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고래의 꿈을 기억하며

작성자
Lv.44 천장지구
작성
17.09.27 14:59
조회
567


 25일 오후 황당한 문자 하나를 받았었습니다.

 노효성(필명:장경)님이 별세하였습니다. 장경이라 저장된 번호로 온 문자를

 보고 순간 무슨 장난질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당황스러웠었는데

 

 영락공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가서 작은 고래처럼 건장했던 시절의 사진을

 보니 비로소 현실임이 자각되면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 암왕’ 의 성녀에 영감을 주었다던 질녀가 벌써 저렇게 자랐나 싶을 만큼

  알고 지낸 시간이 십 년이 훌쩍 넘었습니다만 한 명의 독자면서 또 알고

 지낸 동생으로서도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이었습니다.

 건강이 많이 안 좋아보이셨던 건 사실이지만 전혀 병에 대해서 말씀하지도

 내색하지도 않으셨다는 게 한편으로는 서운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간경변 말기로 긴 시간 고생하시면서도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은

 마음을 고인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해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거칠고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의 표본처럼 보이지만 참으로 섬세하고 여린

 사람임을 힘든 투병 생활 속에서도 글로 이야기하고자 하던 천생 작가였음을

 아니까 말입니다.

 

 유작이 된 ‘ 검명’ 을 연재하시면서 주인공의 친구가 간계를 써서 주인공을

 위험에 빠트리는 이야기를 구상하시다가 도저히 그 심경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 고민이라고 친구 사이의 그런 일을 어떻게 생각할 수 있겠냐고

 전화로 토로하시던 순간이 문득 생각이 납니다.

 그만큼이나 인간적이고 따듯했던 작가 이전에 한 사람 이었는데

 이제는 볼 수가 없네요.

 저 역시 가장 애착이 가는 무협소설 중의 하나이지만 본인에겐 어쩌면

 하나의 족쇄라 말하시던  ‘암왕’ 의 이야기부터 언젠가 시작하고 싶다

  하시던 ‘빙하탄’의  뒷이야기들 초기작들의 깊고 어두운 슬픔을 벗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시고  또 고뇌하시면서 구상하시던 여러 이야기들...

  미처 마무리 짓지 못하고 남긴 ‘검명’ 까지 고래가 꿈꾸던

  꿈은 여기서 끝을 맺는가 봅니다.

  아마 오랜 시간 추억으로만 남겠지만 이제 세상 넘어  깊은 바닷속에서

  편히 쉬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늘 마지막 가시는 길 배웅하지 못해서 마음이 불편하여  여러 독자분들이

  기억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남겨봅니다.

 

 

 

 


 



Comment ' 6

  • 작성자
    Lv.55 깡통협객
    작성일
    17.09.27 15:17
    No. 1

    장경님의 소설 모두를 사랑했던 독자들 중 하나입니다..
    너무 슬픈 일입니다. 끔찍한 병환을 안고 검명을 연재하고 계셨군요..
    험한 세상에서 그간 고생하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innovati..
    작성일
    17.09.27 15:41
    No. 2
  • 작성자
    Lv.62 산범.
    작성일
    17.09.27 16:22
    No. 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극진
    작성일
    17.09.27 23:35
    No. 4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더 이상 그분의 글을 읽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슬픕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부우르
    작성일
    17.09.28 20:54
    No. 5

    카카오페이지에 일주일만에 검명 보러 들어갔다가 이제야 알았네요

    좌백님과 더불어 가장 좋아하던 작가였는데... 보면서 늘 펑펑 울었던 빙하탄의 뒷얘기를 이젠 알 수 없게 됐네요 기분이 이상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3 앙굴리마라
    작성일
    17.10.05 22:18
    No. 6

    슬프다...아주슬프다...나의 청춘의 사망선고와 같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36342 램값이 엄청납니다. +12 Lv.60 카힌 17.09.27 778
236341 비가 내리니 마음이 복잡해지네요. +10 Personacon 적안왕 17.09.27 597
236340 문피아 추석 이벤트. 이런걸 이벤트라고 하다니 ㅋㅋㅋ +13 Lv.92 夢戀 17.09.27 1,058
236339 최악의 지리산 알밤을 만나다. 욕 나옴. +6 Lv.24 약관준수 17.09.27 665
236338 작품 이름을 찾고있습니다. +2 Lv.61 Chastirg 17.09.27 530
» 고래의 꿈을 기억하며 +6 Lv.44 천장지구 17.09.27 568
236336 사실 현재 연구중인 기술중엔 재밌는게 많습니다 +4 Lv.96 강림주의 17.09.27 911
236335 공모전 결과가 나왔네요 +3 Lv.72 풍지박살 17.09.27 1,017
236334 우리나라 군대 철모는 총알 못 막는 걸로 아는데 아닌가? +12 Lv.24 약관준수 17.09.27 906
236333 무협을 사랑하던 사람들에게 장경이란, +7 Lv.85 고락JS 17.09.26 879
236332 열린 음악회 구미편 녹화 방송 참관 후기~ +7 Lv.45 야웅이 17.09.26 637
236331 추석이 다가와서 생각난 공무원들의 삽질 +9 Personacon 윈드데빌改 17.09.26 683
236330 추천글 시스템 오류?? +4 Lv.22 최유 17.09.26 609
236329 댓글삭제하니까 기억난건데.. +1 Lv.33 流寧 17.09.26 777
236328 호영님께 쪽지를 받았습니다. +8 Lv.88 푸른솔내음 17.09.26 934
236327 가상현실 게임 실화냐? +12 Lv.53 사마택 17.09.25 873
236326 고 김광석 부인의 인터뷰를 보고 +5 Lv.60 카힌 17.09.25 916
236325 같은종류의 책을 너무 많이읽어서 생각이 굳을때 +3 Lv.79 벤팁 17.09.25 709
236324 가상현실 캡슐이 있다면 대충 이런 게 아닐까요. +41 Lv.70 고지라가 17.09.25 680
236323 추석이라 알밤을 시킴. +4 Lv.24 약관준수 17.09.25 549
236322 장경님이 귀천 하셨씁니다.... +68 Lv.20 che 17.09.25 1,515
236321 소설을 도저히 못찾겠습니다... +4 Lv.61 라그라노크 17.09.25 703
236320 순풍 순풍 순풍 얍 +3 Lv.53 사마택 17.09.25 503
236319 160kg 타격야수 김창희, 케이지에서 생존할까? +2 Personacon 윈드윙 17.09.25 436
236318 양판소 주인공들의 기만... 저만 이렇게 생각하나요? +6 Lv.5 dd68923 17.09.25 824
236317 고양이 잘아시는 분 +12 Lv.56 joonon 17.09.25 655
236316 진호전기라는 소설, 아시나요? +3 Lv.55 아메노스 17.09.25 548
236315 백선생 사랑해요. +3 Lv.24 약관준수 17.09.25 689
236314 가상현실 게임은 사실 말이 안 돼요. +38 Lv.70 고지라가 17.09.24 1,035
236313 메모리 가격 40%는 더 오른다는 소식 +16 Lv.60 카힌 17.09.24 892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