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선에 대한 인식차이가 문득 느껴집니다. 남한은 시민의식에 대해 말이 많기도 하지만, ‘공공선’은 남한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인식에 있어서 이견을 가지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에 비해 북한사회에서 공공선은 개인이 속해 있는 소집단을 대상으로 한다는 느낌을 쉽게 떨쳐내기가 어려웠습니다. 울타리를 세워 친구와 적을 분명히 구분한 다음에 친구에게는 하나라도 더 퍼주려하고 적에게는 양심의 가책 없이 뺏어오는 느낌이라 해야할까요. 낯선 이방인에게 사기를 쳐서 홀라당 벗겨먹고나면 가족과 친척들을 모아 함께 나누며 즐거움을 공유하는 ‘선한’ 사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간혹 있습니다. 그럼 심지어 내가 그런 맥락 하에서 수혜를 받는 사람이라해도 현대에서 지금껏 구축해온 사고관과 충돌이 일어나 영 꺼림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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