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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대중문학 전반에 대한 것을 논하는 곳입니다.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
20.12.18 04:30
조회
1,519

무림서부는 매우 특별하다.

지금까지 내 기억으로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시도를 컵라면은 했다.

무림을 북아메리카 서부로 옮기겠다는 발칙한 상상을 누가 할 수 있을 것인가.

그걸 컵라면은 해냈다.


전작은 판타지였다.

그런데 이번작은 무협이다.

이 변화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런데 무협이라고?

과연 컵라면이 제대로 된 무협을 쓸 수 있을까?

전작이 판타지라 한 생각이고 당연한 의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 있는, 무협을 썼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무협을 그리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소위 말하는 무늬만 무협이다. 하지만 무협의 느낌이 나는 무협을 쓰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그것이 지금 나오는 무협들이 무협이긴 한데, 뭔가 좀 묘한 느낌인 이유다.

물론 이 무림서부를 두고 그렇게나 말도 못하게 잘 썼어? 라고 묻는다면 맞다.라고 할 수도,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가벼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좀 애매하게 읽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도 못할 정도로 잘 쓴 글이라면, 보는 모든 사람들을 휘어잡아야만 할 것인데, 아래 연독률 이야기를 하겠지만, 아직은 그런 정도까지는 아닌 듯 하다.

그럼에도 이 무림서부는 이 허접?한 제목을 뒤집고도 남음이 있을 만큼 멋진 글이다.


거기에 더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것은,

이 무림서부에서 풍겨나오는 서부영화의 옛 향기, 특유의 멋이다.

역마차의 아득함과 황야의 무법자에서 보이던 시크함, OK목장의 결투에서 보이던 멋 등 서부영화 특유의 느낌이 보인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압권은, 정말 믿기지 않게도,

사건을 해결하고 사라지는 주인공의 뒷모습에서,

1953년에 만들어진 서부영화의 걸작 shane에서 가장 큰 울림을 주었던 알랜 래드의 뒷모습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도저히 컵라면과 매칭이 될 수 없어 보이는 그 부분은,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결코 나타날 수 없다고 느껴진다. (여담으로 강의를 할 때 shane을 강의 자료로 쓴 적이 있었는데 나이가 있는 사람들조차 그걸 본 사람이 거의 없었다.)

설사 영화를 보았다 하더라도 컵라면의 나이로 보자면 그 감성을 느끼기가 어려웠을, 불가능했을 시절일텐데...


컵라면은 무림서부를 쓰기 위해서 shane을 본 것일까, 아니면 고전영화를 좋아했던 것일까. 그 무엇이든 컵라면은 자신의 나이로서는 쓰기 어려운 것을 자신의 글에서 담아내는 것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무림서부에서 보여주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 추천글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게 결코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순히 시도나 흉내가 아니라, 거기에 녹여냈기에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의미다.

흉내와 녹여내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

이 세계가 어떻게 창조 되었고, 어떻게 유지 되는 지를 독자에게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런데, 독자는 이 온전하게 튀어나온 무림서부를 읽으면서 굳이 그걸 고민하거나 이해하려고 할 필요가 없다. 그냥 읽다 보면 그래 여긴 이런 세상이군. 이라고 당연한 듯 생각하고 뒤를 보게 된다.

그건 충분한 의미로써 독자의 선택을 받을 만 하다.

그게 조회수에 비해 월등한 독자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유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좋은데 왜 연독률은 압도적이지 못한 거냐?

라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다.

그것은 현재 컵라면이 글을 진행하고 있는 방식이 고전적이라 그렇다고 생각된다. 하나의 사건을 만나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까지 과정을 보여주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게 자칫 흘려보면 옴니버스식으로 보여서 마지막 한 단락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답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해결되는 회차가 되면 독자는 격렬하게 반응한다.

그만큼 멋진 모습으로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그게 평소 4~50개가 달리던 댓글이 갑자기 어떤 특정회에서 100개가 넘어가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다. 

그만큼 움추렸던 부분의 카타르시스가 강렬하다는 의미다.

꾸준히 조금씩 줄어가던 조회수가 그때 멈추거나 오히려 오른다.

하지만 그 회가 지난다면 다시 그 현상은 반복된다.

결국 길게 보면 꾸준히 조회수는 감소할거라는 의미다.

그걸 일시에 해결하는 건 어렵다.

굳이 여기서 짚자면 그렇게 해결까지 가는 과정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정도.

그리고 단순한 패턴이 반복되면 결국 문제가 초래될 것이라는 잔소리 정도일까.


그럼에도 이 무림서부는 충분히 인정받아 마땅한 글이다.


추천대상 : 남녀노소 전 연령 

기존 무협에 질린 모든 무협 팬.

다만 무거운 게 싫다는 분과, 잠시라도 신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분은 약간의 진입장벽이 있을 수 있다.


무림서부 « 문피아 연재방 (mun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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