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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정기를 읽다.

작성자
Lv.1 투민
작성
04.02.06 18:40
조회
926

김용의 여러 장편들중 최고작을 고르라면 사람사람마다 할말이 많을 것이다.

각각의 작품에 뛰어난 점이 있어, 모두 수작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녹정기만큼은 여타의 작품과 비교 할 수 없는 차이점이 있다.

  첫째, 무협소설이면서도 무협소설이 아니다.

   -무협소설이라 할라치면 최소한 무나 협중 한가지는 포함되야 할 것이다.

    하지만 녹정기의 주인공 위소보는 무공은 말할 것도 없고,

   협이란 단어와 전혀 인연이 없는 인물이다.

  둘째, 영웅주의를 극복하였다.

   -무협소설의 주인공은 대개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인물들이다. 물론 천하제일

    고수가 아닌 경우도 있으나, 그런 경우에도 왠만한 고수들은 농락하는 수준이

    다. 보통사람들과 차별되는 인물이기에 독자로 하여금 감정이입하여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녹정기의 주인공 위소보는 보통사람인 혹은 보통사람도

    못돼는 막되먹은 인물이다.

  셋째, 실제 역사와 완벽히 조화를 이루었다.

    -김용,양우생등의 작가들은 탁월한 역사관을 바탕으로 실제 역사를 무협소설

    속에 생생히 녹여놓는다. 김용에 있어서 그 정점은 녹정기라고 생각한다.

  넷째, 중화사상을 극복하였다.

     -중국작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작가들도 맹목적인 중화사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몽고족은 무조건 악의 무리이고, 서장의 문파들은 대부분

     중원을 침공하는 마도의 무리로 설정된다. 중국작가들은 자기들 이야기니

     내심 이해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나라 작가들 조차 반성없이 이를 차용하는

     것은 실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녹정기에서 김용은 성군 강희제를 등장시키

     고 한족이 아닌 위소보를 등장시켜 위대한 한족- 비천한 오랑캐들이라는

     도식을 극복하였다.

  녹정기의 장점이 이것 뿐이랴 만은 일단 생각나는 것만 적어 보았다.

어렸을 때는 전혀 뛰어남이 없고 잔머리만 굴리는 주인공에 가로막혀

여러번 녹정기를 포기했었다. 도대체 이런 작품을 김용이 왜 썼는지 조차

의심할 정도였다. 하지만 네번째로 완독한 지금에 있어서는 녹정기가

김용최후의 작품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되었다. 아무리 천재라도

두번씩이나 장르의 벽을 무너뜨릴 수는 없을 것이다. 신필 김용이지만

녹정기를 뛰어넘는 작품은 내놓기 불가능하리라.

  참고- 녹정기를 읽음에는 당시의 대략적인 중국역사를 알아두는 편이

  좋습니다. 글내에서 설명된 부분도 있지만 이는 중국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조너선 스펜서

  의 '현대 중국을 찾아서'를 추천하고 싶네요. 예일대 교수가 쓴 책이지만

  지루함이 없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아마 녹정기와 같이 읽으면 재미가

  두배가 될듯^^

  


Comment ' 7

  • 작성자
    Lv.1 유도지
    작성일
    04.02.06 18:44
    No. 1

    으흠~~ 녹정기 좋죠. 본격적으로 무협소설 읽기 시작했을때
    녹정기로 시작했다는..

    그리고 녹정기하고 인연도 꽤 깊죠..-_-;;
    4~5 살때 어머니 아버지가 비디오로 빌려보던 시리즈물'녹정기' 가
    생각나고 한 7~8살떄 쯤인가? 어머니 께서 녹정기를 재밌다고
    읽으셨다는 기억이...

    위소보... 갈보의 아들...-_-;; 3처4첩의 장본인 이죠..;; 부러워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3 無形劍客
    작성일
    04.02.06 19:56
    No. 2

    위소보 그녀석 싸가지도 좀없고,무공은 삼류수준이면서 부인은 7명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글쓴분 말씀대로 無중화사상,영웅과는 거리가 먼 주인공을 시도함으로써 꽤 괜찬았던 작품이었습니다.

    김용님 팬이시거나,김용님작품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남훈
    작성일
    04.02.06 20:39
    No. 3

    끄덕끄덕..투민님의 말씀에 절대 동감합니다..
    저도 중학생시절에 녹정기를 볼 때는 "도대체 위소보는 언제 강해지는거야?"라는 의문을 달고..언젠간 강해질꺼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봤었죠..그러면서 실망도 했고..그리고 김용의 타 작품에 비해서 재미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대학을 가서 한참 무협소설 볼것이 없던시절 김용 소설을 다시 쫘악 다 읽어보던 때가 있었는데..물론 녹정기도 다시 봤지요..ㅎㅎㅎ

    정말 틀리더군요..중학생일때 읽은 느낌과 너무나 틀렸습니다.너무나..
    볼만합니다.하지만 투민님 말씀처럼 중국역사를 전혀 모르거나 또는 역사소설을 싫어하거나..또는 강한주인공 안나오면 안봐..하시는 분들에겐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참고로 전 위소보 별로입니다.너무 싸가지가 없어.-_-;; 능력도 없는게 어찌 그렇게 여자는 많이 꼬시는지..ㅜ.ㅜ 부럽기도 합니다.흑흑 하지만 녹정기는 좋습니다.잼있어요.위소보가 아닌 다른 조연들을 보는 재미로도 충분히 일독할만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청공검
    작성일
    04.02.06 23:04
    No. 4

    맞습니다. 저도 어릴 때는 이게 왜 김용의 최고 작품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죠. 하지만 최근에 읽어보니 장난이 아니더군요. 딱 1번 읽고나면 물리는 그런 소설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고 새롭게 빨아들이죠. 이런 게 명작이 아닐지..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4.02.07 00:33
    No. 5

    중화사상을 극복했다는 대목은 좀 공감이 안가네요..

    김용님 소설은 확실히 전세계적으로 인정하는 뛰어난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청공검
    작성일
    04.02.07 02:09
    No. 6

    우주인이 아닌 이상 국적과 문화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겠죠.
    우리 작가들도 마찬가지이고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神雕俠侶
    작성일
    04.02.07 20:12
    No. 7

    높은 작품성과 역사성을 인정받지만 전 갠적으로 소오강호나 천룡팔부가 더 정이 가네여^^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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