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장영훈
작품명 : 마도쟁패
출판사 : 청어람
주인공 비검과 함께 한 3권! 2권의 마침표를 찍던 비검이 3권 전체를 장악해 버리는 존재감을 보인 이번 3권도 장영훈 작가 식의 유머러스함이 돋보여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작가가 워낙 제 취향에 부합하는 소설을 쓰는데다가 스토리를 딱 부러지게 짜는 지라 이러한 작가가 있다는 것은 저에겐 축복입니다. 하기사 보표무적때부터 '바로 이작가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이 작가가 주로 쓰는, 사건 위에 또다른 사건이 겹치고 덧씌워지다 결국 얽혀 새로운 정국을 만들어 가는 식의 스토리..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뜬금없는 제 3자의 시각을 독자에게 부여한 후 이 인물을 조종하여 서서히 사건의 중심에 독자를 접근시키고 물흐르듯 중심인물로 시각을 전환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이번 3권을 시작했는데, 역시 스토리의 큰 틀만 잡히면 그것에 살을 붙이는 방법을 가지각색으로 꾸며낼 수 있는 작가란 생각을 주었습니다. 이런 방법은 이미 썼으니 다른 방식으로 독자에게 사건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한 듯한 느낌이랄까요.
단지 항상 그의 작품에 존재하는 '거대한 음모'가 새삼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더군요. 사실 그 무엇보다도 이번 작품에서는 주인공과 그가 보호해야 할 이가 세상에 너무 노출이 되어 있기 때문에 뭔가 적의 공격에 무방비라는 느낌이 들어서 안타까웠습니다. 다시말해 일단 공격을 받고 대응하는 식으로 수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방는 커녕 대처에만 바빠 능동성이 적어보인다고 할까요.
마치 스타크래프트로 말하자면 수세에 몰린 상태에서 스캔에 딱 걸린 멀티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적이 언제 쳐들어 올 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멀티에서 뭔가 전투유닛을 생성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병력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도 아니고 영웅 캐릭 한 명만 조금씩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긴 SCV 비설에게 통제당하는 생산멀티니 어쩔 수 있나요. 미네랄 캐는 것에 온 노력이 집중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도 적의 정찰 병력을 몰아 다른 두 세력을 이간시키는 데서 오는 즐거움도 꽤나 컸습니다. 이간이야 말로 전략의 정화지요.
또한 흑풍대 전체가 적을 겨누고 방비하는 모습이나 혹은 순식간에 화살을 뒤덮는 모습은 탱크 시즈모드 포화가 터지듯 통쾌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들의 집중포화가 대단하다 하지만 점차 적의 테크트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3권 말에서 점차 고조되는 울트라리스크와 저글링떼의 공격에 너무 무방비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결국 여차저차 막아내고 극복하겠지만 너무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부담스럽습니다. 전 수동적인 것보다 능동적인 자유로움을 좋아하는 취향이라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번 3권에서도 여지없이 만들어지는 따스한 웃음만큼은 놓치고 지나갈 수 없지요. 등장인물들과 주인공 사이에서 나타나는 믿음, 신뢰... 이 정신적 교감을 보면 자연스레 뭔가 '싸나이들의 세계다!' 이런 생각이 가슴을 짜릿하게 울립니다. 그리고 비설의 주변을 얼쩡거리며 신경 안 쓰는 듯 신경쓰는 마교 교주의 모습도 웃음을 주었고 말입니다. 주인공과 비검의 교감또한 나름 괜찮았습니다.
뭐 이것은 장영훈표 소설의 최대 매력이기도 하지요..
그런 고로 3권 역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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