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추리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추리하는 걸 즐기기보단 만화나 소설 등 추리를 다룬 이야기를 보는 걸 좋아해요.
읽거나 보면서 막 궁금해 미치기도 하고, 순간 번뜩이는 재지에 스스로 놀라기도 하고 ㅋㅋ
이런 건 즐기면서 쫀득쫀득한 무언가가 있어요. 그래서 좋아합니다.
그런 차에 추리 예능이 있다고해서 크라임씬 1기를 다 보고 2기를 무척 기대했었는데, 오늘 저는 나름대로 만족했어요.
초반부는 솔직히 좀 늘어지는 부분도 있었는데, 출연진들을 소개하는 편이기도 하고 또 후반부 추리 테스트편은 각각의 성향을 알려주는 성격이 강해서 나름 흥미롭게 봤습니다.
물론 전 시즌 출연자인 박지윤이나 홍진호가 꽤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스 포 주 의]
박지윤은 바로 낌새 눈치채고 힌트들 잘 눈여겨두기도 하고, 바로 증거가 될만한 것들을 찾기 시작하는 등 경험자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지요. 물론 그게 추리의 완결로 이어지진 못했지만요. ㅎ
하니는 그냥 얼굴마담이나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평소 메모습관도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습관이 잘 발휘되길.
장진 감독은 제작자 입장에서 사건을 마주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 살인사건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나에 주목해서 접근하는 방식이 특이했습니다. 다만, 이런 방식은 증거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거나, 혹은 이야기를 먼저 완결하고 추리를 하게 되면 정황증거로만 범인을 지목하거나, 헛다리를 짚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인이 생각한 이상적인 이야기 구조에 빠질 우려가 있어요.
가장 주목한 건 홍진호와 장동민인데, 이 둘의 성향은 확연히 구분이 되더군요.
우선 홍진호는 경험자답게 낌새를 눈치채자마자 차근차근 힌트를 파악해둘 것 같았는데, 의외로 그런 부분은 전부 놓쳤습니다. 처음 제작진이 노골적으로 깔아둔 힌트들을 죄다 못봤어요. 이게 박지윤과 가장 큰 차이점인데, 박지윤은 무언가 있다는 걸 알아챈 반면에 홍진호는 전혀 모르고 안내해주는 제작진과 이야기만 했어요. 여기서 방송경험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의 차이를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누구보다 추리력이 빛나더군요. 증거수집이야 실수도 많고, 허술한 면도 보였지만, 그걸 가지고 제대로 사건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추리해내는 능력은 발군이었습니다. 물론 증거수집능력부족은 홍진호의 추리를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있어 약점이 되겠지요.
끝으로 장동민은 홍진호와는 비슷한듯 다른 유형입니다. 홍진호는 설렁설렁 있다가 현장에서 몇 가지 주요 증거를 가지고 특유의 번뜩이는 추리력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유형이라면, 장동민은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단서를 활용해서 증거를 수집하는 유형입니다. 관찰력이나 기억력이 탁월합니다. 물론 아직은 크라임씬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 증거수집에만 열을 올렸을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가지고 있는 많은 단서들을 가지고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해 추리를 완성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여튼 다음 주가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프롤로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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