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마법과 검 그리고 신의 율법이 지배하던 암울한 대륙 구석 한 켠 소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살아가는 동안 오로지 자신의 욕망에만 충실했으나 생애의 끝에 닿아 스스로의 발자취를 돌이켜보니 이전 세상의 경계와 규칙을 모조리 허물어 버린 걸 깨달아 버린 남자. 하지만 세상은 그를 구시대의 파괴자로 기억하기보단 오히려 구시대의 유일 상징으로 여기니 괴이한 일이다.
- 작가의 소개글.
아래의 박승연이 쓴 명사갑부와 함께 편견을 가지지 말라는 말이 생각나는 글이었다.
이 글이 어떤 글인지도 모르고 그저 제목도 괴이하다? 라고 생각하면서 얼핏 읽게 되었는데... 말 그대로 난감하기 이를데 없는 내용의 글이었다.
신나지도, 매력이 철철 넘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게 왜 난감한가 하면... 그럼에도 계속해서 보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그렇게 보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는 의미다.
이 보리밭의 기사는 쓰는 방식이 요즘 인터넷시대가 아닌, 모바일시대를 감안한다면 매우 구시대적인 방법으로 문장이 쌓여 있다. 쌓여있다는 의미는 그만큼 장문과 복문 등이 시각적인 부분을 무시하고 그대로 산적해있다는 말이 된다.
문피아 연재글을 볼 때는 대부분 아이패드로 보는데, 그 화면은 아이폰을 위한 화면이라 조절하면 상당히 볼만 하지만 그래도 좌우 상하의 폭까지 어떻게 하기는 어렵다. 그런 화면에서 심하면 화면 전체가 글자로 가득차게 되는 만행을 글쓴이는 저지르고 있다.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정말 막무가내로 쏟아내는 글이고, 깡도 좋다.
대체 무슨 배짱으로 중세판타지에서 마법도 안 나오고, 기연도 없나. 그렇다고 분위기가 훈훈한 것도 아니다. 세기말적인 암울함...
이따위를 글이라고...
라고 생각했다면 여기에 이 글을 쓰고 있을 리가 없다.
그런 기본적으로 독자가 좋아하지 않을 단점이 곳곳에 산적해있음에도 글쓴이는 그 보리밭의 기사의 행보를 궁금하도록 만들어냈다.
이 글을 쓰고 난 다음 나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보리밭의 기사를 볼 것인가.
재촉받는 원고를 볼 것인가...
신나거나 가벼운 글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기 어렵다.
그러나 드래곤과 마법, 회귀에 질린 사람이라면, 또 뭔가 색다른 판타지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것 같다.
어쩌면 보리밭 빠가 생길지도...
(한 가지 아쉬움은 주인공의 나이를 서너살만 위로 잡았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것...)
이 글 또한 편견을 가지지 말라. 라는 말에 부합하는 글이라고 생각된다.
이래야 한다. 라는 생각은 100% 적용되지는 않으니까...
http://novel.munpia.com/2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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