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찌 이리도 세상에 뛰어난 현학자, 문학자의 대자질을 갖추신 독자분들이 많은지.. 정말 제 스스로가 초라해 집니다.
'독자로써 비평을 할 합당한 권리' 라고하는 자유에만 눈이 멀어서 현실도, 그 현실이 된 원인도 배경도 생각해보지 않고 너무나 냉엄한 눈으로만 작품을 지적하고 비평하고..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만족을 얻고 또 아무렇지도 않게 작가에게 상처주는 말들을 리플로 마구 던지며 죄책감을 느끼기는 거녕 '그래도 싼 수준이지!' 라고 되려 언성을 높이시는 분들..
참.. 답답합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굳이 그 쓰잘데없는 논쟁의 재탕 삼탕 사탕 오탕이지만.. 또 하지 않을수가 없네요.
현실시장은 이미 책이 그럭저럭 팔려도 천부 넘길 정도고 한달 죽어라 써도 들어오는 돈은 30~60만원이면 선방한것. 그나마도 길어지면 급하락해서 연중해달란 요청을 받고.. 심할땐 10만원도 못받고 땡처리 되다시피 하는게 이미 엄연히 현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편의점 알바만도 못한 수익인데..
대체 그런 작가들을 몰아붙이는 분들은 글이 뭐 가끔 짬날때 취미삼아 쉬엄쉬엄 써서 한달 한권뽑아내란 요즘의 추세대로 쓸수있는 거라고 생각하시는지 정말 묻고싶습니다. 글 안써보셨지요? 앉아서 그저 편하게 타자기 두들기는거니 그정도 돈벌면 책팔아먹는 작가로써 비난과 비평의 봇물을 얻어막고 되먹지않은 욕지거리와 경멸까지 받으며 참아야 하는건지..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아직 경제관념이 안잡히신 사회 미진입자분들이셔서, 한 50만원 받는다고치면 그것이 대단한 수입인것 같습니까? 돈이나 지원등 현실적인 상황따위는 작가로써의 책임감과 신념과 정의로 모두 이겨내고 일로매진할 수 있다고,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고 보십니까? 당장 밥 안굶어보셨지요? 당장 자신을 지켜주던 모든것이 없는 상황은 상상조차 안해보셨을 겁니다.
대체 이런 상황에서 비평란의 그 뛰어난 독자분들의 지적을 모두 돌파할만한 작품을 심혈을 기울여 쓸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설령 그럴 재능과 능력을 갖춘 대단한 분이라 한들 과연 이 시장에서 발휘가 될까요? 아니, 애초에 그런분이 이런 장르 시장에 눈이나 돌리겠습니까? 아니, 그렇다해도 애초에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예.. 늘상 말합니다. 작가들이 저질양산을 해대면서 지금 이꼴로 만든 책임이 있는거 아니냐고.. 그러나 그런식으로 따진다면 독자들에겐 책이 없을까요? 결국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다는 당연한 법칙을 적용한다면 수요라는 측면은 독자들이 만든겁니다. 그런데 이런 현실이 만들어지는데 정말로 작가가 독자들보다 훨씬 더 큰 잘못을 했다고 보십니까? 너무나 이기적입니다.. 어떻게 그런식으로만 생각할 수 있는지.
결국 '나는 안그래'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나 쉽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정말 나는 안그래 나는 안그래.. 세상 모든 독자들은 편리하게 그 나는 안그렇다는 방패와 다수라는 그늘막뒤에 숨어서, 작가들을 향해 돌팔매질을 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 자신들에게 책임이 전혀 없을까요. 너무나 이기적입니다. 제가 돌을 맞는 작가입장이 아닌데도 지켜보면서 정말 화가나서 눈물이 날정도로 이기적입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 오만하게 작가들을 내리깔아보며 잘 좀 하라고 비난의 돌을 던지는 분들이 늘상 보이는 사고방식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작가들 그렇게 욕해서 다 떠나고 이 시장에서 남아날 작가가 없을거라고 하거나 어떤식으로든 작가를 옹호하는 글에 '그럼 쓰지 말던가' 식의 사고가 깔린 답변을 하는겁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아십니까? 결국 장르문학 따위 그지같은건 계속 욕할거고 명작, 개념작 안나오면 안보고 말지? 라는 자기한테 유리한쪽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겁니다.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여차하면 장르문학 '따위' 안보고 만다는 사고방식을 가진분들이 장르문학 질이 왜 이따위냐고 비난을 하고있다니.. 정말 우습지 않습니까?
결국 글로 승부해라. 글만 뛰어나고 문학성 갖추면 시장이 어쨌든 저쨌든 다 성공할 수 있다고요..? 정말 그럴까요? 그나마 판타지 작품들 중에서 나름 인정받은 과거의 명작들.. 지금 나오면 과연 그때처럼 엄청난 조회수와 관심, 그리고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을까요? 이미 시장이 변했습니다. 이미 절대.. 절대로 못그럽니다. 막말로 우리나라 시장에선 해리포터급 초대박울트라폭풍(?) 같은 장르소설이 나오지 않는한 힘들어요. 네, 물론 뛰어나신 분들께는 해리포터 정도 수준이야 별거 아닐테지만요.
그렇다면 그 대단한 현학자분들의 입맛에 맞는 고전명작문학같은 판타지나 무협을 써야하나요? 그렇게 만들면 과연 팔릴까요? 그것도 절대로 아닙니다. 아쉽게도 비평란의 몇몇 대단하신 분들만큼의 안목과 뛰어난 문학적 취향을 가진 분들이 세상엔 많지도 않고 또 그런분들이 장르문학을 사주시지도 않는게 현실입니다.
예, 저도 압니다. 작품같지도 않은 작품을 가지고 옹호를 한다는것 자체가 뛰어난 분들께는 가당찮고 참 어처구니 없어 보이실테죠. 하지만 그 역시 너무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세상은 부조리도 많고 엉망인것 같지만, 아니땐 굴뚝에 연기 안난다고.. 모든일에는 나름의 원인과 결과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현실은 경제논리가 분명히 지배하고 있습니다.
10만원을 지불하면 10만원어치의 물건을 살 수 있고, 1억원을 지불하면 1억원어치의 물건을 살 수 있고, 100원을 지불하면 100원어치의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간혹가다 1만원내고 100만원의 가치를 향유하고자 하는 분들도 있고 실제로 그런분들도 있지만.. 세상은 그런분들을 '무임승차자' 라고 부릅니다.
작가분들을 향해 '쓰레기' 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돌을 던지는 당신, 그리고 그 돌을 던지는 행위를 오히려 당연한 권리라 여기고 또 그런 자신을 당당히 여기는 당신은.. 과연 얼마를 지불하셨습니까? 모르긴해도 만명중에 구천구백구십명 이상은 분명히 당신이 지불한 만큼을 누리고 있는겁니다. 그런데 웃긴건 모든 독자가 자신은 나머지 10명이라고 생각한다는거지요. 허.. 물론 그 이상의 향유를 욕심내는건 인간이라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욕심이 나 아닌 다른 사람을 향해 돌팔매를 하는걸 정당화해주지는 않습니다.
이 시장에서 살아남아 글을 낼만한 작가라곤 당신들이 그토록 경멸하고 무시해 마지않는 돈벌려 발버둥치는 작가, 생업형 작가, 아마추어 작가.. 딱 그 수준밖에는 있을수가 없는겁니다. 그 이상의 진정한 장르문학의 문학작품을 줄기차게 내줄 그런 작가는 살아남지를 못합니다. 누구때문에요? 예, 당신들 때문입니다. 아아, 압니다. 나는 안그러시겠죠. 그럼요. 그런데 이를 어쩝니까?
그런식이라면 작가들도 얼마든지 핑계댈수 있습니다. 진지한 성찰요? 맞춤법? 주인공 성격? 설정? 스토리? 그거 왜 그렇게 진지하게 따져가며 빈틈이라곤 없고 독자들 전부 납득시킬 수 있게 써야합니까? 어차피 살짝 돈좀 벌다 마려고 하는 아르바이튼데. 우습지요? 무책임해 보이지요? 댁들이 무책임하게 돌을 집어던지는 행위도 이것과 전혀 다를바가 없습니다. 결국 지불은 안하고 이윤만 향유하려는 욕심이에요. 작가도 똑같지요.
작가는 직업이니까 프로정신을 가져야 하니 입장이 다르다고요? 하하하! 비웃어 드리지요. 당신들의 표현 그대로! 현실의 그 부족하기 짝이없는 작가들이 어디 작가입니까? 프로입니까? 당신들은 왜 그런 대우도 아니, 그렇게 생각조차도 안하고 있으면서 환경따윈 짚어치우고 명작, 개념작을 쓰는 프로정신만 요구하는 겁니까?
단언컨데, 장르문학의 현실을 만든건 작가, 출판사, 독자 모두의 책임입니다. 그런데도 제가 굳이 작가분들에 편에 서는건.. 독자라는 다수의 횡포가 너무나 지나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현실시장에서 작가는 그저 단기임용인 정도의 지위에 그치고 말고 있는데도 비난의 화살이 모조리 작가에게만 쏠리는 것도 옳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난 안그래.. 정말 잘난듯 비평을 하는 당신의 마음속에 그런 생각이 없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그런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작가를 향해 무턱대고 돌을 던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아.. 정말 한숨만 나옵니다.
분명히 제 글에도 엄청난 비난이 달리겠지요. 보고나서 하나하나 제 말을 파고들어 반박하실테지요. 알고있습니다. 저 역시 나쁜사람이고 모자란 사람입니다. 제가 모자라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쓰고 있는겁니다.
세상은 이기적입니다.. 그게 당연한 거니 독자는 독자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작가는 작가 입장에서만 생각하는것도 당연하겠지요. 그런데 모자란 저는 설령 그렇더라도 모두가 작게나마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고.. 또 서로를 위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주면 안될까 하는 어설프고 멍청한 망상을 하고 있습니다. 아니, 최소한 문피아의 비평란에서 자주 보이는 지나친 비평들.. 특히 지나친 댓글들.. 그런것만이라도 좀 보이지 않으면 안되는것일까.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라고 더 말해야할까요. 어차피 끝나지도 않는 선후관계와 책임여하를 밝힐수도 없는 문젠데. 그저, 이기적이지 않게 생각해보자.. 아니면 그게 안된다면 최소한 남을 자신과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해주자 라고 말해야 할까요.
비평란에서 유쾌하고 깔끔하게 작품을 비평하는 즐거운 글들을 읽는게 낙이었는데.. 요즘은 정말 볼수록 화가납니다. 세상이 어찌이리도 각박한지. 그리고 그저 선후관계에 대한 고찰따윈 없이 단편적인 자신의 권리만을 그렇게 잘난듯 내세우는지.. 어쩌면 그게 당연한걸지도 모르겠다는 체념마저 생기는군요.
제 말은 그 대단한 '독자의 비평할 권리' 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가 아닙니다. 당연합니다. 자신이 보고들은것 자기 나름대로 평가내리고 생각하는건 누구나가 하는일이니까요.
그러나 최소한 그걸 하기전에, 한번만이라도 자기 자신의 책임을 통감합시다. 작품들 수준 탓하기전에 왜 이렇게 됬는지를 생각합시다. 자신에게 있는 이기심을 좀 돌아봅시다. 그렇게만 한다면 최소한 작가라는 한명의 인격체를 단 한줄의 글로 순식간에 인간 쓰레기로 만들어버리는 분들은 없을겁니다. 제가 원하는건 단 그것뿐입니다.
정말.. 비평란글들을 쭉 훑다가, 리플에 단 한줄로 사람을 몰가치하게 만드는 댓글들.. 빌려본 700원이 아깝다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하고.. 장르문학판이 이모양 요꼴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던지는 말들.. 심지어는 비평쓰기도 내 '귀한' 시간 쪼개기 아깝지만 한마디하겠다는 오만하기짝이없는 글들.. 너무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그 말말말들에 열받아서 장황하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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