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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이 요물 고양이...

작성자
Personacon 별빛밤하늘
작성
13.09.22 22:26
조회
1,701

아까 잠깐 바람이나 쐬러 나갔어요. 가볍게 산책이나 하고 돌아와 집 앞 계단에 앉아서 별이나 보고 있으려니 웬 길고양이가 한마리 와서 다리에 볼을 비비더군요.

양 다리를 빙글빙글 오가면서 볼이고 몸이고 열심히 부비작거리는 것을 보니 좀 쓸쓸했던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었죠. 한참동안 그러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손끝으로 가만히 쓰다듬어보니 손길을 피하지도 않는거예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쓰다듬으며 고양이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어떤 놈이길래 고양이답지 않게 이러나 자세히 살펴보니 덩치가 크고 살이 찐 것을 보니 주인이 있었던 고양이 같았어요. 그런데 털이 좀 푸석한 것 같고 숱이 좀 없는을 보니 아무래도 어떤 사정이 있어서 주인과 떨어진지 오래된 것 같았죠. 뭐... 다 제 추측이긴 하지만요.

너도 외로웠구나- 하며 좀 더 쓰다듬었어요. 뭐라도 주고싶어서 주머니를 뒤져보니 당연하게도 먹을런 하나도 없었지요.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 약간 서둘러 근처 편의점으로 가서 소세지 하나를 샀지요. 돌아가는 도중에도 그 녀석이 비비적거리던 느낌이 남아있던 것 같아 마음이 뭉클했어요. 이래서 동물을 키우는건가 싶기도 했죠. 저도 모르게 바보처럼 헤실거릴 뻔 했어요 ㅎ

부푼 가슴을 안고 고양이에게 갔더니 웬걸. 그 녀석. 옆의 나무에 열심히 비비더라고요. 모양새를 보아하니 영락없이 나무를 효자손 삼아 긁던 거였죠. 그때 가서야 생각해보니 저한테 비비는 폼이 좋다고 비비는게 아니라 긁적이던 모양새더라고요. 손길을 피하지 않은건... 당장 가려운데 효자손이 좀 거슬린다거 뭘 하겠나요. 그냥 무시해야지.

녀석. 소세지는 좋다고 먹더라고요. 요물이더군요. 제 마음을 들었다 놨다... 놓아버리고 다시 들지 않은게 좀 다르지만 말이죠 ㅋ

결국 고양이가 외롭긴 무슨. 그냥 가려웁던 걸로 끝이더군요. 고양이는 집에서 키워도 다 크면 자기 살깅 찾아서 홀로선다죠? 하하... 그런 녀석들인데 고독이 무슨 상관이겠어요.

집에 들어가는데 문득 녀석이 얼마나 가려웠길래 그렇게 간절히 긁어대던 것인지 살짝 의구심이 들었죠. ...생각해보니 그 녀석. 털이 여기저기 빠져있었죠... 두둥-

피부병? 아니면 벼룩때문에? 왠진 모르겠어요. 밑을 내려다보니 옷에 털이 가닥가닥 붙어있었죠 =o= 설마... 벼룩이 옮겨붙진 않았겠죠?!

뭐... 그래도 그닥 나쁘진 않았어요. 좋았어요. ㅎㅎ... 그럼 이제 씻고 자야겠네요. 안녕히~


Comment ' 7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3.09.22 22:50
    No. 1

    으허허
    6년째 효자손 노릇중
    원하지 않을 때 쓰다듬으려고 하면 앙칼진 귀쌰대기가 날아오네여 ㅠㅠ
    날 이렇게 괄시한 건 네가 처음이야!!! 으허어어어엉 이 요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애드빌
    작성일
    13.09.22 23:14
    No. 2

    양 다리를 빙글빙글 오가면서 볼이고 몸이고 열심히 부비작거리는... 이건 좋아서 그런게 100%!좋으면 막 풀에도 비비고 장난감에도 비비고 난리에요. 그런데 그냥 밖에서 살아도 살은 잘찌는 듯..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덴파레
    작성일
    13.09.23 09:58
    No. 3

    거의가 황달로 인해 부운거라고 하더라고요. 살 쪘다고 해서 잘 먹은 건 아니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도버리
    작성일
    13.09.22 23:37
    No. 4

    고양이는 원래 미친 듯이 털이 빠져요... 손으로 슥 훑으면 털이 다 묻는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백수77
    작성일
    13.09.23 00:09
    No. 5

    애완동물은 물고기가 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13.09.23 09:15
    No. 6

    좋다고 비비는거예요. ㅋㅋ 별빛밤하늘 님이 자리 비우니까 기분을 주체못하고 나무에 비비는 것 뿐이죠~ 길냥이가 통통하다면.. 좋은경우 주변에 밥 주는 사람이 있는 것이고.. 얼굴까지 퉁퉁해보이면 건강이 안좋아서 부운거랍니다. 가능하시면 먹을 거 줄때 물도 좀 주셔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가출마녀
    작성일
    13.09.23 20:40
    No. 7

    저는 지금 2년째 제가 길들려지는 중입니다
    편소에는 절보면 님머임 하면서 무시하면서
    물그릇과 사료를 들고가면 살포시와서 와서요 님아 하면서 애교를 부리는대...
    이넘의 애교에 평소에 절 무시하는 그눈빗과 행동능 내머리속의 지우개처럼 지워져버립니다 ..
    제가 길드려지는 중인것맞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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