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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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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2.10.25 03:28
조회
734

'야수' 밥 샙 - '철권'시가틱, 미스터 퍼펙트의 천적들!

[격투기, 그 열정의 명 경기③] 후스트 vs 시가틱 - 밥샙

'하이퍼 배틀 사이보그' 제롬 르 밴너, '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현 드림), '흑표범' 레이 세포. K-1무대의 대표적인 '무관의 제왕'들이다. 한번쯤 챔피언이 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출중한 기량의 소유자들이지만 이들 앞에는 항상 거대한 벽이 있었고, 팬들과 언론은 그 엄청난 존재에게 '미스터 퍼펙트'라는 닉네임을 지어주었다.

은퇴 후 전설로 남게된 '미스터 퍼펙트' 어네스트 후스트(47·네덜란드)는 아직까지는 누구도 해내지 못한 통산 4회 우승의 금자탑을 이뤄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강자들에게 절망을 안겨준 장본인이다.  

보는 사람까지도 아프게 한다는 채찍 같은 로우킥,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원투 컴비네이션, 그리고 상대의 공격패턴에 따라 다양한 전략·전술을 구사하는 컴퓨터 같은 격투센스는 그야말로 철옹성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약점이 없을 것 같은 후스트에게도 일방적인 상대 전적을 거둔 파이터들이 분명 존재했다. '크로아티아의 철권' 브랑코 시가틱과 '야수' 밥 샙이 대표적인 주인공들로 스타일은 다르지만 하나같이 강력한 펀치를 소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원년 우승자라는 메리트를 빼면 그렇게까지 대단한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던 시가틱과 캐릭터로서의 존재감은 컸지만 대형 파이터로의 진화에 실패한 밥 샙은 커리어 자체만을 놓고 봤을 때는 후스트와 견줄 상대들은 분명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은 각각 후스트와 2번을 싸워 모두 KO또는 TKO로 후스트에게 굴욕을 안기는 이변을 연출했다. 후스트에게 일방적으로 강했던 시가틱과 밥 샙, 그들에게는 도대체 어떤 특별함이 있었던 것일까?

짧지만 강한 한방! 브랑코 시가틱

후스트 입장에서 보면 브랑코 시가틱(54·크로아티아)은 껄끄럽기 그지없는 가시 같은 존재였다. 실력이나 체력-나이 등 모든 면에서 뒤떨어질 것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2전 2패를 기록했고, 더욱이 두 번 다 넉 아웃이라는 치욕스러운 결과를 당하고 말았다.

더욱이 처음으로 맞붙었던 원년 그랑프리 결승전에서 그의 펀치에 실신 KO를 당하지 않았다면 초대챔피언이라는 영광과 함께 이후 몇 년 간의 방황(?)도 없었을 것이고 어쩌면 통산4회가 아닌 그 이상의 우승도 넘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원년챔피언이라는 자랑스러운 타이틀에 비해 시가틱의 K-1전적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11전 6승 5패, 그 중에서 2승을 후스트를 상대로 거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전적만으로 시가틱을 폄하하기에는 주목할만한 사항이 있다. 당시의 그의 나이와 경이로울 정도의 KO율이다.  

'철권(鐵拳)' 브랑코 시가틱은 1954년 생으로 K-1 초대 그랑프리를 제패할 당시에 이미 40세였다. 그럼에도 큰 경기에서 대형사고를 만들어냈으며, 가정이지만 그의 나이가 조금만 젊었더라면 K-1의 역사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어느 정도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6승의 전부를 단 한번의 판정도 없이 전부 KO또는 TKO로 끝내버렸다는 것은 시가틱이 얼마나 공격적이고 강력한 한방을 갖추고 있었나를 실감하게 해준다.

스피드와 파워는 젊은 파이터들에 밀리는 모습이었으나 타이밍을 잡아 짧은 거리에서 뻗어지는 시가틱의 한방, 특히 턱이나 안면 쪽으로 들어가는 펀치공격은 현재까지도 명품으로 꼽히고 있다. 수 읽기에 능한 후스트마저도 이런 불가사의한(?) 숏 카운트에 견디지 못하고 당한 것이다.  

묻지마 펀치세례! 밥 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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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샙(사진 왼쪽)과 어네스트 후스트 테크니션 후스트에게 막무가내 스타일의 밥 샙은 가장 곤혹스러운 상대중 하나였다  

ⓒ 격투용품 수집가 아이다호(박성수)  

똑같이 강펀치를 카운터로 즐겨 쓰는 파이터이지만 밥 샙은 시가틱과는 천양지차로 다르다. 시가틱이 타이밍을 잡아 정확하게 주먹을 꽂아 넣는다면 밥 샙은 큰 체구와 힘을 바탕으로 마구잡이식 펀치세례를 쏟아내는 스타일이다. 전직 미식축구선수 출신으로 기본적인 육체와 파워는 잘 갖춰져 있지만 격투경험과 센스는 전무하다시피 했고 오히려 그런 점이 후스트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평가이다.

요즘은 많이 바뀐 편이지만 당시 밥 샙의 공격패턴은 지극히 단순했다. 공이 울리기 무섭게 체격의 우위를 앞세워 무섭게 달려든 다음 특정한 타점을 생각지 않은 채 양손으로 마구 두들긴다. 상대가 가드를 하건 말건 개의치 않고 그저 힘으로 엄청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체력안배를 못하는 탓에 중간에 자신이 지쳐버리기도 하지만, 조금이라도 회복되었다 싶으면 다시 돌격을 감행한다. 백전노장인 후스트였지만 이런 식의 파이터는 극히 생소할 수밖에 없었고 어처구니없게도 TKO와 KO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후스트 입장에서 자존심이 극도로 상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특히 2번째 맞대결에서는 특기인 로우킥을 활용해 경기를 잘 풀어가 놓고도 그답지 않은(?) 오기가 발동해 펀치로 맞대결을 하다 천추의 한을 남기고 말았다. K-1에서 가장 완벽한 파이터의 천적은 가장 불안정한 스타일의 선수였던 것이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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