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나름대로 무협광이었습니다. 부모님이 한때 만화방을 한관계로 어린시절부터 만화와 무협으로 내공을 쌓았으니 무협계에서는 신동이었달까요. 중학교 들어가기전에 만화방 사방벽에 가득한 만화책 무협소설들을 모두 독파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정말 책을 안읽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언젠가부터 차라리 읽었던거 또한번읽지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몇년이 지나자 좋아하는 무협지는 한 10번식은 본것같습니다. 그러니 이젠 더이상 못읽겠지요. 그리고 나니까 그만이군요. 무협이 나를 버린건지 제가 변한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군림천하는 나올때마다 봅니다만 그거야 나오는 기간이 너무 길어서 평가해주기 곤란하고 임준욱님을 좋아했습니다만 촌검무인을 아주 재미있게 읽고 괴선에 이르러서는 왠지 불이 꺼져 버렸습니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어느것이나 인간의 감정에 관한거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최근의 소설에서는 그게 너무 없어요. 누가 칼질한번에 나무가 동강이 난다는 글을 썼는데 누구는 산을 자른다고 해봐야 결국은 그게 그거니까요. 소위 먼치킨류의 소설을 보면 저는 전자오락 혹은 컴퓨터 게임이 연상됩니다. 게임속의 나는 죽어도 나는 절대로 죽지 않지요. 뭔가 현실적인 감각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구 무협은 너무 도식적이어서 그렇지 인간적 감정이 없지는 않습니다. 원한과 사랑 뭐 그런 감정이 도식적이긴 하지만 주인공을 움직여 갑니다. 그런데 최근의 글들을 보면 새로운것도 없고 읽다보면 이거 쓴 사람은 사실은 숫총각이며 사랑도 제대로 한번 해본적이 없을거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아무 의욕도 없고 할일도 없는 백수의 일상을 그린 무협이랄까. 기본적으로 인간의 감성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너무 평범한겁니다. 무욕구의 바보지만 무지하게 강한 주인공이 너무 많이 난립합니다. 아니면 감정이 메마른 마네킹같던가.
이렇게 쓰지만 결국은 제가 변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에는 디카나 MP3따위의 일에 더많이 신경쓰는 저를 발견합니다. 뭐 헤드폰이 뭐가 좋다더라 디카가 어디가 어떻다더라 하는 일에 신경쓰면서 시간을 죽이는거죠. 그러다가 가끔 친정같은 고무림에 옵니다만 왠지 마음이 착찹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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