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튀기고 처절한 생존의 현장도 좋지만 가끔은 캐쥬얼하고 라이트한 소설이 보고싶네요.
눈 앞에 나타난 것은 부정형의 큼직한 덩어리였다. 흐를 듯 말 듯 기력없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일 분전에 무심코 지나치려던 레미의 강철건틀릿을 순식간에 소화시켜버린 괴물이었다. 온 몸의 근육은 의지와 상관없이 잔뜩 수축하고 있었다. 언제 폭발적인 움직임으로 우리를 낚아챌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의미없어 보이는 대치상태를 유지하는 건 꽤나 힘겨운 일이었다.
눈 앞에 나타난 것은 커다란 초록색 젤리였다! 먹어도 되나, 라면서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톡, 하고 건드린 레미는 꽁지에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으엑! 하면서 몇 발짝 뒤로 물러섰다. 울상을 지은 레미는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굴 것처럼 “내 장갑...훌쩍”하면서 쭈구려 앉았다. 이내 장갑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며 “널 먹고말겠어!”라며 의미없어보이는 승부욕을 보이는 레미를 보니까 쟨 언제 철들지에 대해 젤리친구와 토론이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으럇
같은 장면도 활기차 보이는 소설!
근데 쓰면서도 전자는 굉장히 쉽게 썼는데... 뭔가 후자는 무언가로 디스가이즈하고 쓰는 기분이네요. 난 안될거야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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