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가인님의 남아일생

작성자
Lv.31 견인불발
작성
08.06.28 07:06
조회
2,772

작가명 : 가인

작품명 : 남아일생

출판사 : 로크미디어

# 1

더운 날입니다. 덩달이는 세 시간 넘게 뒤척이다 결국, 잠을 포기하고 일어났습니다. 선풍기에선 이젠 더운 바람이 불어오네요. 그리하여 야밤에 깔끔하게 방 청소를 했습니다. 좁은 방, 얼마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땀이 비 오듯 쏟아집니다. 덥다, 더워.

샤워를 하고 빠삐코 하나 물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요즘 덩달이는 '메가패스존'이라는 사이트를 종종 찾아갑니다. 괜찮은 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거든요. 무슨 영화를 볼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빠삐코를 쭉쭉 빨아대는 덩달이. 그러다 '에이, 영화는 조금 있다 보고 만화나 볼까?'라는 생각에 만화를 클릭해서 쓰윽 살펴봅니다. 덩달이는 변덕스럽기도 하지요.

그림만 보며 술술 넘기다 그것도 이내 흥이 떨어집니다. 아까 말했잖아요. 덩달이는 변덕스럽기도 하거든요. 빨리 자야 활기찬 내일을 시작할 텐데 잠이 안 와서 큰일입니다. 그리하여 평소 가보지도 않던 곳을 클릭하며 놀다가 낯익은 책 제목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남아일생'

가인님이 쓰신 무협입니다. 예전에 연재할 때도 재미있게 읽었고, 책으로 나왔을 때도 얼른 가서 빌렸었는데 그만 반품이 되어 2권까지 읽고 그 이후의 내용을 알지 못하는 아픔이 있었더랍니다. E-Book으로 여기서 볼 수 있었군요. 진작에 열어볼걸.

# 2

'남아일생'.

좀 평이한 제목입니다. 덩달이는 책장에서 책을 꺼낼 때 혹은 서점에서 책을 빼들 때, 제목이 한 절반쯤 먹어준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목이란 게 그 글의 얼굴마담이요, 다방레지요, 간판스타 아니겠습니까. 쿨럭! 예로 들은 게 좀 이상한가요? 에효~ 어쩔 수 없어요. 덩달이는 응큼하기도 하거든요.

어쨌든 '남아…'로 시작되는 제목을 보고 얼른 '남아당자강'이라는 노래부터 떠올린 덩달이. 인터넷을 잽싸게 검색해서 그 노래부터 들어봅니다.

글을 읽어나가자 하나씩 읽었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아차! 이거 1년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무석이 '쪽팔리게 살지 말자'는 신조로 강호행을 하는 내용이었지! 읽어나가는데 불안불안합니다.

자, 이쯤에서 소심한 덩달이가 하는 행동은 정해져 있습니다. 소싯적부터 동화책을 읽을 때 왕자님, 공주님이 위기에 처하면 얼른 맨 뒤를 넘겨보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내용을 확인해야지만 안심하고 글이 읽혔다는 덩달이, 얼른 5권 맨 뒷부분을 열어봅니다. '남아일생을 마칩니다.'라는 맺음말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어흑! 에필로그 안 봤으면 많이 슬플 뻔했어요.

# 3

사실 덩달이는 좀 유치하기도 해서, 유치한 이야기를 좋아해요. 흠흠. 이 이야긴 안 하려고 했는데, 뭐 어쩌겠어요. 코끼리가 마스크 쓰고 있다고 그 코가 가려지나요. 사슴이 하이바 쓰고 다닌다고 해서 뿔이 가려지는 것도 아니고요.

그러니까 화산의 일연자 할아버지가 오협의 후예들을 불러 모으는 편지를 보내요. 그중 화산의 제자 하나가 그 편지를 들고 '비협'을 찾아가는데요, 비협의 성격이 워낙 까칠해서 수틀리면 비도를 던져 사람 목숨을 우습게 따는 사람이라고 하거든요. 근데 갔더니 비협은 이미 7년 전에 귀천했고, 그 딸만 있는 거에요. 근데 그 딸이 앞을 볼 수 없어서 편지를 대신 읽어주게 되거든요. 문제는! 어째 그 딸의 성격이 소문으로 듣던 비협의 성격을 그대로 빼다 박은 듯하다는 거였지요.

「현용은 그런 진수지를 보며, 역시 비협의 딸이구나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는 천천히 봉투를 뜯어 그 안의 편지를 펼쳤다.

"음침한 칼잡이 보아… 크흠……."

현용이 헛기침을 하고 진수지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아무 표정도 없이 귀만 기울이고 있었다.

현용은 속으로 일연자를 잠깐 씹어주고, 이번에는 눈으로 먼저 글자를 확인한 다음 소리 내어 읽어나갔다.

"아직도 여전히 음침… 큼… 잘 사느냐? 어르신은 아주 잘 뒹굴 거리는 중이시다. 네놈도 이제 팍삭 늙었으렷다. 푸하… 으음… 여긴 건너뛰겠소이다. 세상이 참 심심하기도 하더니……."

진수지는 조용히 듣기만 하고, 편지를 읽어가는 현용의 이마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가고 있었다.

명색이 화산 최고의 고인이 이렇게 유치한 편지를 쓰다니… 무량수불이었다.」

푸하하! 너무 재미있지 않아요? 음…. 아닌가?

사실 무석과 수영과의 대화나 그들이 벌이는 애정행각을 옮겨올까 했는데, 원래 사랑이란 게 유치하기도 하거니와 그건 직접 읽어보는 게 더 좋을 듯싶어서 그만뒀어요. 읽다 보면 흐뭇한 웃음을 짓게 되거든요. 어떤 땐 좀 울컥하기도 하고요.

# 4

주말에는 그동안 온다 하고 변죽만 울리던 장마가 찾아와 전국적으로 비 소식이 있다네요. 빗방울이 여기저기 통통 부딪는 소리 들으며, 자신에게 닥쳐온 불행을 온몸으로 마주쳤던 사람과 그를 감싸 안는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끝으로 요즘 유행하는 달인 시리즈 하나 할까요?

"16년 동안 무협을 읽어오신 무협의 달인 차력 덩달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선생님 가장 기억에 남는 무협은 어떤 게 있었을까요."

"에…. 뉴턴 선생이 나무에서 사과 떨어지는 것에 영감을 얻어 집필한 '국광으로 홍옥을 쏘라'가 기억에 남는군요."

"그 일화는 '만유인력의 법칙'이 아닌가요?"

"뉴턴 선생이 쓴 무협 읽어봤어요?"

"아니요."

"안 읽어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Comment ' 8

  • 작성자
    Lv.35 하늘가
    작성일
    08.06.28 11:36
    No. 1

    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가인님 요새 안보이는 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3 慈仁
    작성일
    08.06.28 11:40
    No. 2

    옛날에 보았던 일생이라는 만화책도 기억에 남습니다.남아있는 시간이 한정되어있기에 더욱더 처절한 내용이 될 수밖에 없었던 갔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아스트리스
    작성일
    08.06.28 14:49
    No. 3

    남아일생 재밌게 읽었는데 5권에서 이야기가 좀 급전개되는것 같더군요. 많이 안팔려서 그랬으려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no*****
    작성일
    08.06.28 19:21
    No. 4

    가인님 괴협은 그나마 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완결도 됐구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lo*****
    작성일
    08.06.28 20:33
    No. 5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케이포룬
    작성일
    08.06.28 22:42
    No. 6

    가인님을 애타게 기다리는 애독자, 여기 목놓고 기다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피그마리온
    작성일
    08.06.28 23:04
    No. 7

    남아일생 재밌게 읽었는데 갑작스럽게 끝난 감이 있죠.
    무정십삼월도 재밌게 읽었었는데 역시 빨리 끝난 느낌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물망아
    작성일
    08.06.29 02:10
    No. 8

    가인 님, 신간이 나오면 정말 좋겠는데...
    남아일생도 좋았지만
    괴협, 정말 좋았는데...
    하긴 흑혈의 무투사 보면서 참으로 뜨거운 눈물을 쏟았던 기억이...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7657 판타지 [추천] 기천검, 아트메이지. +7 Personacon 금강 08.07.02 3,010 4
17656 기타장르 [론도]나의 현실은 어디인가 +3 Lv.1 mintsif 08.07.02 1,245 3
17655 판타지 천살전기 +7 Lv.39 둔저 08.07.01 4,078 0
17654 무협 만인지상6권 +12 Lv.1 묘일신 08.07.01 2,736 0
17653 기타장르 결국 최후를 맞는 이솝 +1 Lv.1 nacukami 08.07.01 1,511 0
17652 무협 빙마전설 1~6권 +4 Lv.1 [탈퇴계정] 08.07.01 2,551 0
17651 무협 한백무림서-독자가 보는 젊은작가 한백림의... +9 Lv.14 백면서생.. 08.07.01 3,241 2
17650 무협 왜 "숭인문"이 유명하지 않을까요? +20 Lv.1 飄風飛行 08.07.01 4,303 2
17649 기타장르 안동의 해학 +1 Lv.1 nacukami 08.07.01 1,106 0
17648 무협 한상운의 특공무림을 읽고 +3 Lv.1 호리호리 08.07.01 2,721 0
17647 무협 곤륜 +5 Lv.4 천상용섬 08.07.01 1,603 1
17646 판타지 [헬비스트] 책을 덮게 만든 오타 +16 Lv.1 뇨뇨뇨뇨 08.07.01 4,953 0
17645 무협 십전제 8권 Lv.39 둔저 08.07.01 2,417 0
17644 무협 독왕전설 완독 후-독왕이란 이런 것 +9 Lv.52 태극무검 08.07.01 3,077 0
17643 기타장르 해인의 비밀을 읽고 +2 Lv.22 무한오타 08.07.01 856 0
17642 무협 질주장가 1-5권을 읽고~(강추~) +9 사악무구 08.06.30 3,469 0
17641 무협 한국무협소설사 +3 Lv.99 단군한배검 08.06.30 1,833 1
17640 무협 [무사 곽우]작가만의 맛? +8 윤하늘아래 08.06.30 2,349 0
17639 무협 성상현님의 <일월광륜> 완결을 읽고 ... +4 Lv.16 쭌님 08.06.30 5,075 0
17638 무협 금강님의 절대지존을 읽으면서.....계속 지... +15 Lv.23 ETC2 08.06.30 2,880 2
17637 판타지 '흡혈왕 바하문트' 내가 생각하는 옥의티 +23 Lv.2 마스터플랜 08.06.30 3,181 7
17636 인문도서 이문열의 초한지를 읽고 +62 Lv.31 자쿠 08.06.30 3,029 1
17635 일반 어린시절 꿈 +2 Lv.1 요조숙녀4 08.06.30 720 0
17634 일반 현 장르 문학에 대한 주저리 +4 주환 08.06.29 1,615 5
17633 무협 십전제! 패도의 극치일려나? +9 Lv.53 소이불루 08.06.29 3,677 1
17632 기타장르 키노의 여행キノの旅-The Beautiful World ... +5 Lv.22 무한오타 08.06.29 1,060 1
17631 무협 화신진도를 읽고 +9 Lv.99 지구폭군 08.06.29 1,739 1
17630 무협 진호전기 5권 전 괜찮은데요? +6 Lv.3 밝은날 08.06.29 2,549 3
17629 기타장르 [감상] 멀리 가는 이야기 +1 Lv.3 팔란티어 08.06.29 742 1
17628 판타지 뉴 라이프를 읽고 [미리니름] +7 Lv.1 야천비조 08.06.29 4,927 1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