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스티그 라르손
작품명 : 밀레니엄
출판사 : 아르테
개인적으로는밀레니엄이란 작품은 상당히 특이한 작품이었다. 출간당시 유럽을 들었다 놨다 했던 이책은 희안하게도 쉽게 손길이 가지 않는 마력이 있었지만 결국은 "한번은 봐야할 책" 이라는 생각에 손길을 뻗었다. 보통은 이런 유명한 책은 바로바로 읽는 편인데 말이다.
쟝르는 추리물이다. 3부 완결후 작가가 사망하여 팬들의 안타까움을 더하는 이 밀레니엄 시리즈는 북유럽 작가들 특유의 과감한 인물설정이 두드러진다. (북유럽작가들은 캐릭터를 잘 잡아낸다에 특징이 있는 듯 하다. 물론 대체적이다는 말이다.) 또한 북유럽만의 고상한 "사회비평" 혹은 "사회풍자"적 느낌도 크다. 그들의 작품은 그냥 대중소설이라 할지라도 현 사회의 비판이라는것은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필수 요소라는 강박관념마져 있는듯 하다.
소설은 재밌지만 진하다. 색체가 진하고 무게감도 진하다. 그것은 작가 자신이 기자출신이라는것에 있는 지도 모르지만 "좋은 소설은 매우 다양하면서도 깊은 사전지식에서 나온다" 라는 것을 엄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뭐 이 소설의 스토리는 너무나 유명한 베스트셀러라 대충은 다 알것이니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솔직히 이렇게 유명한 책 스토리를 또 여기서 왈가왈부 한다는것 자체가 지루한 거고.
이소설의 가장 좋은점은 "캐릭터"와 묘사에 있다. 상당히 많은 시중의 추리 소설이 간과하는점이 추리소설의 핵심인 "트릭" 자체에 너무 몰도해서 그 사건을 둘러싸는 인물에 소홀한 감이 있는 책이 꽤 있다는 것인데 이 시리즈는 그점을 간과하지 않고 잘 잡아내 주었다.
복지국가 스웨덴. 그곳을 배경으로 흐르는 이 소설은 충분히 우리에겐 낮선공간이고 문화이다. 그것을 충분히 이해가가고 납득할만치 소설은 묘사력이 좋다. (이 소설의 배경이 복지의 천국이라고 하는 스웨덴이라는 점을 상기하는것은 이 소설의 깊이를 더하는 배경적 요소가 된다.)
그런 기본중의 기본이 잘된 것을 바탕으로 꼼꼼하고 튼튼하게 소설은 스토리 자체를 위해 엮어들고 있다.
상당히 고급스러운 작법을 튼튼한 기본기를 토대로 쌓아올린 작품이라는 것이다. 바로 전에 소개한 "대지의 아이들" 시리즈가 너무 정직해서 바보스러울 만치 정형화된 교과서적 소설이라면 이 소설은 소설의 구성의 3요소인 인물, 사건, 배경에 대한 튼튼한 기본기가 얼마나 소설을 질적으로 깊게 만드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시리즈 이다.
문피아를 보면 기존의 양판소설의 모작 모방으로 시작하는 소설들을 보면 이러한 기본기 없이. 전에 봤던 책방의 책들, 애니, 라노벨등등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만 기억해서 그때그때 양념발라놓은 글들을 상당히 많이 보는데.
좋은 소설을 쓰기위해 가장 필요한것은 기본기 그자체라는 것을 이 "밀레니엄"시리즈는 여과없이 보여준다. 보통 리소설을 생각하면 "추리 = 트릭" 이렇게 굳어져버린 것과 달리 모든 소설은 역시 기본기에서 나온다는것. 굳이 엄청난 트릭을 생각하지 않아도 이 기본기만 튼튼하면 멋진 추리소설이 나온다는것.
만약 이 소설은 아직까지도 주저하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확실히 손을 뻗길 바란다. 이 책은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단, 대여점 소설처럼 "우선 닥치고 빠른 스토리전개"에 익숙한 독자라면 느린호흡에 절망할지도 모르겠다. 이책은 한줄한줄 꼼꼼히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개형식에 있어서 아무리 서구작가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드는 부분도 눈에 띄긴 했지만. 그건 내 개인적 취향이라고 생각한다면 별반 흠이랄것 까지는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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