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수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인데 글이 너무 무미건조하고 대사없이 설명만 쭉 이어지더군요. 등장인물들이 생동감이 전혀 없구요. 사람이 아니라 꼭 종이인형 같아요.
소재나 내용전개, 문장은 괜찮은데 이런 점 때문에 정상수 작가님 글은 끝까지 읽은 게 없습니다. 등장인물에게 제 감정 이입이 전혀 되지 않아서요. 여주인공의 불행에 안타깝지도 않고, 주인공의 성공에 설레지도 않으며, 사랑의 위기에 슬프지도 않더군요. 영화나 소설을 직접 보지 않고, 인터넷에서 줄거리와 서평만 찾아봤을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합니다.
이 부분만 고치면 정말 좋을 것 같은 작가님인데 좀 아쉽게 느껴집니다. 소설을 읽을 때는 그 배경과 등장인물이 막 상상이 되고 제가 그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제가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도 들구요. 근데 정상수 작가님 소설을 읽을 때는 종이 인형들이 연극 무대 위에서 공연한다는 생각이 들지, 다른 소설처럼 막 설레고 그런 게 없더라구요. 똑같은 소설 3번 이상 읽을 때 드는 느낌과 비슷하더군요. 세번쯤 읽으면 그렇게 생생했던 세상과 사람, 감정이 마법처럼 그냥 글자로 변하는 느낌이요.
정상수 작가님의 소설은 주인공의 감정이나 개인적 사건의 발생보다는 공식적인 사건의 나열이나 연대기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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