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해운대 해변 가까이에는 업소가 많습니다.
산책하면서 보면 건물 귀퉁이에 매번 눈에 보이는 게 죽은 몸통과 흙이 반쯤 쏟아진 화분입니다.
저런 쓰레기를 진즉 치우지 않는 업소 주인은 서비스가 엉망일꺼야 하면서 지나가는 눈길로 보니 행운수 라고도 하는 해피트리 이군요.
저의 방에도 해피트리가 있는데 분갈이 할 때 보니 뿌리가 있다 할 수도 없고, 없다 하기에도 그런 노끈 쪼가리 같은게 한두가닥 붙어 있었습니다.
팔뚝만한 장딴지만한 나무 목대에 형편없이 빈약한 있는둥 만둥한 뿌리가 저를 서글프게 합니다. 모두들 저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것 같기만 합니다.
해피트리는 뿌리가 없어도 잎을 적당히 볼만하게 자라는 성질입니다. 그러니 뿌리가 없는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1주일에 한번 정도 물주면 뿌리가 습기를 빨아들여 줄기로 잎으로 보내는 일을 할 수가 없으니 물이 늘 채어 있기 마련입니다. 마치 한때 많이 유행한 꽃꽂이 한거나 다름 없지요.
꽃꽂이를 한 가지의 잎도 자라면서 꽃도 피어가면서 시들어 집니다.
마찬가지로 해피트리도 잎이 피어가며 새순이 자라면서 시들어 죽는 거지요. 그러니 열에 아홉 이상은 개업 행사 끝나면 죽어 나가는 겁니다.
가정 집에 입양되어도 살아나는 것은 열에 하나 입니다.
여러분은 뿌리없는 나무를 살릴 수 있습니까? 더구나 화원에서 배수가 좋은 마사와 펄라이트는 별로 쓰지 않는게 이렇게 흙을 부드럽게 하는 배양토는 나무를 잡지 못해서 뿌리가 없는 나무는 넘어지니 찐득한 밭흙을 주로 쓰니 더구나 물과 반죽이 되어 뿌리를 숨막혀 썩어들게 합니다.
아주 보기 좋은 파키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이는 파키라는 물을 좋아하니 습기를 말리면 안된다 하고 어떤이는 겉흙이 바짝 마르고도 이삼일 후에 즉 2주에 한번 이거나 3주에 한번 물주기를 권장하니 두 가지다 전문적으로 지식이 많은 이가 하는 말이니 어느장단에 춤을 출지 모르는 경우입니다.
뿌리가 잘 발달한 경우에는 늪지 에서라도 안죽고 자란다고 합니다. 뿌리가 없는 경우는 열흘에 한번 주어도 과습으로 뿌리가 썩어 잎이 마릅니다.
뿌리가 건강한 파키라나 행운수는 물을 많이 주어도 적게 주어도 안죽고 뿌리없는 나무는 꽃꽂이 신세여서 대개는 다 말라버립니다.
화원에서 수입한 장작 같은 몸통에서 잎만 나면 팔아 버리니 그렇습니다.
일년에 이런 모양으로 죽어가는 나무가 엄청 많고 또 수입해서 팔고 그렇습니다. 어떤이는 화분을 살때 약간 흔들어 보면 뿌리가 온전한 것은 안 흔들린다 하는데 그건 아닙니다. 흙을 야문 밭흙이나 황토분을 많이 쓰면 안 흔들립니다.
그래서 저의 방에 있는 뿌리없는 해피트리와 파키라는 영국제 수입 발근제 가루를 발라서 심어두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강아지 입양하는 분도 강아지 유통을 모르면 이런식으로 고생하고 화초나무 키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남을 슬프게 하면서 돈벌어 먹고 사는 분의 수가 너무도 많고 관행으로 당연시 하는 게 슬픕니다.
“해피트리” “파키라” 를 검색해서 어떤 나무인지 감상해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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