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은 기본적으로 경쟁자가 많아요. 영화, 게임, 드라마, 뮤지컬등등 모든 문화상품이 그 경쟁상대인데, 상대적으로 여성이 문화상품에 더 충성도가 높고 더 구매를 잘하죠. 괜히 대부분의 드라마가 여성을 상대로 하는 게 아니죠. 반면 남성은 뭐랄까 여성보다 좀 더 다른 분야를 소비하는 편이죠. 자동차나 스포츠, 게임, 컴퓨터등등에 돈을 많이 쓰지 책 사는데 돈 안 씁니다.
게다가 소설책이 싼 것도 아니죠. 만원이면 블럭버스터 영화한편을 볼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야구팀의 경기를 5시간동안 즐길 수 있죠. PC방에 10시간동안 있을 수 있어요. 책 한권값이면 와우나 아이온을 한달동안 즐길 수 있죠. 현재의 무협, 판타지소설들이 과연 와우나 아이온보다 재미있을까요? 그것들을 포기하고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지금의 상황에서는 당연히 없다는 대답이 나올 겁니다.
그렇지만 무협이나 판타지가 대여점아니면 사망이나 다름없게 된 지금에도 로맨스소설은 꾸준히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어요. 얼마전에는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 '성균관스캔들'이란 드라마로 방영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고, 예전이지만 '커피프린스 1호점'이 방영되어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로맨스 소설은 드라마등 2차 상품들에 진출하는 시도가 있고 또 성공한 작품도 있어요. 반면 무협이나 판타지들은 영화화, 드라마화(?) 이런 건 상상도 못하죠. 이미 사망하기 일보직전이어서 대여점이란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죠.
요새 대부분의 무협, 판타지 소설이 5~6권이 기본이고 인기있으면 10권이 넘어가는데, 너무 길다고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10권넘어가는 소설은 대하역사소설아니면 거의 없어요. 대여점 생긴 후 쓸데없이 늘어쓰는 기술만 많이 늘어서 10권이 넘어가는 반면 책 한권한권의 밀도와 질은 줄었죠. 20권이 넘어가는 달빛, 비뢰도, 묵향은 다 구입하면 20만원이 넘어가는데 솔직히 이 책들이 그 돈의 가치를 하고 있습니까?
무협, 판타지가 다시 서점에 돌아오고 시장이 정상이 되려면 뭔가 다른 방식이 필요해요. 시장에 걸맞는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장르소설이 지향해야 할 곳은 일본의 라이트노벨이 아니라 추리소설인 거 같아요. 우리나라는 일본과 다르게 애니메이션등 오타쿠 관련 시장이 협소한 걸 넘어서 아주 경멸하는데 라이트노벨식으로 글을 써봤자 발전가능성이 거의 없어보입니다.
요새는 라이트노벨을 벤치마킹하는 것을 넘어서 거의 라이트노벨의 캐릭터, 소설구조등을 따라하는 소설들이 늘어났는데 일본이야 인기있으면 애니도 만들고 피규어도 만들어 팔지만 우리나라는 그게 안됩니다.
차라리 추리, 스릴러장르에 지중하는 게 나아보이죠. 그 쪽은 소설도 잘 팔리지만 드라마나 영화화도 쉬우니깐요. (무림사계의 한상운님도 스릴러로 넘어가셔서 '무심한듯 쉬크하게' 두편 내셨는데 성공한 지는 모르겠군요. KBS에서 드라마 스페셜 '텍사스안타(?)'와 '완벽한 스파이'극본을 쓰셨는데 역시 스릴러 장르죠. 물론 성공여부는 불확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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