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활과 창, 그리고 갑옷과 방패입니다.
방어구의 중요성은 결코 무시될 수 없습니다.
활과 창, 갑옷과 방패 앞에 검과 도 따위는 의미 없습니다.
전경용 방어구만 갖춰도 권법하는 사람은 피해를 주기 힘듭니다.
관절기나 방패를 잡고 비트는 것 정도만 가능하지요.
검술이나 권법은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만 쓸모가 있습니다.
바로 활과 창, 갑옷과 방패를 쓸 수 없는 상황이지요.
장군들이 검을 쓰는 건, 지휘에 치중하기 위해서입니다.
장교들이 소총 대신 권총 차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검과 도는 현대전의 권총같은 겁니다.
수류탄과 소총, 포탄이 날아다니는 전장에서 권총으로 무쌍찍겠다는 것과 비슷하지요.
동양에서 도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진짜 전쟁다운 전쟁을 안하는 시기가 길었기 때문입니다.
원나라 시기에는 한족들은 식칼도 집집마다 돌려 써야 했고...
소위 중원에서는 전쟁 구경도 못한 시기가 길었지요.
명, 청 시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도검류를 지니는 것은 가능했지만..
전쟁은 언제나 북방이나 남방에서 벌어졌지, 소위 중원이라는 곳에서는 경험하기 힘들었지요.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쿠가와 막부가 들어선 다음에는 전쟁다운 전쟁이 없어서...
사무라이들이 맨몸으로 칼만차고 다녔으니...
검술이라는걸 뽐낼 만 했던 겁니다.
일본 같은 경우엔 사철은 흔했지만 제련하는데 땔감이 많이 필요해서 전국시대에도 변변히 무장을 할 수 없었지요.
최초의 천하인이자, 서양인들이 일왕으로 인정했던 오다노부나가가 서양 갑옷을 입고다닌 것은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액션 영화에서 권총의 비중이 높은 것도 그때문이지요.
권총 말고는 갖고 다닐 수 없으니, 건가타 같은 것들도 나오는 겁니다.
참호에서 M-60갈겨대는데, 권총갖고 돌진하며 건가타를 한다면...
판타지지요...--;
동양에 비하면, 유럽은 제대로 된 전쟁이 많았습니다. 전국시대처럼 조잡한 내전이 산발한 것은 아니지만, 국력을 걸고 싸우는 일이 심심치않게 있었지요.
당연히 검술의 비중이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갑옷이 도태된 다음에 비로소 펜싱 같은 것들이 부각되게 된 것이지요.
검술은 스포츠 같은 겁니다. 좀 치열하고 잔인한 스포츠인거지요.
러시안 룰렛이나 결투나 비슷한 겁니다. 목숨건 토토 같은 것일까요.
스포츠가 아무래도 보는 재미는 있는 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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