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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감탄
작성
12.04.30 22:28
조회
838

"이거 얼마에요?"

"만 삼천원이요."

"예? 아... 예..."

대충 이런 식으로 모자를 산 날이었습니다. 내가 봤을땐 한 8천원이면 살거 같은데 1만3천원이라니. "아 비싸네요. 많이파세요." 할 넉살은 없어서 사기는 샀습니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보니까, 왠 아저씨 한분이 유턴 대기중인 경찰차에 막 삿대질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더군요. 약주라도 한잔 하셨나 싶어 최대한 길가에 붙어서 가는데 가로수에 사람 하나가 머리를 박고 고꾸라져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그거 때문에 경찰을 부르고 계신거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냥 유턴해서 가더군요.

어쨌든 사람 쓰러져 있는게 보통일은 아닌지라 불러서 깨워봤습니다. 어디 다치기라도 했나 싶어서 세게 흔들지는 못하고 톡톡 두드리는 정도로 깨웠지요. 그런데 무반응... 덜컥 겁이 나서 숨은 쉬고 있나 확인해 봤더니 숨은 제대로 쉬더군요.

여기서 뭐 응급조치 할 수 있는 것도 없는지라 구급차를 부르기로 했습니다. 지금껏 기회가 없어서 몰랐는데 119에 전화하면 바로 그 지역 소방서에 연결되는게 아니라 교환대 같은데 연결되는 모양이에요. '무슨구 무슨동에 있는 어디 맞느냐.' 이런식으로 물어보더라구요. 그렇게 신고를 하고 나서 있으려니까 이제 또 소방서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쓰러져 있는 사람 성별이 어떻게 되느냐, 의식은 있느냐, 숨은 쉬느냐, 뭐 이렇게요. 그런데 마지막에 혹시 술냄새는 안나냐고 물어보더라구요.

혹시나. 진짜 혹시나 싶어서 냄새를 맡아봤습니다. 아니 시간이 9시 조금 넘었는데 설마 술취해서 쓰러졌으랴 싶었는데... 진짜 술냄새가 나더군요.

그때부턴 이제 뭐 없이 막 흔들어서 깨웠죠. 내심 안 일어나길 바랬는데 "으으음..." 하면서 일어나시더라구요. 그때도 소방서 구급대원이랑 전화가 연결되어 있는 상태였는데 당황스러웠죠. 어디 많이 다치기라도 한 줄 알았는데 술에 취한 거였으니까. 그래서 제가 "아... 그럼 경찰을 부를까요?" 하니까 괜찮다고 그냥 오신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제일 당황스러웠던건....

구급차 오니까 그 아저씨 벌써 일어나서는 "아우 감사합니다." 하고 꾸벅 인사를 하시더라구요. 아니 좀만 더 누워계시지...


Comment ' 5

  • 작성자
    콩자
    작성일
    12.04.30 22:31
    No. 1

    뻘쭘하셨을듯..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7 서래귀검
    작성일
    12.04.30 22:38
    No. 2

    좋은일 하셨네요. 세상이 하 흉흉하니 나쁜 사람 맞났으면 그 사람 큰일날수도 있었는데, 운이 좋았떤 사람이군요...감탄님 같은 좋은 사람 만나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여농
    작성일
    12.04.30 23:14
    No. 3

    9시 넘어서 그런거면 양반이죠..
    요샌 7시만 넘으면 꽤는 아니더라도 간간히 보이던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삐딱군
    작성일
    12.05.01 03:15
    No. 4

    일진이 안좋았어요... 벌써 모자를 내키지않게 사셨으니... 그래도 좀더 깍으시지...ㅎ 그래도 모른척하지않으신거 남자답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노숙자님들이나 암튼 누군가 누워있음 일단 모른척은 안해요.. 하지만 아는척도 안합니다..ㅎ 그냥 건드리지않고 접근해서 말로써 어르신 괜찮으세요? 이런말을 건네면 반응이오면 지나가고, 반응없어도 나랑 눈이마주치면 눈빛교환후 지나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후회는늦다
    작성일
    12.05.01 08:17
    No. 5

    소방응급대는 이유같은거 안 물어보더군요. 일단 무조건 출동합니다... 자가용처럼 이용하시는년놈들이 있더군요 -_-;;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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