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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66 서래귀검
작성
10.03.27 17:31
조회
2,697

작가명 : 코맥 맥카시

작품명 : 더 로드

출판사 : 문학동네

더 로드는 종말 후 세계를 묘사합니다. 밤과 낮의 변화가 크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어두운 잿빛 하늘, 재 섞인체 내리는 눈과 비, 지옥불이 휩쓸고 간듯 새까맣게 탄 대지, 타녹은 아스팔트와 그 위에 녹아붙은 차들과 시체들..나무는 뼈처럼 마른 고목들뿐이고 대지 위에는 풀 한포기 남지 않고 빛이 비치지 않는 하늘엔 새 한마리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죽어버린 세계인 것입니다. 그래도 이 안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살아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뒤져 지난 문명의 유류품을 모아 도구로 쓰고 아직 남아있는 통조림을 찾아 끝없이 떠돌고 있는 것이죠. 물론 식량은 부족하고, 당연하다는 듯이 인간은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합니다. 소설 내내 주인공을 위협하는 것은 멸망에 처한 극한의 자연환경보다 약탈과 강간을 일삼으며 떠도는 '나쁜 사람들' 이죠......

이 소설은 이름조차 언급이 안되는 한 남자와 그 아들이 아무 희망도 없이 절망뿐인 이 어두운 세계를 떠도는 이야기입니다. 이 부자는 겨울을 피해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지만..이 소설 속엔 희망을 주는 헛소문 같은 것 조차 없지요. 그러니까 남에 가면 살만한 곳이 있다는 그런 언급조차 없습니다. 정확히 언급은 안되지만. 이미 세계는 구석구석 한 곳도 빠짐없이 모두 멸망한 상태니까요.

남자에게 남은 것은 아들뿐입니다. 사는게 지겨워서 그의 곁을 떠나 죽음으로 가는 것을 택한 아내가 말한 대로 그와 죽음 사이에 있는 것은 아들뿐이니까요. 멸망의 날에 태어난 그의 아들은 예전 존재했던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마치 과거 세계를 멸망으로 이끈 악덕과 전혀 무관한 듯 그의 아들은 순결하고 선하며 부서질듯 아슬아슬하지요..그에게 아들은 살아남은 마지막 빛, 불을 옮기는 사람이며 지상위에 천사이고 골고다 언덕의 예수고 소돔에 남은 마지막 선인같은 존재인 거죠..

솔직히 책을 읽는 내내 굉장히 재밌어서 손을 못뗏다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사실 다 읽고보니 이건 장르소설이 아니군 ㅡㅡ;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독자에게 재미를 주려는 플롯은 아니죠..근데 읽다보니 재밌더군요.. 어떻게 끝날지 궁금하기도 하고...포스트아포칼립스틱한 얘기를 쓰려면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듯..재밌는건 작가가 젊은 시절 대단히 궁핍하여 팔년간 헛간같은곳에서 살며 호수에 나가 목욕을 하며 살았다는데, 그 경험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라고 역자가 유추한 것 ㅎ 여튼 최근에 영화도 개봉되고 퓰리처 상까지 받은 작품이라니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ㅎ


Comment ' 7

  • 작성자
    Lv.66 서래귀검
    작성일
    10.03.27 17:35
    No. 1

    창규님...네..네타..-0- 조심하셔야..

    저도 매우 재밌게 읽긴 읽었습니다. 다만 잡자마자 밥도 잊고 볼 정도로 빠져드는 책은 아닌..뭐 그런 책이랄까; 친구에게 꼭 읽어봐! 하기보다 한번 읽어봐 하는 정도랄까요 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임창규
    작성일
    10.03.27 17:44
    No. 2

    네타 조심하기 위해 삭제. ㄷㄷ. 그냥 재밌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코끼리손
    작성일
    10.03.27 19:02
    No. 3

    끔찍한 글이지만 제 취향이군요.
    소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레듀미안
    작성일
    10.03.27 23:04
    No. 4

    영화가 히트쳐서 저도 읽어봤는데 그리 빠져들만한 글은 아닙니다.
    번역이라서는건 둘째치고 의심의 흐름기법으로 여기저기 과거 현재를
    드나드니 집중이 안되더군요.
    영화가 차라리 의미전달을 잘한듯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쭌님
    작성일
    10.03.27 23:29
    No. 5

    베스트셀러라고 말이 참 많던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aveeno
    작성일
    10.03.29 12:20
    No. 6

    저도 매우 재밌게 읽었어요. 내용이 재밌다기보다는, 표현이 너무 좋아서 표현에 홀릭해서 읽었던 거지만요. 결말에 대해서는 광고만큼 감명은 못 받았지만, 그 과정이 지루할 것 같은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한 것 같아요. 제일 재밌는 글은 아니었지만, 절대로 버리지 않을, 두고두고 읽을 글 상위권에 랭크된 책이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냉혹무정
    작성일
    10.03.30 04:34
    No. 7

    문득 폴아웃3가 생각나네요.

    요즘 하고 있어서 그런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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