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임영기
작품명 : 구중천
출판사 : 청어람
구중천.
간단히 내용을 요약하면 어릴 때 음모로 집안의 멸문을 겪은 채 홀로 살아남은 소년이 가문의 원수에 대한 복수를 기약하며 강한 무공을 얻기 위해 전귀가 되고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구중천이라는 곳에 들어간다는 이야기이다.
위의 줄거리는 오랫동안 많은 무협소설에 쓰여진 일반적인 이야기거리 중 하나이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된 일반적인 줄거리를 가지고도 좋은 평가를 독자에게 받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작가의 능력이 뛰어나야 하지만, 불행이도 구중천에서는 작가의 힘이 좀 약한 듯 하다.
구중천을 읽고 나서 든 아쉬운 느낌은 크게 두 가지이다.
1. 과도한 전지적 작가 시점
구중천의 거의 대부분의 서술 방식이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생각한 것 보다 많이 전지적 작가 시점이 쓰였기에 글을 읽는 동안 인물들의 대화와 묘사를 통해서 상황을 자신의 머리 속에 상기하고 직접 느낀다기 보다는 작가가 독자에게 책의 상황을 설명해준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상황 설명이나 자세한 묘사로 명확하게 의미 전달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작가가 이러한 상황을 좀 더 자세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이러한 전지적 작가 시점을 취할 수도 있긴 있다. 하지만 인물들간의 대화나 객관적인 관점에서 서술한 묘사만으로 독자가 스스로의 생각으로 작가가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가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이 더더욱 책에 몰입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인데 구중천에서는 이러한 재미가 없어서 좀 섭섭한 느낌이 든다.
2. 무리한 인연 맺어주기
화무린의 돈과 삶에 대한 집착, 축록방주의 행동, 동창의 행동 등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주자운의 행동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무리 소탈하더라 하더라도 생명에 별 지장 없는 엉덩이 부위의 상처를 치료받기 위해서 멀쩡한 정신으로 처음 본 남자의 앞에서 치마를 걷어올리는 행동은 좀 이해가기 힘들다. (하물며 공주라는 신분으로서야) 더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구중천을 가기 전에 가마 안에서 행해진 화무린과 주자운의 키스신이다. 가마가 갑자기 기울어져서 주자운이 앞으로 넘어지고 화무린이 받아주다가 엉겁결에 키스를 했다라...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너무너무나 많이 나와서 독자로 하여금 진부하고 어색한 느낌을 주는 장면이다. 그리고 만난지 얼마 안된 남자에게 '우리는 긴밀한 관계가 될 거예요' 라는 생각을 가지다니... 상당한 어색함을 느끼게 해주는 한 장면인듯 하다.
구중천 3권 이후나 차기작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서 출판하였으면 좋은 작품이 되었으면 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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