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쓰고 싶은 글, 읽고 싶은 글...

작성자
Lv.12 황규영
작성
04.08.18 09:09
조회
1,137

꽤 여러해 전에 PC통신에 잠깐 쓰다 버려뒀던 글을 다시 꺼내 든 건, 글이 쓰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그 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 글을 올리다 보니 예전에는 없었던 '댓글' 읽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글을 올린 다음날이면,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밤사이 올라온 댓글을 읽어보는 맛을 즐겼습니다.

어느때부터인가, 글을 읽고 싶은 형태로 써 달라는 리플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런 리플이 달릴 수 있습니다.  제 글의 이런 부분이 잘못된 것 같다는 글 내용에 대한 지적이나, 저런 방향으로 가면 더 재미있을것 같다는 제안 등등이 얼마든지 달릴 수 있는 곳이 리플입니다.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달 수 있는 것이 리플입니다. 가장 재미있는건 '다음에는 이리이리 할 건가 보군'이라는 식의 추측성 리플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진실과는 벗어난 방향을 가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구체적으로 이리 가야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내가 가는 방향은 잘못된 길이니 얼른 저 길로 가라고 지시합니다.

싫다고 하니 건방지다는 사람까지 나왔습니다. 건방지다는 말, 아무리 기억해보려고 해도 지난 십년 이내에는 들어보지 못한 말입니다.

'독자가 이리 가는 글을 읽고 싶다고 말하는데 너는 니 길을 가겠다고 하니 글을 쓰는 놈으로서 자세가 틀려먹었다. 독자의 말을 들어라.'는 요지의 글들도 있습니다.

이런 글들은 예외없이 '로그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적더군요.

리플 하나가 아쉬운 놈인지라 로그인 없이 글을 쓸 수 있도록 제 연재게시판 권한설정을 해 두었었습니다. 이것이 기본상태입니다. 로그인하지 않고도 좋은 댓글을 달아주시는 많은 분들을 생각해서 댓글 권한을 제한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조금전부터 로그인한 사람만이 댓글을 적을 수 있게 했습니다. 읽는사람이야 마음대로 읽되, 저에게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은 로그인을 해야만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저는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자 합니다. 제가 원하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그런데 읽고 싶은 글을 쓰라고 합니다. 읽는 사람 취향에 맞는 글을 쓰라고 합니다.

그게 옳은 길이라고 합니다. 그게 낫다고 합니다. 그게 좋다고 합니다.

그렇게 주장하시는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무엇을 위해서요? 무엇을 위해서 제가 쓰려는 글을 포기하고 읽는 사람이 읽고 싶어 하는 글을 써야 하는건지요?

그게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조회수가 더 올라가고 글의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고는 말하지 말아 주십시요. 그러려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명랑무협을 썼을 겁니다. 그렇게 하면 더 쉽게 더 빨리 쓸 수 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일부러 어려운 길을 가고 있습니다.

글의 방향을 '제안'하는것도 아니고 '지시'하는 것이 읽는 사람의 권리라고 말하지 말아 주십시요. 그 말로는 저를 납득시킬 수 없습니다.

무엇을 위해서 제가 글의 방향을 바꿔야 하는지 저에게 좀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오늘은 출근전에 댓글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간밤에 올라온 댓글이 궁금해서 컴퓨터 부팅되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그런 기분, 오늘은 들지 않았습니다.


Comment ' 12

  • 작성자
    Lv.1 Burn2cru..
    작성일
    04.08.18 09:16
    No. 1

    힘내십시요.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겪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꿋꿋하게 자신의 생각대로 써가십시오.
    주위에서 멋대로 추측이 난무하더라도, 비꼬는 댓글이라도 싹 무시하고.
    미리 계획했던 자신의 생각대로 일관되게 써야 나중에 봐도 후회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힘내시고, 건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유리
    작성일
    04.08.18 09:34
    No. 2

    ^^
    세상은 넓죠.
    중국에서 태어나지 않으신것을 감사하게......하하^^

    즐거운 마음만 가지고 즐거운 하루 시작하시길.........
    아마 새벽의 비로 껄끄러움은 다 씻겨 나갔을 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억우
    작성일
    04.08.18 09:44
    No. 3

    저는 그걸 선택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렴할 것은 수렴하고, 받아들여선 안될 건 그저 댓글에 고마워할 뿐이죠.

    우선은 작가가 있어야 독자도 있는 법.

    독자 분들은 그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梅葯氷
    작성일
    04.08.18 10:27
    No. 4

    의견은 그냥 의견일 뿐이라는 것을 황규영님께서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리플다시는 분들의 생각 하나하나가 소중하지만, 황규영님의 글을 읽는 사람은 리플 다는 분들만 계신게 아니니까요. 작가님들은 누구를 위해 글을 쓰시는 것인지요? 자신을 위해? 아니면 매니아적 팬들을 위해? 아니면 도처에 숨어있는 대중을 위해? 쓰시는 분마다 대상이 다르겠지만,
    가장 큰 대상은 작가님들 자신이 되야 하지 않을까합니다. 제가 아는 어느 작가님은 왜 글이라는 것을 쓰게 되었냐는 질문에 이런 답을 주셨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고, 공감해 주며 자신과 그 사람의 생각이 한점에서 만난다는 느낌이 들때의 그 만족감때문에 시작했다고요. 그분의 말씀처럼 들어주는 사람의 역활은 매우 중요하지만, 자신이 행복해지지 않는다면 글을 쓴다는 의미가 없을 듯 합니다. 황규영님께서 스스로 행복해지는 글을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韶流
    작성일
    04.08.18 11:27
    No. 5

    작가의 사상과 감정이 녹아있는 작품에 자신의 의견을 주장해야 하는 철.없.는 독자들은 ㅡㅡ; 훗 패대기 쳐야죠.
    그리고 보니 언 6년전쯤인가? ㅡㅡ? 초보 작가 한명 글 그만두게까지 한적이 있었더군요 ㅡㅡ; 지금은 무척이나 죄송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 무조건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ㅡㅡ; 제 논리에서 전혀 하자가 없었던(그 당시에는.. 그렇게 느꼈습니다.)오히려 작가님의 필력이 매우 떨어진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누가 옳다 그리고 또 그르다 라고 하기에는 서로가 가진 사상과 생각이 너무도 다르더군요 ^^ 언제 뼈저리게 한번 배운 후로는 최대한 자중하고, 글에 지장이 없는 가운데 뉘앙스 적인것과 문법적인 것에 한해서 지적할수밖에 없네요. 그리고 독자의 의무는 그정도까지가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이면 스스로 글 한편 써야죠 ^^

    황규영님 쓰고 하는 글을 쓰는 작가님이 잴 멋져보입니다. ^^ 황규영 작가님도 왠지 멋져 보인다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天意
    작성일
    04.08.18 11:32
    No. 6

    언제나 자신의 기준으로 상대방을 맞추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작가님께서 쓰고 싶은 글을 쓴다는건, 자신의 신념을 쓴다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쓰고, 작가님 본인이 느끼신 감정을 적으며,
    스스로를 더욱 완성해 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이기에 사소한 실수가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구성은, 내용은 작가님의 전권입니다.
    누가 강요할 수도, 바꿀 수도 없습니다.
    사실 작가분들이 쓰고 싶은 글을 쓰지 못한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얼핏 들었습니다.
    말씀대로 익명의 누군가가 댓글이라는 형식으로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지만
    현실적인 상황 -전업작가분의 경우에는 출판까지 생각해야 하니 - 으로 쓰고 싶은 글을 쓰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적어도 지금 작가님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계신 겁니다.
    남들이 뭐라 해도 작가님의 영역을 넘보거나 뭐라 할 수 없습니다.
    앞의 분들이 말씀해주신대로 작가님 스스로 만족하신다면
    -물론 대다수의 독자가 아주 만족하며 보고 있지만- 더욱 좋은 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신념을 써주세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이충호
    작성일
    04.08.18 11:43
    No. 7

    힘내세요
    그리고 초지일관 입니다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을파소
    작성일
    04.08.18 12:06
    No. 8

    냠냠..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화로이정
    작성일
    04.08.18 12:13
    No. 9

    남보다 좀 많이 안다는 자만감과 내 생각만이 옳다는 독단... 자기가 꽤 특별하다고 착각하는 그런 부류들.... 대개 치사하고 어이없게 행동하면서 그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지요... 같이 어울려 살고 있는게 한심한 정도니까요... 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람들 아닙니까? 그런 거 신경쓰지 마세요. 나 좋으라고 글쓰고 나 행복하자고 사는 인생 아닙니까? 그런 일에 속상하고 화내는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많으니 의견들도 많구나 ] 그정도로 넘기세요.. 음.. 아직 순수하신 것 같다.. 작가님.. ㅎㅎ 힘내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성터
    작성일
    04.08.18 13:40
    No. 10

    세상 모든사람들과 친구가 될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생각하는것과 살아가는 방식(환경)이 틀리기 때문입니다.
    모든 독자의 의견을 받아서 글을 쓴다면 이 세상에 글쓰는 작가가
    몇 분이나 되겠습니까?
    소수의견은 그냥 의견으로 받아들이시고 앞으로는 좀더 많은 독자들이
    호응하고 작가도 만족하는 글을 쓰도록 정진하시는 방향으로
    생각하시면 좋겠읍니다.

    그렇다고 뭐 독자들의 의견을 무시하라는 뜻이 아니니 오해마시기 바랍니다.
    그럼 좋은 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굳^^럭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앗사리새우
    작성일
    04.08.18 15:46
    No. 11

    아..한창 재미나게 보고 있습니다...
    제발 연중 or 잠수...는 하지 말아 주시길.. ㅠ.ㅠ

    위 댓글들에 동감하며...
    뭐 세상엔 여러 사람이 있는 법입니다..물론 생각도 다 다르죠..
    하지만 글쓰는 주체는 결국 작가님이십니다..
    인터넷 연재의 특성으로 중간단계에서 독자들의 반응이 쉽게 보이긴 하지만 그 반응을 소설에 적응하는가 마는가를 결정하는것은 작가님 마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표사'라는 글에서 '황규영'님에 의하여 생명력 얻는 이야기를 끝까지 읽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연참 만쉐이~!!!!!
    (훗훗....압박..압박..)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無惟
    작성일
    04.08.19 01:45
    No. 12

    작가님 바부.........
    이말은 자기 작푹에 자기 철학이 덜 배였다는 말입니다
    쓰고 시퍼서 내가 좋아서 쓰는 소설인데
    왜 남 눈치 봅니까?
    걍 마음에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대로
    쓰세여 그게 가장 걸작 입니다
    젤 처음말은 취소여
    신념을 지킬때 가장 아름답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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