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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66 서래귀검
작성
11.10.07 21:37
조회
1,634

작가명 : 아즈마 히로키

작품명 : 퀀텀 패밀리

출판사 : 자음과모음

재미는 일단 별개로 하고 책을 펼치고서 저녁을 먹고, 지금까지 쭉 손을 못떼고 독파하게 한 책입니다. 흡입력이 정말 대단하네요.

평범하고 우울한 중년 남자인 주인공에게 어느날 알수없는 문자가 옵니다. 딸이 없는 주인공의 자신이 그의 29살 먹은 딸이라고 주장하는 이의 문자를 받고 주인공은 처음에는 장난으로 치부하지만 자기자신외에는 알 일 없는 일화를 얘기하자 심각하게 받아들입니다. 결국 주인공은 이 문자를 미쳐버린 자신의 다른 인격이 보낸 것이라 생각하고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딸과의 도착적인 대화를 계속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직접 만나자는 딸의 문자를 받고 반신반의한 주인공은 아내의 중요한수술도 내팽개치고 딸을 만나러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향하게 되는데...

이 소설은 평행세계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기묘하게 얽힌 네명의 가족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입니다. 짧은 감상을 말하자면, 평행세계를 다루는 SF적인 상상력은 정말 너무 너무 대단했지만, 인물과 인물이 얽혀들어가는 드라마는 도저히 가족이야기라기 보다는 근친적인 트라우마로 묶인 악연들의 조금은 역겨운 이야기였습니다(성적인 의미는 아닙니다. 역겹단건 저 개인적인 감상..)

뭐 개인적으로는 흥미진진하게 시작됐지만 조금 맥이 풀린 드라마보다 상상력이 톡톡 튀는 SF적 설정이 훨씬 재밌었습니다. 설정이 너무 재밌어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흔히 SF에서 정신이나 의식이 양자적 현상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양자적현상( 뭐 중첩이니 수축이니 확장이니 확률이니 이런것들)은 평행세계를 가정해야만 설명이 된다!라고 하기도 하구요. 여기까진 평범한데 이 작가는 그런 설정을 네트워크와 접목시켰습니다.

만약 양자회로가 상용화되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그 네트워크가 사람의 정신에 버금갈 만큼 복잡해지면서, 사람의 정신과 비교도 할수없을만치 광대해진다면, 네트워크도 사람의 두뇌처럼 양자적 현상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가정을 한다면, 네트워크 그 자체가 평행세계들의 간섭을 받게 되지 않을까요. 양자적 현상 자체가 평행세계의 간섭이니까요.

즉 이 소설에서는 충분히 복잡하고, 광대해진 '인터넷'이 평행세계들의 교량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어느날 부턴가 인류의 네트워크는 난장판이 됩니다.

예를 들자면 어느날 부턴가 위키에 존재한 적도 없는 사건들에 대한 항목이 수백만개가 늘어난다든가, 메일을 받았는데 예전에 헤어진 여자친구와 자신이 결혼했다면 생겨났을 딸이 보낸다든가, 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겁니다.

이 때문에 넷은 엉망이 됩니다. 넷을 통해서 거래되는 정보의 대부분이 정크화되고 만겁니다. 한국 역사를 검색했더니 일제강점기가 지금까지 유지된 가상의 역사가 튀어나온다고 생각해보세요...

이 밖에도 이중인격과 평행세계의 관계에 대한 설정이라든가, 평행세계를 통한 시간이동이라든가, 광고를 뿌리는 봇(bot)과 그것을 필터링하는 봇들로 이루어져 실제 인간은 5프로 밖에 관여하지 않는 네트워크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증강현실에 대한 묘사 등등 SF적인 읽을거리가 뭔가 그럴듯하게 묘사됩니다.

SF, 특히 쿼란틴 같은 평행세계와 양자역학을 다룬 소설을 읽고 싶으신 분들이나, 하드 SF에 굶주리신 분들, 양자역학을 다룬 소설 중에 정말 가독성 있는 글을 읽고 싶으신 분들께 적극 추천을 드릴 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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