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뒷북으로 저도 의견을 적어봅니다.
아래 토론 글들을 쭉 읽으며 제가 느낀 점은 죄송하지만-
배려와 존중의 상실이었습니다.
읽는 분들은 읽는 입장에서만,
쓰는 분들은 쓰는 입장에서만,
자신의 소리를 외치는걸로 보여서 씁쓸합니다.
게다가 읽는 분들 사이에서는 취향차와 글의 '질적 차이'를 혼동하시는 분들이 계신듯 합니다.
전 이제 제 글을 쓰기 '시작'한 초짜 글쟁이이기도 하고
그전부터 쭉 글을 읽어온 독자이기도 합니다.
사실, 글을 쓰는 분들은 다 저와 같이 독자와 작가의 입장을 모두 겪어보신 분들이 아닙니까?
그래서 아래, 무려 자신의 글을 '쓰시면서' 읽는 분들께 서운해하시는 몇 분들은 ..이해하기가 약간 더 어렵군요.
'읽을만한게 없다'
...읽는분들은 얼마든지 하실 수 있는 말씀이죠.
의도하신바가 말그대로 '의견표명'이라면. 그렇습니다.
하나의 의견일 뿐이고 한담이고 하소연일 뿐인데 어떻습니까.
'읽을만한게 없다'
..읽어들 보시라고 머리 터지게 글 쓰고 계신 분들께 충분히 상처가 될 수 있는 글도 맞습니다. 서운할 수 있는겁니다.
바꿔말하면 '내가 죽도록 쓰고 있는 글은 읽을거리도 못되는구나'로 생각될 수도 있으니까요.
새삼 황희정승 놀이 하자는건 아닙니다;;
다만 양립하는 입장을 저렇게 갈라놓고 보면 솔직히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렇게 긴 토론이 이어져야할 필요도 사실..없지 않나 싶을 정도로 단순해보입니다....;
그러나 저기에 빠진게 있죠.
이해가 안가는게 아니라 '할 필요'를 양 쪽 다 못느끼신거 아닌가 하는겁니다. 즉..이해 안가진 않지만 '내가 상대의 기분을 배려할 필요가, 이해할 필요가 있어? 내가 할말만 좀 하겠다는데!?'..라고 생각하신게 아니라면 둘 다 안나올 소리 아닌가요.
읽을만한거 없다고 굳이 '표현'하고픈 분들.
정말로 현재 작가분들이 그거 보고 서운할수 있고 상처 받을..수도 있다는거 조금도 이해 안가십니까.
그럴수는 있겠다..싶은 생각 전혀. 전혀 안드십니까?
....그럼에도 '꼭' 하셔야겠습니까?
읽을만한거 없단 말 참 듣기 싫다는 분들.
' 너 들으라고 하는 소리야'라고 직접 퍼부은 분들 계신가요.
'누구누구 들으라고 하는소리야'라고 대놓고 찌르시던가요
아예 불특정 모 소설들..을 향해 단순한 불평이나 한담을 가볍게 하소연했을 뿐이지 않습니까. 그 소설들은 딱히 '형체'도 없습니다.
다만 그 어떤분들..께는 '읽을만한 거리가 참 없는것 뿐'이죠
그분들껜 딱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네.라고 넘길수도 있는거 아닐까요.
...그럼에도 왠지 '불쾌하고 서운해야만' 하시는지요?;;
읽을거 없단소리.. 정말 예의에 어긋나는 걸까요.라고 물으신분..
본문 글을 읽으면서 이미 답을 알고 계신다고 느꼈습니다.
누군가가 상처받을 수 있고, 누군가가 서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자제해 주시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해줄 수 있는 배려.인거고 그런 사소한 이해도 '해주시는 편'이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는 가지만 당신이 그냥 상처 안받으면 안될까? 나는 악의가 있어서 한말이 아니니까 사실 상처 받을 필요가 없는거야'라고,
일단 이해나 배려의 바톤을 상대에게 넘기는 것..삭막합니다.
안하고 품을 수도 있는 말을, 혹은 달리 표현할 수도 있는 말은 , 그렇게 해 줄 수 있는 일은 해주면서 사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배려나 이해의 척도를 '구더기 무서워 장못담그는'식으로 전투적 비하를 할 필요는 없는거 아닐까요.
'자유로운 의견표명' - 물론 좋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엔 살짝 허울좋은 명분으로 보이는것도 사실입니다.
읽을만한거 없다
읽을만한거 없단 소리 싫다
...이건 자유로운 의견표명을 수호하기 위해 목놓아 외치기엔 좀..
하면 할수록 서로 기분만 더 상할거 같습니다 ;;;
사실 저도 글쟁이의 마음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나봅니다.
읽을만한거 없다..는 글 볼때면 저절로 씁쓸한 기분이 들거든요.
특히 취향적 차이를 강조한게 아닌,
글의 '질적수준'을 놓고 말씀하실 땐 씁쓸함이 두배가 됩니다.
가끔은 욱 할정도로 화가 나는 글도 분명 있습니다.
특히, 장르문학의 소재와 필력에 대해 세세히 따져들며 '수준' 이야기가 나올 때 전 이해도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의 수준차이에 대한 논쟁은 아예 넘기곤 합니다.)
수준이라는 단어가 오르내리는 자체를 이해못하니까요.
기본문법, 기본맞춤법조차 절반 이상 틀리는 소설..(?..있는진 잘 모르겠습니다만.)은 아예 논외로 치겠습니다.
그조차 사실 문피아에 글을 올려보는 아마츄어들에 있어선 '그럴수도'있는거 아닙니까. 글을 올리는데 있어서 열린 공간인 문피아입니다. 창작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는 행위에 있어서 자유로운겁니다. 그나마 봐줄 수 있는 분들은 보시면 되고 그런 글은 못봐주겠다 싶은 분들은 안 보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열린공간에서 누구나 '쓰고 보여줄 '수있는 이곳에서 그런건 글도 아니니 올리지 말라고 제재할 권리는 없죠 -ㅅ-;; 안 볼 권리, 안 볼 자유도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제가 수준이라는 단어가 거북스러워지는 시점은 장르문학 내에서 갈라지는 여러 장르, 또 그 안에서 여러갈래로 갈라지는 '소재와 문체'의 차이점들을 걸어 '수준평가'할 때 입니다.
언젠가 그 장르문학들의 수준 차이 이야기가 나올때 일본이 예로 들어지는 것을 보고 웃은 적이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일본이 일견 부러운 점은 장르문학의 전반적 '수준'이 높다거나 인식도가 '높게 평가되는'것이 아닙니다.
엄청나게 다양한 소재와 필력들을 '취향'으로 분류해 서로 인정해주는 독자들의 마인드와, 자신들이 좋아하는 '취향'을 결코 격하시키지 않는 당당한 '팬심'입니다.
비단 장르문학 뿐만이 아니라 영화,음악,애니메이션,드라마 등에 걸쳐 일본이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해 갈 수 있었던 힘이지요.
혹시 전대물 아십니까? 전 어렸을때부터 그건 정말이지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레드,블랙,핑크..뭐 이런 타이즈 입은 용사들이 '실물'로 나타나서 괴물과 싸우는걸 보는게 도저히 실감도 안나고 재미없었습니다 T.T 그러나 당시 제또래엔 우뢰매나 후레쉬맨 같은 전대물의 매력에 열광하는 친구들 많았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실사 전대물에 향수를 느끼며 열광하는 '성인'팬층이 꽤 있습니다. 일명 전대물 매니아들이죠 -ㅅ-;;
일본에 있을 때 이 들을 가리켜 '이상하다, 취향 정말 독특하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꽤 봤습니다. '0';;일본에서도 그다지 대중적인 계층은 아닌, 특이한 취향의 소수더군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대뜸 '유치하다, 수준 진짜 낮다'고 평하는것을 봤습니다. 전 여기서 살짝 괴리감을 느꼈습니다.
뭘...? 대체 어떤 기준으로 한 수준 이야기인걸까요.
대체로 '애들 전용'인것을 좋아하는 성인이라서 일까요?
좋아하고 선호하고 즐거워하는것은 개인의 '취향'문제가 아닌가요?
개인 취미만 하더라도 '장난감 수집' '코코블럭 만들기' 처럼 어린이 시절 즐겼음직한 것을 성인들이 하면 한국에서는 종종 '유치하다,수준이 낮다'소리가 나오는거 같습니다만...
지적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취미 가진사람들 제법 많습니다. 어린시절 즐겼을 '놀이'를 성인이 되서도 '취미'로 즐긴다 한들 개인의 자유로운 의지로 '즐겁다'고 여기는 취향의 문제를 어떤 '수준'의 잣대로 재고 보는 시선을 정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장르소설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장르소설에 소재의 다양성이 넘치는 것은 각각의 소재와 필력을 지닌 수많은 글들이 '취향의 범주'속에서 다양성을 보장받고 팬층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거기엔 도의적,사상적으로는 이해하기가 꽤 난감한 것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명 쇼타,로리,할렘,백합,야오이류.. 등. 이런 소재와 장르까지도 '취향'에 부합한 팬층을 두텁게 가지고 나름 좀 '음지'로 분류되는 시장에서 생존하고 있지요. 하물며 그쪽에서도 '음지'쪽에 분류되는 이 장르들, 도의적-사상적으로 떳떳할 정도는 아니라지만 '수준'거론 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는거 같습니다 -ㅅ-; '괴상한 취향' 정도죠.
비슷한 소재가 나열되면 '수준 낮은'건가요.
차원이동 판타지- 소재를 주로 보고싶고 추천 바라는 분들,
게임소설 쪽만 주로 보고싶은 분들,
무조건 엄청나게 쎈 주인공이 다 때려부수는 '먼치킨'을 몹시 보고픈 분들,
어떤 한 소재의 특징을 골라내어 보고싶은 것도 '취향적 문제' 아닌지요. 질리고 식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게 봐도 봐도 재밌는 분들도 계시겠죠! 그게 취향에 딱 맞고 '즐겁다는데' ...나쁜가요?
어째서 즐길 권리와 취향을 '나무라시는' 분들이 계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뭘 잣대로 소재에 '수준'을 책정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누구의, 무슨, 어떤 기준에 맞춘 '수준'입니까 ?
'소재와 문체'에 관한 한 완벽하게 '취향문제'..아닌가요?
누군가에겐 즐겁고 누군가에겐 즐겁지 않을 수 있는 것..외에
재고 따질 기준이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모르겠습니다.
아, 소재는 그렇다치고 문체가 빠졌군요.
..수준 높은 장르문학을 거론할때 보면 거의 빠짐없이 이영도님이 계시더군요. 독자적인 문체를 가지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담백하고 깔끔하면서도 요점을 강하게 훑고 지나가는 서술이 압권이신 분. 개인적으로 정말 닮고싶은 필력을 소유하고 계신 대단한 분이 이영도님이십니다. 그러나 전 이영도님의 책은 지인으로 부터 빌려서 읽었고 소장하고 싶을만큼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이수영님의 쿠베린,사나운새벽과 윤현승님의 하얀늑대들 전권을 질렀습니다. 저는 그 책들이 더 갖고싶었거든요.
문체로는 이영도님의 문체도 정말 닮고 싶다, 부럽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수영님의 유려하고 맛깔스러운 서술력을 좀 더 좋아합니다.
두 분중 필력의 '수준'이 누가 더 낫다, 문체가 누가 더 낫다.고 수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 분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고 보니까요. (..제가 그 '수준'의 기준을 도통 알수가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요.)
필력이나 문체로 한번 꽤 큰 논란을 본적이 있는분으로 이우혁님이 계시군요.
..이우혁님 글도 그분만의 독자적인 문체를 가지고 계시지요.
건조하고 딱딱한.. 맛깔스럽거나 멋있거나 함축적인 묘사는 없다고 볼 수 있는 지문식 서술을 쓰십니다.
그 이우혁님 글의 소재,인물들을 가지고 이영도님,이수영님이 쓰신다면 '글의 맛'이 확 달라질거라 생각합니다. ..상상해보면 ..뭐랄까요 참, 안 어울립니다;; 이우혁님 글의 소재,스토리,캐릭터는 이우혁님 특유의 문체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결국 글에 따라 어울리는 문체도 달라지는거란 생각이 듭니다.
인물묘사나 배경묘사,심리묘사 단 '하나'에 열 몇페이지도 소비하는 고전순수문학의 문체를 대부분의 장르문학에 대입해보면..
정말 우스꽝스럽고 루즈하지 않겠습니까 -ㅅ-;;
그리되면 수준높은(낮은) '문체'의 기준은 또 뭐가 되는걸까요?
상투적 표현들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빠른 표현'이 되줄 수도 있고, 건조하거나 찰지거나/ 달달하고 간지럽거나/ 무겁고 진지한 문장이거나 / ...글의 소재,분위기,스토리 따라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것. 정형화된 수준의 척도-기준은 과연 있는겁니까..?
가벼우면..안됩니까? 수준이 낮습니까? 그 수준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소드마스터,검강,드래곤,무슨무슨클래스 마법사,엘프, 무협 구파일방,기연,몇갑자내공,환골탈태...식상하나요. 수준이 낮습니까. 소재 수준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새롭지 않으면 '수준'은 낮아집니까?
'요즘 제 취향에 맞는 글을 찾기 어렵습니다'와
'요즘 보면 수준이하의 글들 뿐이라 읽을게 통 없네요'와
확실히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토론 주고받으신 분들 중에..
위의 판이하게 다른 의견 두 줄이 섞여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래쪽 의견 주신 분께는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본인에게는 식상하고 지겨운 '소재'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처음보는 '신선함' 혹은 봐도봐도 지겹거나 식상하지 않는 '즐거움'일수도 있다는 '취향 차이'를 인정할 수 없으신 분.
본인의 취향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글을 '수준 이하'로 격하시키는 분.
취향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점이 우선 '편견'은 아닐지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소위 생각하시는 '수준'과 '취향'이 대중적이고 두터운 '소비층'을 확립할 수 있었다면 소멸위기에 봉착하진 않았겠지요.
현재 '소비층'이 두터운 소설들이 전혀 취향이 아니라면 자신이 아끼는 취향의 글이 시장에서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팬심으로서 노력해 볼 만한 일들은 찾아보면 있을겁니다.
불평과 한탄,혹은 취향 아닌 다른 글들을 '격하'시키는거보다는 더 나은 방법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안그래도 읽을거리가 없어서 심란한데 적어도 이런 방식들은 '읽을거리 활성화'에 보탬이 안되잖아요.
그저 꼬집어 짚은 형식의 글들도 '즐겁게 읽고 있을' 누군가를 비하하며 기분 상하게 만들 뿐이지요.
여기서 다시 의견표현은 자유라고만 주장하고 싶으시다면..
특정 소재와 형식을 꼬집어 '쓰레기'라고 거침없이 의견'표현'하시는 분들은 '장르문학'전체를 순수문학에 빗대 수준이하,혹은 3류로 표현하며 '쓰레기'라고 거침없이 의견'표현'하는것에 대해 관대하셔야만 한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표현의 '자유'에도 '책임'은 따르는겁니다.
거기에 배려와 이해도 포함된다면 '서로'좋은거 아닐까요.
자신의 자유만 주장하고 머리와 감정의 모든것을 쏟아내고 살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잖습니까
이곳은 '커뮤니티'이고 상호관계가 형성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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