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히가 토모야스
작품명 : 신메카이 로드그래스 4권
출판사 : 영상노트 노블엔진
“긴박감을 더해가는 충실 하교라이프. 하교, 포에버!
……아니, 그러면 유급이거든? ”
이케타 토카치는 여름 축제에서 마리모가 집어던진 양동이를 돌려주러 마리모가 사는 아파트로 찾아왔다. 인터폰을 사이에 둔 대화. 마리모는 토카치가 뭔가를 숨기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잡목림에서 키라라와 한 키스. 토카치는 키스한 것은 인정했지만, 루모이와의 약속 때문에 진실은 말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튿날, 마리모의 휴대전화에 키라라로부터 전화가 걸려 온다. 평소처럼 조심스러운 키라라의 태도가 대화 도중에 급변하는데――? 키라라, 마리모, 사키뽀, 토카치 네 명이 다시 같이 하교하는 날은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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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대단합니다, 대단해. 1,2권을 일상잡담계 러브코미디로 위장하고, 3권 막판에는 난데없이 이중인격 드립을 꺼내며 얀데레를 투입, 그동안 유지되던 인간관계들을 난데없이 파탄으로 끌고가더니,
이번 4권에서는 3권 막판 등장 당시에는 최종보스 같은 티를 내던 얀데레를 '사실은 진히로인' 인증시켜버리고, 리얼하게 맛 간 변태 연쇄살인마를 투입, 소름끼치는 사이코 스릴러로 장르를 전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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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모이에 대해서.
이전 감상글에 씨X년이라고 욕해서 미안해 루모이... 'ㅅ' 너 사실 좋은 애였구나. 진히로인이었구나.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내가 미움받더라도 좋다. 그리고 그 아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신때문에 위험해지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아, 호무라 돋는다. 호무호무해요. 이렇게 자기희생적인 기특한 캐릭터가 요즘 인기가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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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루모이vs탄게의 "내가 더 토카치를 좋아하고 있어!" 배틀은 얀데레 두근두근 모드에서 읽었습니다만 그에 상응하는 좋은 파트였어요. 그 이후에는 루모이의 정체와 목적을 추적해가는 파트로 들어가서 이 '얀데레 애증극'적인 파트는 4권의 절반 정도로 끝나버렸습니다만.
진짜 치고 박고 유혈과 애증이 끓어오르는 그런 얀데레의 맛을 바라고 있었던 터라 약간 맥... 빠지지 않았습니다. 장르 전환이 워낙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루모이'가 안고 있던 진짜 문제가 얀데레고 뭐고 하는 것 이전에 현실적으로 매우 크고 무서운 문제였기 때문에.
아니, 사이좋게 오손도손 하교길에서 잡담만 하고 있던 아이들이었는데, 다짜고짜 생명의 위기가 눈 앞이라니. 진짜 사이코 시리얼 킬러라니, 이건 무슨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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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담패설에 가까운 성적 개그가 1권부터 종종 등장하긴 했습니다만, 이번에 '살인마의 시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진짜 엽기 호러 스토리 그 자체에다가 서술자의 변태성욕적인 면이 노골적으로 묘사되는 터라 기분 나쁠 정도. 무언가 라이트노벨이 아니라 '살육에 이르는 병' 같은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어요.
그런 녀석이 태평하게 미소지으며 다가오는 것을 목격한 토카치의 기분을 정말 소름끼치도록 공감할 수 있을정도였으니.
... 그나저나 이 살인마 녀석은 다른 면에서 엄친아로 나오는 주제에 인터넷 검색 실력이 떨어지는건가? 아니면 이 세계에는 고어 장르가 존재하지 않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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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계 만화책 중에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라는 만화가 있습니다만, 그 책에서 '일상물'이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작가 나름대로 생각한 문구가 나오지요.
이 세계는 전쟁, 가난, 불안 등 결코 상냥하지 않다. 허나, '일상물'은 변하지 않으며 언제나 그곳에 평화롭게 존재하는 '상냥한 세계'를 그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안식을 준다는 이야기.
그런 면에서 이 '신메카이 로드그래스'를 평가하자면...
"아이들은 일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이 '세계'는 전혀 상냥하지 않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지금 당장 사랑에 마음졸이고, 오늘의 즐거움을 찾고 있는 주인공들의 곁에는 사고와 살인이 끊이지 않고, 노골적인 악의가 넘실거리니까요.
가끔 너무나도 태평한 일상계 이야기를 읽고 있자면, 이 주인공들 주변에 갑자기 거대한 스케일의 사건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하는 망상을 하곤 합니다. 미국 시트콤 '프랜즈'를 보다가 "만약 저기 로스 일행들이 거대한 테러 음모에 휘말려 해결책을 찾아 뛰어다닌다면 어떤 이야기가 될까?"하는 상상에 빠져본 기억도 있어요.
그런 면에서, 신메카이 로드그래스는 그런 '장르 전환'을 아예 주무기로 내세워버렸다는게 매우 신선해요. 단순히 3권에 이어 두번째니까 단순히 '반전'이란 개념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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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게의 박살나버린 마음과 그 틈을 파고드는 악의. 그리고 마지막 토카치의 모두를 지키기 위한 자폭 장면(할렘 만세다- 비바!)까지, 3권도 그랬지만 4권도 다음 권을 무척이나 기다려지게 합니다. 어디까지나 '일상물의 좀 개념있는 할렘 주인공'이었던 토카치가 '진짜 사이코 살인마'를 상대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기대해 봐야겠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듣기로는 5권(완결권)은 할렘엔딩이라던데, 루모이는 그 할렘 멤버에 낄 수 있을것인가 하는것도.
그나저나 키라라는 '루모이가 사라진 후에 루모리를 찾아 거리를 계속 돌아다니다 보니 살이 빠져 예뻐졌다'고 설명한 적이 있는데, 살인마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이야기를 보면 '옛날부터 예뻤다'고 하는데... 설정 오류인 것인가, 아니면 '옛날에는 뚱뚱했다'라는 것 자체가 키라라의 자학적인 성격 탓인것인지... 원래 예뻤다면 키라라의 자학적 성격의 성립 자체가 설득력 없는것이 되어버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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