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양선희
작품명 : 타천사 루시퍼 (1~5)
출판사 : 청어람
보통 천사나 악마가 나오는 출판된 판타지 소설은 그리 많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이 책의 세계관이나 장르는 좀 특이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몇 안 되는 천사와 악마가 나오는 소설이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이 제게 큰 의미를 부여해주는건 제가 이 책을 통해서 판타지 소설이라는 장르 문학과 신학에 조금은 관심을 가지게 됬습니다. (그렇다고 신학 전공은 아니구요..)
타천사 루시퍼. 흔히 성경에서 나오는 천사였지만 타락해버린 악마로 알고 있으실 겁니다. 이 소설에서는 성경의 타천사 루시퍼를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보통 아마추어 소설에서도 루시퍼를 보면 크게 두 갈래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나는 루시퍼를 대마왕, 악마왕으로 보는 경우와 혹은 억울한 모함을 받고 쫒겨난 천사, 사실은 착한 천사라고 보는 경우.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이 소설는 후자 쪽. 루시퍼를 모함을 받고 쫒겨난 천사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스토리는 루시퍼라는 타천사가 인간계로 내려와서 생활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 인간계라는 건 현실이 아니라 역시 또다른 이계이구요. '마족의 계약'과 같은 경우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다른게 있다면 이 책에서는 소환 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려온 겁니다.
제가 이 소설을 재밌게 읽었으며 추천드리는 이유가 있다면 두 가지. '캐릭터의 성격'과 '스토리의 짜임새'입니다.
제가 '월야환담'이라는 소설을 재밌게 읽었던 요소 중 하나가 캐릭터의 성격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캐릭터의 성격이 뚜렸합니다. 각기 비슷해 보이면서도 사실상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지요. 그리고 많은 캐릭터들이 모두들 각각 과거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재밌습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동료들이 추가되는 D&D물 형식에 각각의 동료들 모두 특별한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읽을 때마다 밝혀지는 인물들의 과거이야기도 볼 만 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스토리를 보자면 이 책의 스토리는 처음과 끝이 연결 되는 식입니다. 이 점에서 보면 이것 역시 '마족의 계약'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처음에 정말로 별 것 아닌 것 같았던 사건이 나중에 큰 사건으로 연결되는 연결고리가 되는 점. 그리고 초반에 일어난 사건들이 결국 하나의 커다란 사건으로 연결되는 점. 제가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감명받은 부분입니다. 당시 저는 장르문학을 처음 접하는 터라 장르문학에 대해 비관적인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허나 저는 처음 제가 본 책이 이 책이라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나 5권째를 펼쳐드는 순간 느껴지던 그 감동...... 서서히 들어나는 음모에 나름의 반전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간단한 사건이라 생각해서 '아 별 것 아니였구나'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나중에 가면 모두다 하나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 저는 그것이 이 소설이 재밌던 점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잘 못 느꼈던 거지만 다른 분들의 이 책에 관한 평을 보면 작가의 필력이 좋다는 평가를 주었습니다. 특히나 묘사에 관한 면에서 굉장히 좋아서 문체 공부를 하는 분들에게 좋다는 평을 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겐 처음 접하는 장르라 그리 크게 와닿게 느끼진 못 했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요즘들어 다시 읽어봤을 땐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요즘 들어 소설을 쓰다보면
'난 저 책을 읽었을 때는 머리속에 이미지가 딱 떠올랐는데 내가 막상 써보니까 안 되는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을 친다면 그것 역시 스토리입니다. 이 책의 맨 뒷편을 보면 나오는 지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지도가 대체 왜 있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무색하더군요. 지도에는 '골드 드래곤의 숲' '얼어붙은 폭포' '피닉스의 사막'등등 눈에 띄는 지명들이 등장합니다. 당시는 몰랐지만 '골드 드래곤'이라는 요소도 판타지에서 한번도 못 본 요소라는 것도 알게 됬습니다. 다만 이 지도는 안 보는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리고 마지막 5권에 가면 조금 급하게 끝낸 감이 없지마나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의 뒤에 리뷰편을 보면 4권까지만 해도 6권에 완결이 될거라 예상이라고 하시고선 5권에서 완결이 되더군요. 그런 점에서 보면 작가분이 개인적 사정으로 6권 완결 예정을 서둘러 5권 완결로 바꾸었다고 생각이 되기도 했습니다.
허나 그런거에 비하면 끝부분 스토리는 매우 좋았다고 봅니다. 깔끔하기도 하구요. 그 사이에 끼어있는 부분이 좀 급하게 진행되는 감이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세계관도 좀 특이하다면 특이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역시나 '톨킨 세계관'을 모티브로 쓴 것은 맞지만 어느 판타지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드래곤도, 오크도 안 나옵니다. (사실 나오긴 나오는데 과거 회상에서..... 그리고 우리가 알고있는 그런 개념과는 조금 다른 개념의 드래곤) 그리고 엘프 역시 안 나오고 주인공 동료 중에 하프엘프가 하나 있지요. 하지만 그 하프엘프 성격이 보통 엘프의 성격과는 완전히 다른, 소설 자체에서도 '절대 엘프라 봐줄 수 없는'이라고 정의해 버린 케릭터입니다. 매우 개성넘치는 캐릭터죠.
그리고 오히려 비중이 높다면 드워프의 비중이 더 높습니다. 드워프는 반권 가까운 부분을 차지하거든요.
현재 이 작가분께서는 활동을 하고 있지 않고 계십니다.
작가 분이 여자분이고 하시니 역시나 개인적인 문제일거라 생각합니다. (결혼문제나 혹은 교육문제)
다만 작가분이 여자라서 그런지 좀 꼼꼼하고 감성적인 문체라서 그런지 제게는 좀 맞는 것 같았습니다.
결말은 아쉽게도 sad ending...... 그러나 그만큼 여운이 남는 소설입니다.
그리 유명하지는 않은 소설입니다. 다만 제가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10년이나 된 소설이라 저같은 경우는 중고로 겨우 구할 수 있었습니다만, 여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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