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로저 젤라즈니
작품명 : 저주받은자 딜비쉬 1, 변화의 땅 2
출판사 :
대마법사 젤레록은 한때 세상을 위협했던 마왕 로르흐가에 대항해 싸웠던 빛의 마법사였지만 패배해 굴복당합니다. 그리고 엘프 용사 셀라가 스스로를 희생해 보이지 않는 검을 이용해 로르흐가를 암살한 후에도, 젤레록은 그를 지배하는 로르흐가의 마력을 완전히 씼어내지 못합니다.
질병처럼 몸에 남은 마왕의 흔적을 씼어내기 위해 은둔하고 명상에 잠기지만, 결국 젤레록은 죽은 로르흐가의 영향력을 씼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악의 구렁텅이로 떨어지고 맙니다. 로르흐가의 뒤를 이은 사악한 악의 마법사가 탄생한 것입니다!
젤레록이 악의 명성을 드높일때, 셀라의 후손으로 엘프의 혈통을 이은 딜비쉬는 자유도시 포타로이의 독립을 위해 칼을 들고 싸웁니다. 그의 조력에 도시는 자유를 지킵니다. 하지만 승리의 날, 딜비쉬는 젤레록의 사악한 마법의식을 목격하고 인신공양되는 산제물을 구하기 위해 젤레록과 싸우게 됩니다. 그는 자신에게 어떤 이익이 없는데도, 세상의 선을 증진시키기 위해 칼을 들고 싸우는 영웅인 것입니다!
하지만 강대한 마력앞에 하급마법사(딜비쉬는 기본적으로 전사이므로)인 딜비쉬는 무력할뿐, 그의 육체는 돌이되고 영혼은 지옥으로 떨어져 고통의 집에서 악마들에게 고문받게 됩니다.
포타로이의 주민들은 딜비쉬가 실종되고 석상만이 발견되자 딜비쉬를 찬양하는 누군가가 남긴 선물로 간주하고(-0-;;) 딜비쉬의 석상을 광장 한 복판에 장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수백년이 흐릅니다. 포타로이는 다시금 동방의 군령(아마 Warlord의 번역인듯?)의 공세 앞에 위기에 놓이고 포타로이의 사내들은 광장에 모여 수백년전의 전의를 되살립니다.
바로 그때, 자유를 향한 시민들의 열망이 그를 깨운 걸까요? 광장에 수백년간 놓여있던 딜비쉬의 석상이 조용히 깨어나더니 온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분수로 걸어가 물을 들이킵니다.
지옥에서 수백년간 고문당하던 딜비쉬가 귀환한 것입니다. 그는 자신을 파멸시켰던 젤레록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리고 아직까지도 잊지 않은 정의를 위해 다시금 칼을 들고 싸우게 됩니다. 그의 곁에서는 지옥에서 사귀게 된 강철로된 말 형상을 한 악마가 수호하고, 지옥에서 손에넣은 강력한 외포[畏怖]의 주문은 젤레록을 거꾸러 뜨릴 비장의 무기인 것이죠.
이후 이야기는 딜비쉬가 포타로이의 독립을 위해 다시금 칼을 들어 싸우고, 동방의 군령을 막기 위해 수백년전 사라졌던 군대를 쇼어던의 종을 울려 소환하고, 잊혀진 고대신의 사원을 탐색하는 등의 모험을 단편으로 엮여 전개됩니다.
젤레록의 지배하에 있는 여섯개의 마법의 요새를 하나하나 찾아가며 딜비쉬는 육체를 가진 상태의 젤레록을 직접 대면하여 그를 파괴시킬 기회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2부 변화의 땅에서는, 젤레록과 딜비쉬가 고대부터 존재해온 초시간성에서 대면하여 결착을 짓게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러브크래프트적인 올드 원과 엘더 갇이 등장해서 흥미롭습니다.
사실 소설로써의 재미만 보자면 낡은 느낌이 나서 좀 거슬렸습니다. 젤라즈니의 소설은 서사적인 면보다 비쥬얼적인 면을 너무 중시한거 같아요. 내면의 심리묘사나 캐릭터간의 갈등에 할애된 지면보다, 대부분의 몽환적이고 변화무쌍한 배경에 너무 치중된 느낌이랄까요. 그가 소설을 쓸때 이런 이미지를 나타낼려면 아마 영화로는 불가능하고 텍스트가 가장 적합한 도구였겠죠..앰버 연대기에서도 그랬는데 이게 젤라즈니의 작풍인 것 같기는 합니다.
뭐 그래도 '저주받은자 딜비쉬'의 단편들은 뭔가 폼나고 분위기가 나긴 하는데 2부인 '변화의 땅'에서 변화의 땅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은 사실 많이 지루하더군요..
이 소설은 히로익 판타지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꺾이지 않는 불굴의 영웅이랄까요.( 얘는 수백년간 지옥에서 고문당했는데도 그에 대해서 별말 안합니다. 마치 사나이는 그런거 말로 불평하는거 아니다. 이런 느낌이랄까 -.,-;) 그래서 좀 전형적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이야기의 감초같은 역할을 한 강철로 된 악마수獸 블랙과의 만담 덕에 글을 계속 읽게됩니다..
결국 요약해보자면, 전형적인 판타지의 클래식이며, 클래식 답게 뭔가 비평을 하기에도 애매하고, 재미없다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재밌었다 하기에도 애매한 -.,-; 그런 감상이었습니다.
젤라즈니의 작품을 좋아하시거나, 좀 색다른(오히려 이런 작품은 한국에 잘 없으니까요!) 판타지를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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