스름한 새벽 또는 밤. 바닷가의 집으로 들어서는 가족들을 등지고 모래사장 위에 서있는 남자가 그려진 장이었는데요. 손가락을 꼽으며 먼 하늘을 응시하는 남자가 중얼거리는 ‘포부’의 내용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책 전반에 걸친 그림들이 그런 의미를 제각각의 개성으로 맛깔스럽게 준비되어져 있었으니, 상뻬 님의 그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실 것을 권해보고 싶어지는군요.
사치와 평온과 쾌락. 그러고 보면 ‘절제 인내 그리고 무관심’을 모토로 하고 있는 저와는 반대되는 삶의 이야기를 마주한 것은 아닐까 하는데요. 그럼에도 마음 속 깊은 곳에는 꿈꿔오고 있던 판타지이자 오만과 편견의 긍정적인 모습을 마주하는 기분이 들었던지라 즐겨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물음표를 하나 던져보아,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나름 ‘사치와 평온과 쾌락’하십니까? 그런 게 세상에 어디 있겠냐는 식의 다양한 불평불만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아 예상되는 답변들은 과감히 생략하고, 어떤 작은 것이라도 ‘카르페 디엠’을 열창할 수 있다면 제목에서 제시하는 세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있을 것이라 감히 장담해볼까 하는군요. 크핫핫핫핫핫핫!
네? 무슨 그림책을 그렇게 진지하게 만나고 있냐구요? 으흠. 뭐 어떻습니까. 이 세상은 혼자만의 생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나름의 가치기준으로 서로 어우러져 굴러가는 것이라 믿는 저로서는, 그저 다양한 만남의 기회를 즐길 뿐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앞서 만난 작가님의 다른 책들과는 달리 묘하게 나른하고 여유로운 인물들이 대거 출연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으니 다른 분들은 이 그림책을 어떤 기분으로 만나셨을지가 더 궁금해집니다.
그러고 보니 상뻬 님의 책들을 읽다보면 사회를 풍자하는 신문지상의 시사만화와 비슷한 느낌을 받곤 하는데요. 한 장의 그림이라도 해석하기 나름인 다양한 이야기들이 듬뿍 담겨있는 그림들의 향연. 삽화 같은 귀여운 그림만으로도 멋진 작품을 선물하시는 작가님께 그저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볼 뿐입니다.
휴우~ 아무튼, 달리고 달려 당장 손에 잡아볼 수 있었던 작가님의 책을 ‘뉴욕 스케치 Par Avion, 1989’를 마지막으로 두고 있는데요. 조만간 연대기 목록을 만들어 빠진 게 있는지 확인해봐야 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덤. 달력을 보니 아직 초복이 이주일 정도 남아있음을 알게 되었는데요. 아아.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라 할 수 없는데도 이렇게 덥다니! 당장 오늘이라도 시원한 맥주에 치킨을 뜯어보고 싶습니다!! 살짝 언 막걸리에 피자도 환영입니다!!!
TEXT No. 1251
[BOOK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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