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담란에서 작가의 새로운 수익 구조 방식에 관한 글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음유시인의 바구니' 라는 이름으로 기억하는데요. 그 방식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작가가 소설의 초반 몇 화 정도를 공개하고, 그 다음화의 가격을 정합니다. 이 가격이 목표치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작가가 공개한 계좌로 독자들이 자유롭게 소액을 입금하고, 입금액이 목표치에 도달하면 작가는 다음 화를 업로드하는 거죠.
물론 그 게시글의 댓글란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정리하자면 결국 돈과 신뢰 문제였죠. 귀찮게 누가 소액씩 입금하느냐. 그리고 목표치가 채워졌는데도 모자라다고 하면 어떻게 할거냐. 등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방법을 적용한 작가가 나타났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소개할 작가는 '마사토끼' 라는 필명을 가진 만화가로, 양대 포탈에 웹툰을 연재하고 단행본을 출판하는 등 나름대로 입지를 구축한 젊은 프로 작가입니다.
위에서 적었듯 '음유시인의 바구니'방식의 핵심은 돈과 신뢰입니다. 이 작가님은 그것을 '텀블벅'이라는 소셜펀딩 사이트를 통해 해결했습니다. 텀블벅의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프로젝트 발안자는 프로젝트의 내용과 목표치를 작성하여 사이트에 올립니다. 그리고 텀블벅을 통해 불특정 다수가 계좌이체 또는 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해당 프로젝트에 기부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최소단위는 1000원입니다. 그리고 텀블벅은 해당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모인 돈의 양)과 프로젝트 마감을 알려줍니다.
절묘하지 않습니까!!! 마치 '음유시인의 바구니'를 위해 태어난 사이트라고 여겨질 정도입니다. 돈과 신뢰의 문제가 해결된 이상 '음유시인의 바구니'는 충분히 성립가능하다고 보입니다.
실제로 '마사토끼'님은 한 편당 10만원의 목표치로 일주일에 1~2회 정도의 연재주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그정도의 시간 안에 목표치 10만원이 달성된다는 뜻입니다. 사실은 매 회마다 2만원에서 30만원(...)이 초과달성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음유시인의 바구니'를 시행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료연재를 원한다면 그냥 북큐브로 옮겨도 될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이 두 방식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음유시인의 바구니'방식은 연재를 '화' 단위로 진행합니다. 반면 북큐브의 경우 연재를 '권' 단위로 진행하죠. 즉, 연재주기에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또한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에 북큐브에서 소설 한 권을 2000원에 판매한다고 가정합니다(제가 북큐브를 이용해 본 적이 없는지라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그러나 누군가는 이 소설을 높히 평가해서 권당 5000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을 수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5000원을 주고 책을 살 수는 없으니 이 경우 작가는 3000원을 놓치는 셈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 소설 한 권이 1000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럴 경우 이 사람이 책을 살 리는 없으니 또 작가는 1000원을 놓치는 셈입니다.
또한 텀블벅을 이용한 '음유시인의 바구니' 방식의 경우 수익금은 전액 작가가 가져갑니다!!! 물론 수수료가 붙겠지만 그게 어디 북큐브에 비할까요(북큐브에서 작가의 수익 지분을 알고 계신 분은 덧글 주세요). 이 방식은 본질적으로 '기부'에 기반한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독자의 입장에서는 작가에게 정당한 재촉(?)을 할 수 있습니다. 목표치를 달성했으면 어쨌든 써야지요. 물론 쓰는 기간이 일주일이 될지 이주일이 될지는 작가 마음이겠지만 어쨌든 월간지~계간지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작가 입장에서도 선입금으로 고료가 쌓여있으면 훨씬 쓰는 맛이 나겠지요.
다만 이 방식은 아무래도 어느 정도 이상의 인기를 갖추고 있는 작가만이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네임드급 작가이거나 목표치가 어마어마하게 낮지 않는 이상 목표치를 채우는건 힘들겠지요.
그래서 전 '약먹은인삼' 님께 요청합니다.
그냥 한번 써봐 주세요. ㅠㅠ spectator 최근화가 나오고 얼마나 지났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ㅠㅠ 저도 입금할게요. ㅠㅠ spectator든 게으른영주든 아님 신작이든 한번만 써보세요. ㅠㅠ
그리고 돈을 낼 의사가 없는 분들도 반대하실 이유가 없습니다. '음유시인의 바구니' 방식은 결과물의 무료공개를 원칙으로 하거든요. 물론 목표치 달성 시간에 따라 연재주기가 달라질 수야 있겠지만 어쨌든 지금보다야 빠르겠지요.
이상 제 졸문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용으로 '마사토끼'님의 프로젝트 소개만화를 링크할테니
아무쪼록 제 졸문보다는 만화를 보시고 판단해주세요.
저도 그 만화를 보고 적은 겁니다.
마사토끼님의 프로젝트 소개만화
https://tumblbug.com/system/photos/4271/original/INTRO.jpg?1341898435
마사토끼님의 텀블벅 페이지
https://tumblbug.com/u/masaruchi/own_projects
만화이반론 7화
http://blog.naver.com/masaruchi/110141592357
만화이반론 8화
http://blog.naver.com/masaruchi/110141661556
만화이반론 9화
http://blog.naver.com/masaruchi/110141832965
만화이반론 10화
http://blog.naver.com/masaruchi/110142029635
만화이반론 11화
http://blog.naver.com/masaruchi/110142104923
만화이반론 12화
http://blog.naver.com/masaruchi/110144026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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