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CC가드진... 백업이 살아야 한다!

강병현 ⓒ 전주 KCC

 

'백업이 살아야 KCC 가드진도 산다!'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전주 KCC는 의외의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팀중 하나다. 당초 유력한(?) 꼴찌후보에서 선전(현재 5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으로 일부에서는 6강 혹은 4강까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비록 최근 연패에 빠지며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지만 1위 SK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등 만만치 않은 '복병'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KCC는 14일 있었던 선두 SK와의 경기에서 용병 간의 전력차가 갈려 아슬아슬하게 패하기는 했지만 국내선수 간의 활약도에서는 앞서며 여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신예 장민국 외에는 변변한 포워드 하나 없는 상황에서 포워드왕국 SK와 일진일퇴를 거듭했다는 부분은 분명 놀랄만하다.

하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KCC는 하위권 전력이다. 허재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과 선수들의 대분전으로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도 있으나 전력만을 놓고 따졌을 때는 가장 아래쪽에 놓는 것이 맞다.

특히 SK전에서 4득점에 그친 타일러 윌커슨의 최근 부진은 너무 뼈아프다. 시즌 초에는 많은 출장시간을 가져가며 실력대비 기록적인 면에서 거품효과를 받았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기량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확실한 공격옵션도 없고 센스가 뛰어난 편이 아닌지라 점점 어정쩡한 경기력을 노출중이다. 무엇보다 제일 큰 문제는 수비적인 부분인데 포워드형 용병을 막기에는 스피드와 테크닉이, 센터형 용병과 맞서기에는 힘과 웨이트가 부족해 가뜩이나 부실한 KCC골밑을 더욱 허전하게 하고 있다.

교체로 들어온 대리언 타운스같은 경우 대체용병이라는 점에서 그런대로 만족하는 분위기지만 KCC의 앙숙용병 코트니 심스(SK)에게 철저히 막힌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준급 외국인빅맨들에게는 특유의 힘을 바탕으로한 골밑플레이를 전혀 펼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허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KCC는 외국인 덕을 본적이 거의 없다. 경쟁팀들은 특급으로 분류되는 해결사형 용병효과를 많이 누렸지만 KCC만큼은 외려 매시즌 이른바 '식물용병'로 인한 공포에 시달려야했다. 이에 팬들은 "뛰어난 용병을 뽑을 눈이 없으면 검증된 경력자라도 뽑으라"며 매년 계속되는 취약한 외인고민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올 시즌 KCC는 타팀 팬들 사이에서 '가드왕국'으로 불린다. 기존의 에이스 강병현(28·193㎝)을 축으로 지난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뽑은 슈퍼루키 김민구(경희대·191cm)가 가세했으며 한때 최고의 슈팅가드로 꼽혔던 김효범(30·195cm)까지 건재하기 때문. 하나같이 승부처에서 한방을 꽂아줄 수 있는 두둑한 배짱까지 가지고 있는지라 일부에서는 이들을 가리켜 'KKK포'라고 부르고 있다.

거기에 2년차 박경상(23·180cm)과 베테랑 임재현-신명호까지 있어 질적으로는 물론 양적으로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KCC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속빈 강정이다. 최근 KCC를 이끄는 두축 강병현-김민구는 각각 허리와 무릎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둘은 많은 출장시간을 가져가며 근래 들어서는 체력저하 현상까지 겪고 있는 모습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이둘의 출장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해주며 최적의 경기력을 뽑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 강병현-김민구가 나올 때와 다른 가드들이 나올 때의 경기력이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득점이면 득점, 리딩이면 리딩, 수비면 수비 등 이들이 없으면 가드진이 풀리지 않는다.

여기에는 2년차 박경상의 책임이 크다. 박경상은 지난 시즌 평균 10.06득점, 3.2어시스트, 2.8리바운드, 1스틸의 인상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KCC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로 각광을 받았다. 180cm가 채 못되는 단신에 그리 빠르지도 그렇다고 시야가 넓은 것도 아니지만 두둑한 배짱을 바탕으로 공격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성장 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던 것. 김민구가 합류하기 전에는 주전 1번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박경상은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다. 좁은 시야와 그저 그런 패싱감각은 그렇다 치더라고 경기를 읽고 풀어가는 센스가 너무 안 좋다. 드리블도 좋지 못하면서 무리해서 골밑까지 치고 들어가 상대 수비에 우왕좌왕하다 공을 뺏기는 것은 물론 어렵사리 동료에게 패스를 준다해도 이미 타이밍을 빼앗긴 상태에서 죽은 패스를 남발하기 일쑤다.

동료들을 살리기는 커녕 본인 플레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팀을 위기에 빠트리는 경우가 너무 잦다. 너무 실책을 자주하는지라 팬들 사이에서도 신뢰를 잃은지 오래다.

'박경상 사용설명서'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를 그나마 활용하기 위해서는 강병현-김민구 같은 선수들이 옆에서 조절해줘야 한다. 강병현-김민구의 휴식시간을 보장해야줘야 할 선수가 외려 그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몇 년간 KCC 가드진을 이끌었던 임재현-신명호의 부진도 뼈아프다. 임재현은 주전가드로서는 2%부족하지만 정확한 슛과 준수한 보조리딩 그리고 악착같은 수비를 바탕으로 '들개'라는 별명을 얻은 선수다.

신명호같은 경우는 다른 능력치는 떨어지지만 수비에서 워낙 강력한 모습을 보여 '수비 대장군'으로까지 평가받은 디펜스 스페셜리스트다. 이들이 있었기에 KCC는 앞선에서 상대 가드들을 압박하며 원활한 경기를 펼쳐나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임재현은 많은 나이로 인해 노쇠화 기미가 뚜렷하며 신명호는 부상 이후 정상적인 몸 상태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KCC 앞선 수비가 예전보다 헐거워진 데에는 이들이 정상가동되지 못하는 이유가 크다. 정의한-정선규같은 경우는 백업으로 쓰기에도 기량이 떨어지는지라 실전에서 투입이 어려운 선수들이다.

KCC가 현재 펼쳐 보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는 '가드농구'다. 그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기위해서라도 임재현-신명호의 빠른 회복과 박경상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피아 윈드윙-

[자견(自遣)]

리딩이 되는 가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보여주고 있더군요. 박경상은 시야가 너무 좁아서 메인리딩이 전혀 안되고 있어요. KCC 경기 보면 듀얼가드 뿐이라 한 번 막히면 아무도 게임을 풀어나갈 선수가 없어 보입니다. 정통파 포인트가드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공격이 풀릴텐데 말이죠~

[윈드윙]

김민구-강병현 둘다 수준급 리딩이 되는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들이죠. 문제는 이들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으며 체력고갈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죠. 이들의 휴식만 어느정도 보장해줄 백업만 있어도 아무 문제없을것 같아요.

[청청명]

강병현이랑 김민구가 부상을 안고 있었군요. 연패중인 경기들을 보면 이기던 때에 비해 뭔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긴 했는데... 몸상태 100%가 되기를 기다려주기에는 팀 사정이 여의치 않고, 답답한 상황이네요. 둘 다 한국 농구를 이끌어 갈 젊은 자원으로서 보호받으면 좋으련만 ㅠㅠ

[윈드윙]

부상과 기량쇠퇴전 신명호-임재현 같은 백업만 있어도 아무 걱정없을텐데요 ㅠㅠ 문제는 박경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