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없이 산 지 최소 6년이 넘은 친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전 남편이 있는 몸이지요.
어제 너무 더워서, 그 친구에게 공포영화 더 웹툰이나 보러 가자고 했습니다.
제가 영화비를 낸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자신은 저녁을 사겠다 했지요.
저녁에 친구가 퇴근한 후 차를 타고 절 태우러 왔고,
저는 ‘난 버거 먹고 싶은데. 넌 뭐 먹고 싶어?’ 라고 물었지요.
그러더니 딱히 먹고 싶은 게 없다는 친구.
그리고 내 의사를 존중하듯 수제 버거를 하는 가게에 가서 저녁을 먹었지요.
그런데 친구가, 음료는 하나만 시키고 빨대 두 개 달라고 하자 그러네요.
어차피 극장가면 또 팝콘이나 음료를 먹을 게 뻔해서 그런가... 하기에는,
.......전 남편이 입에 댔던 것도 안 먹거든요;
그리고 한 컵에 빨대 두 개... 아무리 동성 친구라 하더라도 그런 거 싫어하는 거...
알면서....;;;
여튼, 전 그냥 그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음료를 한 모금도 안 마셨지요.
그렇게 저녁 값은 대략 19000원 정도가 나왔습니다.
극장에 가서는, 제가 영화 예매를 한 터였지만 그냥 팝콘, 음료 세트 만 원을 더 냈지요.
그런데 영화를 보는 와중에,
아주 조용한 극장 안에서, 긴장이 잔뜩 오르는 조용한 장면에서
친구가 제게 속삭이네요. “재미없어...”
여기에서 조금 당황했죠.
영화 보러가자고 했을 때는, 자신도 보고 싶다고 했으면서
기분좋게 영화 쏜 사람에게 재미없다고 대놓고 투덜.
그리고 영화가 끝난 시간은 밤 열 시.
피곤하기도 해서 그냥 각자 집으로 헤어지자 그랬더니,
‘무서운 거 봐서 혼자 운전하는 거 무서워. 어디서 더 놀다 가자.’
............흐음...;
‘아. 나 니네 집에서 더 놀다 갈래.’
............아무리 편한 친구 사이라 그래도 이 시간에... 그건 예의가 아니지 않니-_-?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어차피 남편도 출장 중이고
뭐 수다 떨고 싶은 일이 있나 싶어 OK.
그리고 마실 거라도 사가자며 편의점에 들렀는데 음료는 친구가 사겠다네요.
그리고 친구는 500원짜리 캔음료. 저는 얼음이랑 같이 먹는 음료팩을 샀는데...
얼음+음료해서 1000원짜리였는데...
‘난 500원, 넌 얼음포함해서 천 원.’ 이란 말을 혼자 중얼중얼.
.............네가 오늘 쓴 거 20500원.
.............내가 오늘 쓴 거 28000원.
.............여기에서 네 차 기름 값이라도 주랴? 기본 요금 거리였는데-_-? 주차요금도 내가 냈는데?
란 말을 하려다, 그냥 한숨을 푹 내쉬었죠.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나 오늘 보고 싶은 방송 프로그램 있어. 11시 30분에 하는 거.
라고 말을 했죠.
눈치가 어느 정도 있다면 여기에서 알 법하잖아요...
‘11시 반 전까지만 놀다 가렴~’ <이런 뜻이란 거.
그런데 저희 집에 온 후엔,
수다를 떠는 와중에도 내가 말을 하는 도중에 핸폰 들여다보면서 건성으로 듣고,
그렇다고 딱히 내게 하고 싶은 말이나 고민같은 것도 없고,
그제야 ‘나 뭐 먹고 싶었는데 네가 버거 먹고 싶다기에 간 거야.’ 란 뒷북을 하고,
그러다 11시 30분이 되어도 그 친구는 돌아갈 생각도 않고.
그냥 반쯤 포기 상태로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화면에 시선 고정한 내게 계~속 말 걸고.
그것도... 본인도 피곤해서 빨갛게 눈이 충혈된 상태로 말이지요ㅠ
...결국 전 보고 싶었던 프로그램 내용도 제대로 기억못한 채 짜증만 부글부글.
그것도 모른 채 친구가, 그 충혈된 눈으로
‘아~ 나도 연애하고 싶다~’
타령을 하기에....
“다른 여자 흠없나 흉볼 시간에 살이나 빼고 머리도 좀 해.
남자 소개시켜줘도 외모 때문에 아웃, 키 때문에 아웃, 직장 때문에 아웃, 성격 조금 흠난 거 때문에 아웃, 아웃하지 말고.“
결국 폭발해서 다다다 말하는 내 말에 ‘알았어...’라고 수긍하네요.
실은,
네가 그래서 남친이 없는 거야.
라고 딱 한 마디만 하려고 했는데... 역시 그 말은 못하겠더라구요.
마지막 인내심이었더랬죠...ㅠ
하지만 여자 나이 서른에,
한 눈에 보기에도 비만도가 심하면,
요즘 사회에서는 그렇잖아요. 자기 관리 못하는 사람으로 치부되잖아요.
특히 여자는 더... 그렇잖아요ㅠ
그렇다고, 스스로 ‘괜찮아~!!’ 하는 자신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살 빼야된다면서 말로만 그러고... 밥을 먹으면 늘 싹 다 비우고 내 것까지 뺏어먹고는,
‘오늘 점심 조금밖에 안 먹었어.’ 이런 변명에...
‘팝콘 못 들어가....’라면서 결국 팝콘 커다란 통 반이나 비우고...
이러면서 ‘별로 안 먹는데 왜 살이 안 빠지지’이러고...
지나가는 여자들 화장 흠잡고, 패션 흠잡고...
운전하는 도중에 별 일 아닌데도 욕하고...
얌전히 지나가는 택시 보면서 ‘택시 짜증나’ 괜히 투덜거리고...
난 알지도 못하는 자신의 지인 여자 동료 사진을 보여주며
그 사람의 흉을 실컷 보다가... ‘그래서 이 언니가 남자를 못 만나’ 라는 말이나 하고...
아무리 친구 남편이 부재 중이라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 사이였다지만,
자정 넘게 다른 사람 집에서 영양가없는 잡담을 늘어놓다가
‘안 가냐-_-?’ 라는 내 말에 겨우 일어서서 가는 건...
제가 너무 이 친구에게 ‘오냐오냐’ 하는 태도를 너무 많이 보여서 그런 걸까요...?
차라리 남자를 소개시켜줄까... 생각도 해봤지만,
이 친구, 자기 관리 안 하면서 남들 흉보는 데에 재미붙이는 그 성격에
제가 욕먹을까... 소개시켜주기도 싫습니다.
그냥 한 동안 거리를 두는 게 답인 걸까요...
이 친구만 만나면 상당히 피곤하네요ㅠㅠ...
-이상, 징징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ㅠ
그치만 오늘따라 어떤 영화의 이 대사가 생각나네요.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친구에게 쌓인 울분은 남편에게 풀어야겠어요. 음흐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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