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송승근
작품명 : 하울링
출판사 : 서울북스
별 생각없이 '감상란에서 본 책이다' 라는 것 만으로 1권을 뽑아들었습니다. 만화방에서 1권을 보고난 느낌은 [대박] 이었습니다. 거기다 친절하게 모르는 단어일 듯 싶으면 해석을 해 놓아서 흐뭇했습니다.
처음 느낌은 (많이 보진 않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느낌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판타지 세상이 아니라 중세와 르네상스, 현대를 적절하게 혼합하며 거기에 판타지 요소를 첨가하니 세련되면서도 호기심을 갖게하는 멋진 세상이 만들어 지더군요.
인물들도 특이합니다. 아버지 같은 교수도 범상치 않으며, 무술잘하는 기사도 정신(여자쪽만)이 투철한 교수에, 어린나이에 절제와 자기관리에 충실한 주인공 까지.
멋지게 빠져 들었습니다.
하지만 2권에서 느낀점은, 죄송스럽지만 실망이었습니다.
별 준비없이 뛰어들었던 것 같은 교수 구출 작전이, 시간이 갈 수록 '전에 다 준비했다' 라는 말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안타까왔습니다. 황궁의 비밀통로는 비밀도 아니었습니다. 교수는 투시능력이라도 있었던 것일까요? 황궁안의 중요한 감옥에 폭탄을 설치할 정도라면 어느 정도의 능력이 있어야 하는 걸까요? 판타지 세상속의 특이한 인물들이지만 사실적인 생동감 속에서 갑자기 '소설은 작가맘이야'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럴 듯 함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황궁에서 빠져나가야 하는 긴박감 속에서, 주인공의 배를 치며 '여자의 한숨'을 이야기 하는 부분은 작위적인 껄끄러움이 느껴졌습니다.
마치 에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변신하는데 1분이 걸리고, 주먹이 교차하는 절정 부분에서 수많은 이야기와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랄까요? 아니면 씨티헌터의 주인공이 멋진 척 할때의 얼굴 그림처럼 '이녀석은 이런 녀석으로 느껴줘' 라는 느낌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황당한 인물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식 세련됨이 있습니다. 양파처럼 감정속에 감정이 숨어 있습니다. 울부짖으며 토해내지 않고 속으로 숨깁니다. 녹아내리는 시계를 그린 작가처럼(살바도르 달리라는 화가더군요), 미지의 초현실을 멋지게 그렸습니다.
저의 짧은 경험으로는 이런 느낌을 주는 판타지는 흔치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초현실을 깔끔하게 그림으로 그린 느낌이 계속 머리속에 남아있습니다. (미술에 관심없는 제가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을 떠올렸을 정도니까요)
충분히 감탄하고 있지만 아쉬움이 남습니다. 읽는 독자가 작위적인 느낌을 느낄 사이도 없이 빨아들일 수만 있었다면, 좀 더 설득력 있는 구출 장면이었다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입니다.
감히, 애정이 있어 하는 쓴소리라고 독자의 위세를 빌려 말해 봅니다.
마치 좋아하는 작가가 책은 안쓰고 '디아블로'만 해대는 걸 보며 드는 안타까움 같은 것일까나요? ^^;
어쨌든 건! 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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