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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수님의 무당괴협전(전7권)은 청어람에서 출판한 것인데 이 책은 그전 몇몇 분들의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에 영향을 받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무협을 읽어본다는 것은 사실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거의 어려운 형편이다 보니
저로서는 부득불 다른 분들의 추천 작품 중 저 나름대로 읽어 볼만한 작품이라
생각되어지는 책들을 선택하게 됩니다.
사실 이 소설 1권 첫 페이지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추천이 있었기에 나름대로 어떤 기대감을 갖고 꾹 참으면서 억지로 읽어 나가던 중 1권 중반에 이르러서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기어코 집어던지고 말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소설은 한마디로 옛날 박스무협의 재판으로 읽어볼 가치가 조금도 없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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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중간에 포기한 이유를 적시한다면
1. 어떤 장면이나 장소 등 상황에 대한 설명은 아예 없는 소설이었고
2. 올바르지 않는 문장이 군데 군데 보여 작가의 수준을 의심케 하였으며
3. 스토리의 흐름이 너무 단순, 단선적이었을 뿐 아니라
4. 道란 것을 책의 내용에 집어넣어 나름대로는 무게있는 작품임을 내세우려고 하였으나 주인공 및 조연들의 행동에 대한 설명을 보면 도에 대한 기본 인식조차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1-1
소설의 제목은 그런 대로 괜찮아 어떤 기대감을 갖고 첫 장을 펼쳤는데, 막상 열고 보니 오래 전에 읽은 박스무협의 첫 장면과 불과 얼마 전 금강님이 올린 무림매니아란 단편이 연속적으로 생각났습니다. 박스 무협에서 흔히 사용하는 시작장면과 비슷하였기 때문입니다.
시간이나 장소 등 상황에 대한 설명 한번 없이 곧장 주인공과 그 주인공을 보살펴 주는 사람의 행동이 나오는 것 말이죠
차라리 박스무협에서는 오히려 그런 식으로 시작한다 하더라도 나름대로 조금이나마 긴박한 분위기를 이끌려는 의지는 읽을 수가 있지요.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그런 긴박한 분위기와는 조금도 관련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무림매니아처럼 패러디를 한 것은 더욱 아니더군요.
그 또한 패러디화 하였으면 무림매니아를 읽을 때처럼 슬며시 미소라도 머금고 볼 수가 있었을 것입니다.
이책의 시작은 이것도 저것도 아니어서 조금도 긴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독자로 하여금 미소를 머금게 하는 것도 아닌 상태임은 물론이고 상황 설명을 조금도 하지를 않아 독자로서는 '그 참, 희한한 책도 다 있구나' 하는 생각에 어리둥절해 있는 판국에 작가는 그에 어떤 긴박한 것이 있는 것처럼 분위기를 잡으려고 하는 것을 보고 따뜻하거나 패러디를 보면서 입에 올리는 장난스런 미소가 아닌 쓰디쓴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 옛날 박스무협을 오늘 다시 보게 되는구나 하는 기분이 들어서 말입니다.
더욱이 이 책은 당연히 있어야 할 부분에서는 그에 대한 상황설명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를 않다가 정작 설명이 필요하지 않는 부분에서는 중언 부언, 주절주절 늘어놓아 독자로 하여금 계속 읽어보아야만 하는지 하는 회의감을 들게 하였습니다.
2-1
이 싸이트의 어떤 곳에 들어가면 독자들이 어떤 책을 읽어보고는 '그 부분에 대해 어떤 식으로 표현한 것이 너무 마음에 들어 잊혀지지 않는다'는 등으로 작가의 문학적 소양에 감탄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적어도 책을 쓰는 사람이라면 그런 문학적 소양이 없어 독자의 뇌리에 각인시켜 주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최소한 잘못된 문장으로 독자를 혼돈케는 말아야 함에도 이 책에는 여러 군데에서 잘못된 문장이 버젓이 씌여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책에 나오는 하나의 문장을 그 예로 들어 보면, '홍대형께서 그 점에 대해 의혹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란 문장이었습니다.
저는 그 책 앞부분에도 이상스런 문장을 몇번에 걸쳐 보았으나 어쩌다 실수겠지 싶은 마음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크게 개념치 않고 넘겼던 것인 데 이 부분에서는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어 일단 책을 덮고 한동안 저 혼자의 생각에 빠졌습니다.
'의혹하다'라고도 쓸 수가 있는 것인지? 그렇게도 쓸 수가 있다면 여태까지 그런 식으로 표현한 글을 왜 보지를 못하였는 지? 등등
저는 여태까지 '의혹을 품다 - 의혹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또는 '의혹을 갖다-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식으로 표현된 말과 글을 보고 듣고 하였을 뿐 곧장 '의혹하다-의혹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식의 표현은 처음 대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결국 네이버국어사전까지 검색해 보는 데까지 이르렀으며 결과적으로 위 표현은 엉터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장무협의 폐해에 대해 뜻있는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 중 하나가 올바르게 쓰여지지 않은 문장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상술할 필요도 없이 한창 배움의 길에 있는 학생들이 올바르지 않는 문장을 자주 대하다 보면 그 피해는 직,간접적으로 심대해진다는 것이 그 이유로 알고 있습니다.
무협을 좋아하는 저는 무협에 대한 나름대로의 꿈이 하나 있는 데, 그것은 순수문학이나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흔히 문학전집이나 시집을 들고 돌아다니는 것을 부끄러워하기는 커녕 당당히 들고 다니는 것처럼 저 또한 저가 좋아하는 무협소설을 부끄러워하기는 커녕 당당히 들고 다닐 수 있고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런 나를 색안경을 쓰고 보지 않을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무협이 장르문학으로서 당당히 양지에 나올 수 있기 위해서라도 올바른 문장을 사용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기본요소라 생각합니다.
3-1
좌백의 혈기린외전에 보면 무림맹과 청룡맹과의 집단전투가 벌어지기 전 그 긴박한 상황을 독자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두 맹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교대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고, 또 얼마 전에 읽은 임준욱의 농풍답정록에도 보면 금룡표국과 제원표국과의 마지막 싸움이 일어나기 직전 두 곳에서의 긴박한 상황을 교대로 보여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곧 터질듯한 긴박한 상황을 독자에게 충분히 보여줌으로써 독자 스스로 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그런 긴박함에 몰입되어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소설의 작가분도 그런 점은 인식하였는지 이 책의 첫장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오는 데 그것을 읽는 저의 입장에서는 긴박하기는커녕 오히려 지겹기만 하였고 짜증만 날 뿐이었습니다.
그 상황을 보면, 주인공인 창녀의 아들을 처음 도둑놈 비슷한 사람이 데리고 있다가 그 사람이 죽는 시점에 무당파 도사가 전면으로 나타나 주인공을 무당파로 데리고 가는 장면인 데, 그런 장면이 무어가 그리 대단하고 얼마나 절박하고 긴박한 것이라고 마치 카메라 앵글 돌리듯이 도사와 주인공이 있는 현재의 장면을 한번 비추어 보여 주었다가 또다시 주인공와 그 도둑같은 사람이 처음 만날때의 상황을 한번 보여 주는 식으로 왔다 갔다 하고 있는 데, 이것을 읽는 저로서는 '이거 왜 이러나' 하는 느낌만 들고 짜증만 날 뿐이었지 작가의 그런 구성이 멋졌다던가, 그만 긴박한 느낌이 들었다던가 하는 것은 아예 떠오르지 않았을 뿐입니다. 떠올랐다면 너무 어이가 없어 나온 쓴웃음뿐이었습니다.
4-1
어떤 기연을 얻는 것을 예로 들면, 그 기연이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독자로 하여금 들게 하거나 또는 조금 비상식적이라 할지라도 그럴 개연성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그런 장면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그런 기연을 얻는 과정이 허구인 줄 알면서도 머리 한쪽에서의 그럴 수 있다는 느낌에 의해 그 소설에 몰입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도 저도 아니면 독자입장에서는 그 소설에 몰입하기가 힘들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 소설에서 보면, 아주 어린 꼬마 주인공이 한마디를 하면 40년 이상 도에 대해 정진하였다는 무당파 장로가 깜짝 깜짝 놀라면서 여태까지 몰랐던 그 깊이 있는 도를 그 꼬마의 한마디를 듣고 깨달았음은 물론이고 그 아이의 도가 위 도사 그것 보다 더 깊은 곳에 근접하였다는 설정은 차라리 희극이었습니다.
결
저에게 이 소설은 소설내용 보다는 그 외적 여러 요인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여 주었던 작품입니다.
무협소설이 여러 계층의 사람들로부터 진정으로 사랑을 받고 그로 인해 하나의 장르문학으로 당당히 서기 위해서는 무협소설이 갖춰야할 기본적인 요소 즉 무협만이 가지는 독특한 재미와 함께 작품성 있는 소설들이 그 주류를 이룰 때만이 그 최소한의 필요조건은 갖추었다 라고 저는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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