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욕먹을 것 같습니다.
넌 얼마나 잘 쓰기에 이런 말을 공공연하게 하느냐고 말이지요. ^^
하지만..한번 해 보지요.
아랫글을 보니 왜 우리나라는 영웅문이나 헤리포터와 같은 작품들이 안 나오냐고 안타까워 하시더군요.
왜 안 나올까요?
참 다양한 경력을 가지신 많은 분들이 무협이나 판타지를 씁니다.
작가적인 소양을 갖추신 많은 분들이 좋은 작품을 만들고 있지요.
그런데, 그야말로 수준 이하의 작품들이 출판된다.
그 작품들을 몇 대 싸이트의 최대 인기작이나 베스트니 한다.
그 싸이트 들어가 보면 뻔히 드러나는 거짓말인데..
글을 쓰신 분은 아마 20대 이상은 되시겠지요.
제가 10대 중반에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무협소설을 지금 보니 도저히 못보겠더군요.
연령이 높아 질수록 많은 직, 간접 경험을 쌓고, 수많은 책을 읽게 됩니다. 즉, 작품을 평가하는 잣대가 틀리게 되지요.
그러나, 그 10대 중반에 읽었던 작품들이 과연 유치해서 그럴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그 10대 때 아주 재미있게 보던 소설로 대망이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일본인 작가가 신문에 연재했던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걸작입니다.
읽어보신 독자님들도 많으실겁니다.
근래 글을 쓰면서 뭔가 배울 것이 없을까 하고 다시 읽어 봤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20여년 전에 느꼈던 그 감동이 이미 사라졌더군요.
그 멋있게만 생각되던 문구들도 이제와서 보니 극히 평범했습니다.
그 가슴조리고 보던 전투장면들과 음모와 귀계 역시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 들었지요.
한 마디로 그 때의 감동을 전혀 못느낀 셈입니다.
그런데, 예를 드신 어느 싸이트의 선호작 순위라든지, 조회수가 과연 시장성을 보증해 줄까요?
어떤 분은 인터넷 독자층과 막상 대여점이나 서점에서 책을 빌리거나 구입하는 독자층은 별개라고 합니다.
연령대와 개인적인 성향 그리고 그 사람의 환경까지..
이 여러 계층에서 골고루 무난하게 읽히는 소설이 사실 좋은 작품입니다.
저도 어느정도 나이가 있기에 한 칼에 수십, 수백명이 우수수 죽어가는 그런 전개는 최대한 피합니다.
너무 비현실적이니까요.
어쩌면 삼십년 무공에 매진한 절정무인을 무공을 익힌지 하루 밖에
안된 아홉살 아이가 한 칼에 해치웠다는 얘기보다 더욱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러나 십대 중반이나 후반시기엔 그런 게 좋았습니다.
송방! 하면 황군 수만명이 와르르 무너집니다.
한 칼로 푹찌르면 수십명이 꼬치꽤이듯 한 방에 죽어버리지요.
한 칼을 허공에 내저으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집니다.
또 제가 싫어하는 설정은 무슨 별을 타고 났다는 것.
수천년래에 한번도 나타난적이 없는 천왕성의 기운을 타고난 주인공. 그 천왕성의 기운은 절대강자의 기운이지요.
아무도 못 이깁니다. 처음부터 주인공이 이기는 것으로 이미 결정이 되어 있지요. ^^
그런데도 그 때는 좋았습니다. 재미있었지요.
요즘 많이 논의되는 개연성? 물론 거의 없습니다. 없어도 재미만 있는데 어쩌란 말입니까? ^^ 개연성따져서 읽었던 시절도 아니고요. 그때 정말 재미있다고 감탄했다는 기억도 생생하군요. ^^
그런데 수많은 무협소설을 보고, 20대, 30대 이렇게 나이가 점점 들어 갈수록 그런 소설은 못보게 되더군요.
제가 못 보는 소설을 어떻게 쓰겠습니까?
사실 전 연령층이 부담없이 골고루 재밌게 쓰는 소설은 드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쓰는 소설들은 어느 싸이트에 가든지 대단한 인기는 못 누립니다.
대부분 일정한 조회수를 올릴 뿐이지요.
그 일정한 조회수가 수준 이상이면 인기가 좋은 글이고 수작으로 평가를 받는데, 수준을 밑돌면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립니다.
그럼, 과연 고무판 회원의 주 연령대는 어떨까요?
일단 제가 10대 중반의 경험을 가지고 보면..
분명히 그 나이 때의 보편적인 성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노래방에 가서 트로트를 많이 부릅니다.
그러나 십대중반의 나이에 트로트를 부른다면 가수거나, 좀 특이한 성향의 사람일 겁니다.
그 싸이트 회원의 주연령층에 맞는 소설..그 소설이 인기가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렇다고 잘못되었다고는 못합니다.
수준이 아무리 높아도 읽히지 않는 글은 좋은 작품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그 연령층에 너무 잘 맞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보편화된 우수작은 아니라는 결론도 됩니다.
즉..지금 현재의 수다한 10대 중반의 독자층들이 좀더 나이가 들어
20대, 30대에도 여전히 쟝르소설을 사랑해 준다면 우리의 재능이
풍부한 우수한 작가분들이 틀림없이 보편적인 좋은 작품을 낼 것으로 믿습니다.
저는 저의 개인적인 경험만 가지고 얘기들을 했습니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지요. ^^
생각이 틀리시더라도 이 글에 과잉 반응을 보이시면?
제가 죽일 놈 됩니다. 그러니 참아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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